지난 10월, 인문대학 3학년의 모 여학생은 한 달 동안 중간고사를 치르는 곤혹을 겪었다. ‘시험 권장기간’과 맞지 않은 시험일정으로 인해 매주 시험을 봤기 때문이다. 즉 ‘시험 권장기간’의 의미가 무색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학교는 연간 학사 일정에 매 학기 중간·기말고사 권장기간을 명시한다. 각각 개강 8주와 15주 후가 그것이다. 대부분의 교수와 학생들은 이에 따라 시험을 준비하고 진행한다. 그러나 종종 이를 지키지 않는 수업들로 인해 피해를 보는 학생들이 생기고 있다. 이현정(국제경영학과·09) 학생은 “평소 권장기간에 맞춰 미리 시험 준비 계획을 설정하고 실행하는 편인데 권장기간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 시험 계획에 차질이 생겨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피해는 기숙사 학생들에게도 적용된다. 우리 학교 기숙사는 권장기간 1주일 전부터 약 2주간 통금시간을 기존 12시에서 2시로 늘린다. 이는 시험 기간 동안 도서관을 비롯한 외부 시설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배려한 것으로 현재 많은 학생들이 이를 활용한다. 그런데 ‘시험 권장기간’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일부 학생들은 밖에서 늦게까지 공부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김선하(영어교육과·12) 학생은 “권장기간에 맞춰 시험을 보지 않아 늦게까지 도서관에서 공부하지 못한 적이 많았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렇다면 ‘시험 권장기간’은 왜 지켜지지 못하는 것일까. 물리학과 임기수 교수는 “과목의 특성상 여러 번 시험을 봐야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하다”며 “한 학기에 2번만 시험을 보게 되면 학습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익명의 한 교수는 “공휴일이나 교내 행사로 인해 수업을 하지 못하게 될 경우 수업진도가 밀려 시험 권장기간에 시험을 보지 못하게 된다”고 전했다.
한편 ‘시험 권장기간’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의 시각도 존재한다. 강의에서 시험을 언제, 몇 번 보느냐의 문제는 각 과목 사정에 맞춰 교수와 학생의 협의하에 자율적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호용(정치외교학과·12) 학생은 “시험이 한 주에 몰려있는 것보다 분산되어있으면 시간에 쫓길 필요가 없기 때문에 벼락치기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며 “그로 인해 효율적인 시간 관리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김철현(지역건설공학과·08) 학생은 “시험기간에 진도를 맞추기 위해 수업이 대충 혹은 급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면서 ‘시험 권장기간’ 설정의 불필요함을 역설했다. 사회학과 서관모 교수는 “대학은 취직을 하기 위한 곳이 아닌 학문의 깊은 탐구를 위한 곳으로서 시험기간에만 공부를 하는 것은 좋지 않은 태도”라며 “학생들의 불편함은 이해하지만 학문을 하는 곳답게 시험일을 자율적으로 지정하는 것이 옳다”고 전했다.
이처럼 ‘시험 권장기간’에 대한 교수와 학생들의 의견이 다양한 가운데 학교 측은 어떠한 입장을 가지고 있을까. 교무처 임복 학사과장은 “대부분의 대학이 ‘시험 권장기간’을 설정하지 않는 것을 보고 ‘시험 권장기간’ 폐지가 추진계획에 있었지만 교수와 학생들의 의견이 분분하여 현행을 유지하기로 했다”면서 “추후 절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민경 기자
jjokkan@cbnu.ac.kr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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