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를 거닐다가 외국인을 마주치는 일은 더 이상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어색한 일이 아니다. 우리 학교에는 다양한 국적의 많은 유학생들이 캠퍼스 생활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우리 학교에서 어떤 생활을 하며 어떤 생각과 고민을 하고 있을까? 네팔에서 온 아노트(미생물학과·12), 몽골에서 온 체카(정치외교학과·12), 중국에서 온 초나(심리학과·10)와 여패령(국제경영학과·09) 학생이 모여 우리 학교에서의 유학생활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펼쳤다.
■ 우리 학교에 오게 된 계기
아노트 : 청주에서 일하는 친형의 추천으로 오게 됐다. 충북대학교는 청주의 훌륭한 국립대학교라고 들었기에 충북대학교로 유학 오기를 결심했다.
체카 : 연세대학교 어학당에서 공부하다가 대학에 들어갈 시기가 가까워져 고민하던 중에 충북대학교에 대해 알게 됐다. 국립대학교이며 몽골에서 함께 온 남자친구가 충북대학교에 이미 다니고 있었기에 충북대학교로 유학 오기를 결심했다.
초나 : 청주지역의 회사에 다니고 있었지만 회사 생활을 하기에는 나이가 어리고 좀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에서 같이 일하던 언니의 추천으로 거주지와 가까운 충북대학교에 오게 됐다.
여패령 : 중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 한국에 오기로 결정했다. 중국에서 한 달 동안 한국어를 간단히 배우고 한국에 왔다. 한국으로 유학을 결심한 이유는 내가 머무르던 곳에서 벗어나 시야를 더 넓히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한 충북대학교는 국립대로써 등록금이 저렴해 결정하게 됐다.
■ 한국어는 어떻게 배웠는가?
아노트 : 국제교류원에서 한국어를 배웠다. 매주 금요일에 수업을 받았고 이해가 잘 되도록 교육해줬다. 한국 드라마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것도 한국어를 공부하는데 많이 도움이 됐다.
체카 : 2010년 10월에 한국에 들어와 연세대학교 어학당에서 한국어 공부를 했다.
초나 : 연변에서 언어연수도 하지 않고 한국에 와서 한국어는 스스로 독학해야 했다. 매일 시간을 내 한국어 공부를 혼자서 했는데 정말 힘들었다. 그때의 힘든 생활이 지금 생활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여패령 : 1년 동안 한국어 연수를 했다. 학부에 들어가서는 교과서를 보면서 모르는 단어를 찾아 공부했고, 회화는 한국 친구들과 이야기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배웠다. 또 국제교류원에서 학부 유학생을 위한 한국어 수업을 들었다.
■우리 학교에서 공부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아노트 : 한국말을 아무리 잘해도 교수님이 수업하실 때는 수업을 온전히 따라갈 수 없다. 단어는 영어인데 뜻은 한국어로 말하니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교수님의 말이 빨라 수업을 알아듣기 힘들다. 발표 수업을 할 때도 힘이 든다. 특히 긴장할수록 말이 더 안 나와 발표를 잘 못해서 친구들이 모두 웃은 적도 있다.
체카 : 영어 실력도 출중하지 않고 한자도 많이 알지 못해 수업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시험 때는 아예 내용을 전부 외운다.
초나 : 마찬가지다. 시험 볼 때는 시험문제의 문장 중 아는 단어가 나오면 그 단어와 관련된 내가 공부했던 부분을 유추해서 적기도 한다. 그래서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것 같다.
여패령 : 시험 볼 때 전자사전을 사용하는 것을 허락해주는 교수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교수님도 있다. 또 외국인 유학생은 수업 평점에 영향을 주지 않아 교수님 재량으로 점수를 줄 수 있는데 한국 학생들과 똑같이 시험을 치를 때도 있다.
■ 대학에서 술자리를 가져본 적이 있는가?
아노트 : 선배와 친구들이 다같이 모이는 자리에서 술을 마신 적이 있다. 술게임을 잘 못해서 술을 많이 마셨다. 한국 사람들이 술을 잘 마시는 것이 신기하다.
체카 : 처음부터 술을 못 마신다고 이야기해서 선배들이 술을 먹이는 경우는 없었다. 하지만 한국의 막걸리는 맛있어서 좋아한다.
초나 : 나도 교회를 다녀서 술을 마시지 못한다고 말했더니 친구들이 마시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술을 마시는 것을 좋아하지만 지나치게 권하지는 않는다.
여패령 : 술자리를 가져본 적이 있지만 나도 많이 마시지 못해서 술을 많이 못 마셨다. 술자리에서 선배들이 술을 권해도 못마신다고 하면 배려를 해주는 것 같다.
■ 생활비와 등록금은 어떻게 해결하는가?
아노트 : 국비유학생이라 등록금은 네팔에서 지원해준다. 그래서 대학을 졸업하면 다시 네팔로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네팔에서 일을 하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일할 생각이다. 생활비는 국제교류원에서 조금씩 지원해 주고 있다.
체카 :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한국에서 좋은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은데 외국인이어서 제약을 받는 경우가 많다. 나는 장어집에서 일했는데 오창에 있어서 가는 길이 피곤했다. 하지만 내륙지역에서만 살아 처음 맛본 해산물인 장어는 맛있었다.
여패령 : 나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전단지, 식당, 공장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험이 있다. 그런데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니까 공부할 시간이 없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에 더욱 신경쓰다 보니 외국인자비우수장학금(한국어를 잘하고 성적이 잘 나오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급되는 장학금)에 선정됐다.
초나 : 나도 전단지, 설거지, 계단청소, 택배, 식당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많이 해봤다. 몸은 힘들지만 한국 사람들과 같은 시급을 받았다.
■ 우리 학교에서 유학생으로서 불편했던 점은 없는가?
아노트 : 학교에 느끼는 불편함은 없다. 학교보다 주변 사람들에게 느끼는 불편함이 크다. 언어소통에서의 문제 때문이다. 유학생 대다수가 중국친구들이다 보니 대화가 안 되고 한국 친구들 중에서도 영어를 못하는 경우가 있어 친구들과 소통하기 힘들다.
체카 : 한국 사람들의 위 아래를 따지는 방식이 불편하다. 1살 차이어도 선후배를 따지는 점이 생소하다. 특히 선배와 후배가 인사를 하는 자리인 ‘대면식’이 당황스러웠다.
초나 :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지만 수업을 들을 때 불편한 점이 많다. 시험시간에 전자사전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교수님도 있어 시험 볼 때 많이 힘들다. 나는 한국어를 독학해서 더욱 힘든 것 같다.
여패령 : 그렇다. 중국에서는 나이 차이가 많지 않으면 모두 친구들이다. 그런데 한국은 다르다. 선후배가 엄격하다. 또 함께 사투리를 쓰는 친구의 말은 아무리 한국어를 잘 해도 알아듣기 힘들다. 조별과제를 할 경우 대부분의 교수님들이 조 당 한 명씩 강제로 외국 학생들을 넣는다. 그런데 한국 친구들은 우리들이 잘 못하고 힘들어 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래서 조별과제를 할 때는 짐이 되는 기분이 든다.
■ 간담회 참여 소감
아노트 : 다른 문화를 가진 친구들과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니 즐겁다. 다음에도 이런 자리가 있다면 다시 참석하고 싶다.
체카 : 정치외교학과에 재학 중이다 보니 다른 나라의 문화에 관심이 많은데, 다른 나라 친구들과 만나서 좋았다. 서로의 문화에 대해 알 수 있었고 같은 유학생으로서 공감되는 이야기가 많아 뜻깊은 시간이었다.
초나 : 올해가 마지막 학기로 내년 2월에 졸업할 예정인데 이런 자리를 갖게 돼 특별한 경험을 했다. 지금 ‘응답하라 3057’ 총학생회의 유학생 복지국장을 맡고 있는데 오늘 이야기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자리가 더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
여패령 : 앞서 체카의 말처럼 학교에서 이렇게 외국인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눈 적은 처음이다. 예전에는 우리 학교에 외국인을 배려해주는 시스템이 많이 없었다. 그러나 요즘 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우리 학교에 와서인지 시스탬도 좋아지고 있다. 앞으로 수업뿐만 아니라 학교생활에서도 다 같이 즐겁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고 나 또한 노력할 것이다.
남지수 기자
jeesoo0722@cbnu.ac.kr








남지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