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타강사부터 영화배우, 대학교 총장 등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논문 표절 문제가 화두에 오르며, 대학가에서도 학부생들의 ‘리포트 베끼기’와 전쟁에 나섰다.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표절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표절검사프로그램을 외부에서 도입하거나, 자체적으로 개발해 학생들의 과제에 적용하고 있다. 중앙대학교는 학습지원 전산 프로그램인 ‘블랙보드’를 도입해 112개 강좌를 대상으로 과제물을 검사하도록 했으며, 동국대학교는 온라인 강의자료 시스템 ‘이클래스(e-Class)’를 개편하면서 ‘수업과제 표절 방지 기능’을 추가했다. 성균관대학교 역시 ‘표절 방지 솔루션’을 이용해 리포트 표절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립대학교는 자체적으로 표절 감시 기구를 만들어 학생과 교수가 스스로 표절 감시에 나서 이목을 끌었다.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부 손정훈 교수는 “표절 방지를 위해 표절추방위원회를 만들어 학생들이 스스로 과제 속 표절 여부를 검사하고 결과를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표절이 확정되면 해당 학생에게 F 학점을 주는 등 강력한 대응을 통해 학생들에게 표절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우리 학교도 지난해 1학기부터 표절방지프로그램을 도입해 표절행위 근절에 발 벗고 나섰다. 시행 1년차로 도입단계에 있는 우리 학교 표절방지프로그램은 현재 1725과목 중 129과목(7.48%)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국내 포털사이트는 물론, 유료 리포트자료 사이트에 있는 정보와 더불어 학생들이 그동안 제출했던 리포트까지 비교해 표절물을 적발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기계적인 단속만으로는 표절을 막을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표절검사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인터넷상의 콘텐츠와 학생이 제출한 과제의 문장을 대조해 5단어 이상이 겹치면 표절로 간주하는데, 이 기준을 넘기지만 않는다면 표절 적발을 피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단어를 조금씩 고치고 여러 자료를 짜깁기해 적발을 피하는 ‘지능형 표절’이 등장하면서 프로그램의 한계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엄진희 (지구환경과학과·10) 학생은 “주변에서 여러 자료들을 짜깁기해 문장을 조금씩 손보고 리포트를 제출하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이에 대한 제제와 불이익이 전혀 없었다”며 표절검사프로그램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학생들의 표절에 대한 인식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공과대학의 김 씨는 “매주 실험보고서를 제출하는 과제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다운받은 리포트를 조금씩 고쳐 내고 있다”며 “선배들도 그렇게 해왔고 문제를 지적받은 적도 없어 모두가 당연시하는 것 같다”고 표절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이 부족함을 지적했다.
실제로 한 문헌정보처리기업에서 대학생 1013명을 대상으로 표절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60%가 문서작성 중 다른 자료를 무단으로 사용해 본 경험이 있으며, 대학생 10명 중 6명(56%)이 표절에 대한 죄의식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고 답했다. 반 이상의 대학생이 표절한 경험이 있으며, 표절이 범죄라는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실정인 것이다. 이에 대해 국어국문학과 조영님 교수는 “학생들이 제출한 과제 중 상당수가 인터넷에 있는 자료를 긁어와 짜깁기한 내용이었다”며 “자신의 글에 대한 도덕성을 회복하는 노력과 함께 표절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사과는 “표절방지프로그램이 학생들이 유사단어로 대체하거나 문장을 교묘하게 바꾸는 것을 완벽히 걸러주지 못한다는 우려가 있으나, 교내와 인터넷 표절률을 어느 정도 걸러내 교원들이 평가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또한 “필수과목인 ‘국어와 작문’과 CI 과목에서 ‘출처를 인용하는 논문 쓰는 법’과 같은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표절에 대한 경각심과 학문적 윤리의식을 키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학뿐 아니라 사회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입장도 있었다. ‘현대사회와 매스컴’ 강의를 하고 있는 배국남 씨는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표절 불감증에 걸려 있다”며 “대학에서 표절에 대한 교육과 제제를 강화해 학생들에게 저작권에 대한 존중을 심어주고, 더불어 사회에서도 법적 제도와 시스템을 보완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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