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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지수
존속과 폐지 사이, 자유·자율전공학부
제 862 호    발행일 : 2013.05.06 

지난 4월, 연세대학교와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자유전공학부 폐지를 발표하면서, ‘자유·자율전공학부의 존폐’에 대한 논란이 화두에 올랐다. 자유·자율전공학부는 학생들의 적성을 고려해 전공선택에 도움을 주고 '융합 교육'이라는 설립 취지를 바탕으로 다양한 학문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초기에는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도입 4년 만에 대학들이 줄줄이 자유·자율전공학부를 폐지하면서 소속 학생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 인기학과 쏠림현상, 고시 준비반 등의 문제점 나와
   지난 2009년, ‘융합 인재 육성’을 목표로 대학마다 야심차게 도입했던 자유·자율전공학부는 도입 1년 만에 중앙대학교를 시작으로 성균관대학교, 연세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서 폐지됐다. 현재는 우리 학교를 포함해 총 33곳의 대학만이 자유·자율전공학부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대학들이 줄줄이 자유·자율전공학부를 폐지하는 이유에 대해 해당 대학 측은, 인기학과인 상경계열로 쏠리는 현상과 고시 준비반으로 전락해 본래 취지가 변질됐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내놓았다.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은 대학이 제대로 된 교수진과 커리큘럼을 확보하지 않고 방치했다며 일방적으로 폐지를 통보하는 학교 측의 무책임함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자율전공학부의 폐지와 함께 제시된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였다. 우선 ‘융합 교육’이라는 설립 취지와 달리 인기학과로 들어가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있다. 상경계열과 같은 인기학과로 전공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학부생의 상당수를 차지하면서 적성과는 달리 인기학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고시 준비반으로 전락했다는 문제점도 제기됐다. 2009년부터 대학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도입되면서 학부 법학과가 폐지되고 남는 정원을 채우기 위한 방편으로 자유·자율전공학부를 신설한 대학들이 많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대학은 통섭과 융합 인재 육성을 취지로 내세웠지만 제대로 된 교수진이나 커리큘럼이 마련되지 않아 학생들을 방치한다는 비판을 받았고, 일부 대학에서는 아예 로스쿨과 각종 고시를 준비하는 성격으로 변질돼 본래 취지를 잃었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실제로 성균관대학교는 2011년에 자유전공학부를 폐지하고 글로벌리더학부를 신설해 로스쿨 진학을 대비하는 ‘법무 트랙’과 외무고시와 국가고시 등을 준비하는 ‘정책학 트랙’으로 나눠 사실상 고시를 준비하는 학부라는 비판을 받았다. 중앙대학교 역시 자유전공학부에서  로스쿨 진학과 행정고시 준비에 초점을 맞춘 공공인재학부로 전환했으며, 한국외국어대학교가 자유전공학부를 폐지하고 신설하기로 한 ‘LD학부’ 또한 외교관 양성을 목표로 외무고시를 준비해 ‘고시 준비반’이라는 이름표를 달아야 했다.


■ 우리 학교 자율전공학부, ‘폐지’ 아닌 ‘발전’ 선택
   이처럼 대학가는 자유·자율전공학부의 문제점과 함께 존폐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으며, 실제로 많은 대학들이 잇달아 폐지를 발표하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 자율전공학부의 현재 상황은 어떠할까?
우리 학교 자율전공학부는 융・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작년에 신설됐다. 이에 학생들은 1학년 때 본인이 원하는 다양한 학문을 경험할 수 있고, 2학년 때는 본인의 적성과 미래비전을 고려해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본인이 희망하는 학과에 배정되면 해당 학과로 소속이 변경돼 자신의 적성에 맞는 학문을 탐구할 수 있으며 입시 경쟁률도 높은 편이다.
   현재 우리 학교 자율전공학부는 인문·사회계열과 자연계열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으나, 자신의 희망에 따라 전공을 선택할 수 있어 계열의 한계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혜(자율전공학부·12) 학생은 “자연계열로 들어왔지만 원하는 전공은 인문계열인 심리학과였다”며 “전공선택 시 교차선택에 제한을 두지 않아 원하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계열에 제한없이 학생들이 원하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학부의 취지를 살리는 동시에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서울의 주요 대학뿐 아니라 충남대학교에서도 자율전공학부 폐지 소식이 잇따르면서 학생들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이성연(자율전공학부·13) 학생은 “대학들이 자율전공학부를 폐지한다는 뉴스를 보고 한동안 걱정과 불안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한 노채은(자율전공학부·13) 학생은 “졸업할 때까지 학부가 남아있을지 걱정이 된다”며 답답한 심정을 호소했다. 연달아 폐지되거나 축소되고 있는 자율전공학부의 위기에 대해 학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 학교 자율전공학부의 김진석 조교는 “자신의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성적에 맞춰 학과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학업에 대한 흥미를 상실하고 전과, 편입, 재수 등으로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기존 입시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생긴 것이 자율전공학부”라고 말하며 “자율전공학부가 학생들의 적성에 맞는 전공을 찾아줄 뿐 아니라 탈락률이 저조해, 대학에 우수인재를 유치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전해 자율전공학부가 학생뿐 아니라 학교에서도 필요로 하는 학부임을 밝혔다. 
   또한 민병우(자율전공학부·12) 학생은 “원래는 경영학과를 희망했으나 1학년 때 경영학개론 수업을 듣고 나와는 맞지 않음을 미리 알 수 있었다”며 “자율전공학부에서 내가 원하는 전공과목을 미리 경험해보고 나의 적성에 맞는 학과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라고 말해 자율전공학부 필요성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자율전공학부에 제기된 여러 문제점에 대해 기초교육원의 유근혁 씨는 “자율전공학부가 로스쿨로 가기 위한 고시 준비반이라는 의견은 우리 학교에 적용되지 않는다”며 “인기학과로의 쏠림현상은 대입에서도 나타나는 학생들의 요즘 추세가 반영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우리 학교 자율전공학부가 융합형 인재 양성이라는 취지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우리 학교의 자율전공학부 커리큘럼은 1년으로, 4년짜리 커리큘럼과는 비교할 수 없다”며 “학과 운영이 어느 정도 안정된 뒤에는 취지에 따라 더욱 발전된 융합 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 학교 자율전공학부는 폐지계획이 전혀 없다”며 “오히려 교육부에 자율전공학부 정원을 늘려달라고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우리 학교 자율전공학부는 수요가 높은 인기있는 학과로 앞으로도 지속적인 발전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융합형 교육 실현으로 경쟁력 갖춰야
   현재 다수의 자유·자율전공학부가 차례로 폐지되는 와중에도 서울대학교의 자유전공학부는 학부 설립 취지인 융합교육 측면에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는 ‘학생설계전공’의 역할이 큰 몫을 했다. ‘학생설계전공’은 2개 이상의 학문 융합을 토대로 교과과정을 학생 스스로 구성해 이를 전공으로 이수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인문·사회·자연 등 기존의 분과 학문 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전공을 설계할 수 있다. 이는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제도로, 현재 40명의 학생들이 인권학, 평화통일학, 운동과학 등 33개의 학생설계전공을 주전공으로 이수하고 있다.
   이처럼 서울대학교에서 자유전공학부는 현재 체계화된 운영과 성과를 내며 교내 최고의 인기 학부로 부상했다. 이전에 타 대학과 마찬가지로 인기학과 쏠림현상과 같은 문제들이 있었으나, 설립취지인 ‘융합형 교육’의 실현으로 학생들의 만족도와 함께 학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도미노처럼 줄줄이 폐지 수순을 밟고 있는 자유·자율전공학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는 가운데, 본래 취지를 효과적으로 살린 융합형 교육이 새로운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남지수 기자

jeesoo0722@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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