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강신청에서는 한 교양과목의 수강인원수가 작년에 비해 늘어난 현상을 보였다. 5년간 등록금 동결 등으로 학교재정이 어렵다보니 2개 이상의 학과단위로 수강반을 지정해 수강인원수가 늘어난 것이다. 이러다보니 강의실은 학생들로 과포화상태에 이르렀고, 10명이 넘는 학생들이 수강신청한 강좌가 폐강되는 경우도 있었다. 모두 강좌 수를 축소하면서 발생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강좌 수 축소에 대한 교내 구성원들의 우려가 터져나왔다.
학생들의 가장 큰 걱정은 수업환경이다. 박현석(신소재공학과·07) 학생은 “강좌 수가 적어지면서 한 강좌에 지정반이 두 개가 들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강의실이 학생들로 가득 차서 여름과 같이 더운 날은 불쾌한 환경이 조성돼 학생과 교수 모두에게 힘든 강의가 된다”고 말했다. 또한 김예지(간호학과·12) 학생은 “63명의 학생들과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어수선한 분위기로 강의에 집중하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결국 강의당 인원수의 증가가 수업환경에 영향을 미쳐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를 낮추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강의공간도 학생들의 걱정거리 중 하나다. 강좌 수가 줄면서 한 강의당 인원수가 크게 증가하자 강의를 듣기 좋은 명당을 차지하기 위한 학생들의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다. 심재희(환경공학과·09) 학생은 “강의가 시작되기 십분 전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앞자리에 앉기는 힘들었다”며 “부득이하게 뒷자리에 앉게 될 경우 교수님의 목소리도 안 들리고 PPT 자료도 잘 보이지 않아 강의를 듣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학생들뿐 아니라 교수들도 고민이 많다. 수강인원수가 증가하면서 학생들에게 필요한 ‘양질의 강의’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인문사회관에서 수업을 하는 익명의 한 교수는 “대부분의 교수들이 수강생의 증가로 인해 고민이 크다”며 “강의진행에 있어 학생들을 통제하기 어려워 수업분위기가 산만해지고 성적처리에도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또다른 익명의 교수는 “학생수가 30명이 넘어가면 실질적으로 교육의 질에 대한 기대는 버려야 한다”며 “사회의 인재를 양성해야 할 대학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우선시 해 교육의 질을 염두하지 않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물론 일부 교과목에서는 대형강의가 효율적이기도 하다. 화학과 양민오 교수는 “학생과 교수의 유기적 소통이 필요한 과목외에 일부 교과목의 경우에는 강사에게 맡기는 것보다 대형화를 통해 전임교원에게 강의를 맡기는 편이 교육적으로 효율이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글쓰기나 회화와 같은 어학강의에서는 심각한 고민이 된다. 글쓰기나 회화 수업의 경우 피드백을 통한 교육이 중요한데 수강인원수가 증가하면서 이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현재 글쓰기 관련 강좌를 맡고 있는 한 익명의 교수는 “1:1 피드백이 필요한 글쓰기 강의에서 70명이 넘는 학생들을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며 “학교의 재정적 부담이 교육의 질을 떨어트리지는 않을지 염려가 된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위와 같이 교내 구성원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강좌 수가 축소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강사료의 상승이다. 수강인원이 많은 경우 학사과에 분반요청을 하더라도 동일한 시간대에 강의를 맡을 교수가 없을 시 시간강사를 고용해야 하는데, 이는 학교의 재정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정부의 등록금 인하·동결 유도시책에 따라 재정상황이 악화되는 실정에 강사료는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해 재정적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의 강사료 지원 비율이 대폭 감소(2010년도 86.9%→2013년도 54.1%)한 반면, 강사료는 급격히 상승(2010년도 4만 2500원→2013년도 8만 원)해 지난해 결국 전임교수와 시간강사에게 지급할 강사료의 42%를 기성회비에서 충당했다. 이로 인해 학교에 재정문제가 어려워지자 결국 학교에서는 강좌 수를 축소해 강사료를 줄이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익명의 한 교수는 “강사료의 상승이 오히려 강사들의 설 자리를 줄이고 있다”며 “학교의 열악한 재정상황은 이해하지만 이대로는 대학의 역할을 다 하기에 문제가 있다”고 문제의 심각성을 토로했다.
교수들의 여건도 원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교수들은 강의뿐 아니라 연구, 학생 지도, 논문 등을 병행해야 하기에 한 학기당 교수들에게 해당된 책임시수인 9시간을 채우기도 벅차다는 것이다. 교수가 수업을 더 맡기에는 여건상 어려워 결국 강의인원수가 많더라도 그대로 강의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학사과 임복 과장은 “강사료 상승과 등록금 동결로 인해 학교의 재정상황이 열악해졌다”며 “어쩔 수 없이 수강인원을 늘려 강좌 수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교내 구성원의 걱정과 우려에 대해 “강좌 수가 축소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이러닝 시스템 활용과 전임교수의 강좌 수를 늘리는 방안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교수학습지원센터를 이용해 온라인 사이버 강의를 활용하는 방안도 시도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강의실 환경개선에도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대형강의실 중간에 스크린 설치를 검토해 뒷자석에서 PPT 자료가 안 보이는 문제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 전했다.
이처럼 강좌 수의 축소는 수업환경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어 학생과 교수의 이목이 집중돼있다. 학교의 재정상황과 학생과 교수가 바라는 쾌적한 수업환경,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남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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