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평생사제제가 시행된 지 2년이 지났다. 지도교수와 학생 사이의 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는 문제가 제기된 이래 시작된 평생사제제는 2011학년도 이후 모든 입학생을 대상으로, 1학기 차부터 7학기 차까지 매학기 2회 이상 지도교수와 온라인상담 및 대면상담을 하는 제도다. 7학기 차에는 상담기준횟수 충족여부를 확인하는데 상담기준횟수가 부족할 시에는 잔여 학기에 보충하며 졸업 인정교과목 ‘진로개발 및 상담’ 1학점으로 이수(Pass)/미이수(Fail) 평가된다. 그렇다면 2년을 맞은 평생사제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학부의 경우에는 1학년 때 지도교수를 가배정하고 학생들의 전공이 정해진 후 재배정하지만 학과의 경우 1학년 때 지도교수가 확정된다. 평생사제제의 문제는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상대적으로 전공 분야가 세분화돼 있는 이공계열의 경우 교수마다 맡고 있는 연구가 다른데, 이에 대해 신입생들은 자신의 진로를 탐색해볼 겨를도 없이 지도교수를 배정받게 되는 것이다. <충북대학교 평생사제제 운영지침안>에 따르면 ‘지도교수의 변경 등 세부적인 사항은 학과에서 따로 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지만 학생들은 선뜻 지도교수를 바꾸지 못한다. 지도교수를 바꿀 경우 학과 교수로부터 미움을 산다는 낭설이 떠돌기 때문이다. 이 모 학생은 “지도교수와 잘 맞지 않아 지도교수를 재배정받고 싶어도 앞으로 남은 학과 공부에 지장이 있을까 걱정돼 망설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학생들과 상담 시 지도교수들의 태도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상담 실적이 저조할 경우 지도교수는 교수업적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의 한 학생은 “지도교수님과 상담을 나누다보면 학생을 위한다기보다 상담횟수를 채우기 위해 억지로 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며 “차라리 종합인력개발원의 상담센터를 찾아가는 편이 나을 정도”라 전했다.
한편 학생들이 상담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때가 있다. 지도교수가 안식년, 연구년, 휴직 등의 사유로 부재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장 모 학생은 “지도교수님이 안식년이라서 학교에 계시지 않아 상담을 받고 싶어도 받지 못한다”고 말하면서 “과사무실에서도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당황스럽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운영지침에 따르면 부득이한 사유로 인하여 지도교수를 맡지 못하는 경우에는 학과의 결정에 따라 타 교수에게 학생지도를 위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일부 학과에서는 이 사항이 제대로 실행되고 있지 않는다.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정작 대부분의 학생들이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듯 보이는 평생사제제. 하지만 학생들이 겪고 있는 불편을 해결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15일 우리 학교 학생과는 이런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2013년도 평생지도교수제 가이드북>을 모든 학과 및 학부에 배포했다. 가이드북에는 지도교수를 위한 면담 기법 및 대화 사례가 실려 있으며 학사제도, 장학 및 진로·취업 프로그램, 국내외 대학 학생 교류 프로그램 등의 상세한 정보를 담아 지도교수와 학생 간의 원활한 교류를 지향하고 있다. 학생과의 이선호 씨는 “지도교수와 학생이 함께 만들어가는 제도이므로 불편사항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이를 제보해 달라”며 “의견을 수렴해 옳은 방향으로 하나씩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학생과 교수의 의견은 어떠할까. 최에스더(정치외교학과·12) 학생은 “성인이 됐다고 해도 아직 생각의 깊이가 얕은데 교수님과 대화하면서 생각의 크기가 넓어지는 것 같다”며 “이런 부분에서 평생사제제는 교수님과 특별한 교류할 수 있는 좋은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작년 평생사제제 우수상담지도교수 표창장을 수상한 고고미술사학과의 박선주 교수는 “평생사제제를 통해 학생들과 만나 진로에 대해 솔직하게 의견을 나눌 수 있었다”며 “학생들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뜻깊었다”고 전했다. 한편, 그는 “좋은 취지의 프로그램이지만 교수 1명당 배정학생 인원수가 증가하고 있어 소수의 학생을 책임진 이전과 달리 어려운 점이 많다”며 평생사제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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