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 소비문화가 가져온 일회용품 쓰레기
우리나라 연간 일회용품 배출량은 한 해에 약 21만 톤. 일회용품 품목별로 그 양을 살펴보면 1인당 연간 소비량은 종이컵 302.5개, 접시 21.9개, 종이그릇 65.8개, 나무젓가락 80개다. 잠깐의 편리함을 위한 것이라지만 이러한 일회용품이 분해되는 데는 20년에서 500년 이상 걸린다. 그리고 이러한 일회용품의 사용에 대학 소비문화가 일조하고 있다.
요즘 대학에는 흔히 ‘간편함을 추구하는’ 소비문화가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OT, MT, 체육대회, 축제를 비롯한 학교 내 여러 행사에서 ‘음식과 술’은 빠지지 않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특히 MT의 경우 학생들은 넉넉하게 일회용품을 사들고 가 무분별하게 쓰며, 5·6월에는 그린호프(캠퍼스 잔디에서 담소를 나누며 술을 마시는 행위)를 하면서 일회용 종이컵을 아무렇지 않게 소비한다. 충청남도 대천에서 숙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대학생들이 MT를 왔다 간 후 방을 치우면 10명 기준의 한 방에서 100L용 쓰레기봉투를 가득 채울 만큼의 쓰레기가 나온다”며 “특히 일회용품과 음식물쓰레기가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김석경(공업화학과·11) 학생은 “MT나 그린호프 때 일회용품을 당연하다는 듯이 쓰게 된다”면서 “일회용품의 사용이 좋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텀블러나 젓가락을 일일이 챙기고 다니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또한 ‘테이크 아웃’ 문화가 성행하면서 음료를 일회용 컵에 담아 다니거나 물론 일회용 도시락을 먹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학교 근처의 도시락 가게에서 주로 점심을 해결하는 나영현(환경공학과·09) 학생은 “도시락을 사다가 먹으면 공부를 하면서 점심을 해결할 수 있어 시간이 절약될뿐더러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일, 환경부는 국내의 커피전문점(11개사), 패스트푸드점(5개사)과 2020년까지 일회용품 사용을 2012년 대비 22%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다. 토양 및 대기오염과 같은 환경오염을 불러오는 일회용품 사용 제재 운동이 전국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먹고 마시며 즐기는 것에만 심취해 있을 뿐 정작 자신들이 배출하는 쓰레기에는 관심이 없다. 일회용품의 무분별한 사용이 불러오는 환경문제를 잊고 있는 것이다.
■ 쓰레기가 나뒹구는 모두의 공간
학교 내 건물과 각 단과대학에 위치한 자판기는 많은 학생들이 애용하며 학생들은 주로 수업에 들어가기 전 음료수를 뽑아 이를 들고 강의실에 들어간다. 그런데 가지고 들어간 음료수를 다시 갖고 나오지 않는 학생들이 있어 수업이 끝난 강의실에서는 다 먹고 난 음료수 캔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학생들을 위해 마련된 단과대학 휴게실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 유광종(행정학과·13) 학생은 “자신이 들고 온 음료수를 먹고 쓰레기통에 갖다 버리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도 지켜지지 않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고 전하면서 “강의실 환경이 깨끗하지 않으면 공부에 집중도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의실의 청소를 맡고 있는 구 모 씨는 “학생들 수업이 끝난 강의실에 들어가 보면 바닥에는 음료수 캔이 뒹굴고 흘린 음료수를 닦지 않아 책상이 끈적인다”며 학생들이 서로를 배려하는 기본적인 에티켓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우리 학교 중앙도서관의 열람실 환경도 마찬가지다. 학생증으로 좌석을 예약해 지정 시간 동안 이용을 하는 시스템인 우리 학교 도서관 열람실에서 학생들의 책임의식은 찾기 힘들다. 열람실 공간 구석에는 누군가가 먹고 난 자판기 커피 종이컵이 놓여있고 쓰고 난 이면지가 가득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24시간 연장개방을 하는 시험기간에는 그 정도가 훨씬 심하다. 곽한신(토목공학부·08) 학생은 “학생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은 보기 좋지만 먹고 난 음료나 열람실 좌석 대출표를 그대로 둔 채 나가서 다음 사람이 치우게 하는 피해는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앙도서관의 청소를 맡고 있는 익명의 근로자는 “특히 시험기간이 되면 학생들이 열람실을 많이 이용하는데, 그만큼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는 학생들이 많다”고 전했다. 학생들의 이러한 열람실 이용 태도에 대해 도서관 대출실의 전민호 주무는 “학생들이 자신이 이용한 자리는 치우는 최소한의 책임의식을 보이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한 담배꽁초도 말썽이다. 캠퍼스 곳곳에 마련된 벤치는 흡연 학생들의 흡연 장소로 애용되는데 쓰레기통이 버젓이 마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에 담배꽁초가 나뒹굴고 있는 것이다. 익명의 한 학생은 “학생들의 휴식 공간인 벤치가 흡연 공간으로 사용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흡연 후 담배꽁초는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며 불만을 표했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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