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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지수
‘기숙사 급식제도’현행 유지할 것인가, 개선할 것인가
제 856 호    발행일 : 2012.12.03 
관생들 설문조사 결과 의무식 찬성 52% vs 반대 48%
의무식 현행유지하나 소수 의견도 무시할 수 없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7월, 기숙사 의무식 제도를 강제거래행위로 발표했다. 이 때문에 대학가에 기숙사 의무식 논란이 확산되자 공정거래위원회에 이어 교육과학기술부는 전국 국립대에 의무식을 개선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에 대해 우리 학교 학생생활관 측은 지난 8월 31일, 우리 신문 850호의 “기숙사 의무식, ‘폐지’만이 최선인가”기사에서 2학기 중에 기숙사 입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의무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의무식 제도란 기숙사 입사 시 입사자가 반드시 식권을 구입해야 하는 제도이다. 우리 학교는 1일 3식을 기본으로 한 학기에 약 106일치의 식권을 의무 구입토록 하고 있다. 식권가격은 1790원으로, 학교에서 직영하는 계영원.개성재 기숙사 식당과 BTL(양성재) 기숙사 식당을 위탁한 식당업체가 협의를 통해 가격차를 최소화함으로써 평균 2500원 정도인 타 대학에 비해 700원가량 저렴하다. 의무식 제도는 저렴한 가격으로 질 좋은 급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이점으로 많은 대학에서 실시했지만 학생들의 자율적인 선택권을 침해하고 경제적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선의 필요성이 요구돼 왔다.
마침내 지난 11월, 학생생활관 측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 급식제도 개선을 위해 기숙사 관생들을 대상으로 기숙사 의무식 폐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1차(11월 6일~8일)와 2차(11월 20일~22일)에 걸쳐 진행됐으며 계영원, 개성재, 양성재(BTL) 전체 생활관생 254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1차에서는 ▲의무급식제도에 대한 이해와 만족도 ▲하루 평균 이용 끼니 수 ▲식권제 도입 시 적정단가 ▲가장 선호하는 급식제도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으며, 2차에서는 ▲3식 의무식과 급식선택제 중 선호도 ▲급식선택제에서 선호하는 제도에 대한 조사가 실시됐다.
1차 설문조사에는 2288명(89.3%)이 조사에 응했으며, 2차 설문조사에는 2359명(92.5%)이 조사에 응했다. 위의 그래프와 같이, 현행 3식 의무식에 찬성하는 관생은 1216명(52%)이었으며 급식선택제를 원하는 관생은 1140명(48%)으로 현행 3식 의무식을 유지하자는 의견이 76명(4%) 더 많았다. 또한 신입생들은 급식선택제를 선호하는 반면, 재학생은 3식 의무식을 선호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의무식을 찬성하는 학생과 반대하는 학생이 단 4%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급식제도에 대한 학생들의 입장이 양쪽으로 나뉘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진리관에 사는 이상진(국어국문학과.12) 학생은 “의무식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결코 나쁘지만은 않다”며 저렴한 식비와 질좋은 급식에 만족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BTL에 사는 최승환(기계공학과.09) 학생은 “의무식을 폐지하고 급식선택제로 바뀐다 하더라도 제한된 자율권을 얻을 뿐이며, 오히려 경제적 부담은 증가할 것”이라고 답해 의무식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계영원에 사는 권석영(건축학과.10) 학생은 “하루 3식 중 기숙사 급식을 이용하는 횟수는 많아야 한 번이며 아예 먹지 않을 때도 있다”며 3식을 의무식으로 규정하는 것은 부당하고 급식선택제를 통해 자율권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개척관에 사는 황주희(사회학과.12) 학생은 “주말에는 집에 가기 때문에 밥을 먹지 않으나, 주말급식 식비는 반환이 어렵다. 먹지도 않는데 돈을 내야 한다는 것은 불합리한 것 같다”고 말하며 의무식 제도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처럼 학생들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 설문조사 결과를 받아들여 현행 3식 의무식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옳을 수 있으나, 개선을 요구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아 학생생활관의 고민이 깊어졌다. 학생생활관의 김흥태 관장은 “52%의 학생들을 생각하면 현행 3식 의무식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맞지만, 48%의 학생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모든 기숙사 학생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제3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학생들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은 없을까?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나듯 학생들이 가장 많은 불만을 갖고 있는 ‘주말급식문제’ 해결이 가장 중요한 키워드이다. 이를 해결할 방안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우선 3식 의무식을 고수하되 주말급식반환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학생생활관 수칙에 제시된 제20조(생활관비 환불) 내용을 보면 5일 이상 생활관에 거주하지 않고 단과대학 학장이 인정하는 학내 외 행사참여로 식사를 하지 못할 경우, 식비반환청구서와 증빙자료를 제출해 순수 식재료비(한 끼에 약 1260원)를 환불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 학생이 교환학생, 연수, 학내 외 행사 등으로 식사를 하지 못할 경우 인건비를 제외한 식재료비를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주말에 급식을 먹지 못하는 타당한 근거를 증빙자료로 제출해 식비를 반환받을 수 있다면 학생들의 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동시에 의무식을 폐지해서 발생할 수 있는 식비상승이나 질 저하를 최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주말급식반환제도의 타당한 기준을 정하기가 매우 까다롭다는 점에서 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방안은 의무식을 폐지하되 주 7일과 주 5일 급식선택제를 실시하는 것이다. 이 또한 주말에 급식을 먹지 않는 학생들의 불만을 해소하며 동시에 의무식을 유지하고 싶은 학생들의 요구도 충족시켜 줄 수 있다. 그러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현행 기본식권제와 주5일 의무식을 원하는 학생이 60%를 차지하기 때문에 주말급식의 수요가 현저히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주말급식을 이용하는 학생들은 기존급식보다 질이 떨어지는 급식을 제공받을 수도 있으며, 수요가 크게 떨어질 경우 식당근로자의 고용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주말급식 문제뿐만 아니라 아침급식 문제, 자율적 선택권 문제 등 학생들이 요구하는 것들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완벽한 방안을 모색하는 데는 난항이 예상된다. 저렴한 가격에 급식을 먹을 수 있다는 의무식의 장점과 먹고 싶은 만큼만 돈을 내고 먹을 수 있다는 급식 선택제의 장점을 충분히 반영한 제3의 방안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학생과 학생생활관의 소통과 서로 협력하고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52%의 학생과 48%의 학생을 모두 끌어안을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찾기 위한 학생생활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남지수 기자 jeesoo0722@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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