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의 2012년 사회복지자원봉사 통계연보에 따르면 우리나라 누적 자원봉사자 수는 약 550만 명, 그중 20대 자원봉사자는 전체의 20%를 차지하며 그 대부분은 대학생이다. 그러나 우리는 과연 진정한 의미의 봉사를 행하고 있을까? 대학생활에서 빠지지 않는 단어 ‘봉사’. 우리 학교 학생, 더 나아가 대학생 봉사를 집중 취재했다.
■ 봉사동아리=‘스펙·인맥’동아리?
2013년 현재 우리 학교의 중앙동아리 중 봉사동아리는 총 8개, 가입 인원은 413명이다. 대부분의 동아리가 정기봉사를 다니고 있는데, 봉사 횟수는 많게는 일주일에 한 번, 적게는 한 달에 한 번으로 다양하다. 현재 우리 학교 봉사동아리는 각자 개성에 따른 여러 봉사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다. 우리 학교 봉사동아리에서 4년째 활동 중인 이선혜(토목공학부.10) 학생은 “학내봉사동아리에서 여러 봉사활동을 소개받아 멘토링, 복지관 활동 등으로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학내봉사동아리는 지속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고, 대학생활의 즐거움도 함께 누릴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본래 목적을 상실한 몇몇 동아리가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또 다른 봉사동아리에서 활동 중인 고 모 학생은 “봉사를 하고 싶은 마음에 봉사동아리에 들었지만, 봉사활동 횟수가 기대했던 것보다 적었다”며 “순전히 봉사만 하기 위해 동아리에 가입하고 활동하기에는 선후배관계나 각종 모임 참석 등에 신경이 쓰여 어려움이 따른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봉사동아리 내부 사정은 어떨까. 봉사동아리 회장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인원도 많고 활발한 활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정기봉사에 참여하는 인원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입 모아 말했다.
봉사동아리에서 활동을 하지 않는 회원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로는 ‘인맥을 쌓기 위한 동아리 방문’이 문제로 꼽혔다. 개강총회와 같이 단체로 친목을 다지는 활동에 참여하는 인원은 많지만, 정작 정기봉사 때는 참여하지 않는 학생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봉사동아리 A에서 활동했던 임 모 학생은 “처음에는 봉사활동을 주기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선배들과 친구들을 만나고 인맥을 쌓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밝혔다
다음으로는 ‘봉사를 스펙으로 보는 학생들의 가입’을 문제로 꼽혔다. 이에 대해 봉사동아리 B의 회장은 “봉사활동 인증 시간을 인정해주는 봉사활동에는 참여율이 높으나, 그렇지 않은 봉사활동은 참여율이 저조해 취소되는 경우가 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어 그는 “실제로 최근 봉사활동 인증 시간을 요구하는 학생들이 스펙 때문에 들어왔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쌓이면 나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 보상이 주어지는 봉사, 당신의 의견은?
2009년 하기 계절 학기부터 우리 학교는 ‘사회봉사’ 교과목을 개설했다. 이는 pass/fail 과목으로 ‘사회봉사1’ 과목에서는 봉사 30시간을 넘긴 학생에게 1학점, ‘사회봉사2’ 과목에서는 봉사 60시간을 넘긴 학생에게 2학점을 준다. 이 과목에서 봉사활동 시간은 학생의 입학연도부터 계산돼,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온 학생은 신청만 한다면 별도의 봉사활동 없이 학점을 얻어갈 수 있다.
또한 우리 학교에서는 ACE사업의 일환으로 봉사활동지원금(이하 지원금)을 지급해주고 있다. 이 제도를 통해 지원금을 신청한 학생은 일인당 봉사 8시간을 기준으로 3만 2천 원을 지급받을 수 있다. 이는 시간당 4천 원 꼴로, 최저임금 시급 4680원에 약간 못 미치는 금액이다. 만약 한 학생이 최대 64시간의 봉사활동 시 최대 25만 6천 원을 지급받을 수 있는 셈이다. 작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이 제도로 지원금을 받은 학생은 총 798명(사회봉사 664명, 전공봉사 134명)이다. 만일 우리 학교에서 봉사를 하는 학생이 사회봉사교과목을 신청하고 지원금을 지급받는다면 학점, 돈 그리고 봉사활동 이력까지 기록으로 남기며 ‘1석 3조’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학교의 제도를 바라보는 학생들의 시선은 엇갈린다. 원종경(행정학과.12) 학생은 “지원금은 봉사를 하고 싶어하는 학생 중 금전적인 사정이 여의치 않아 봉사를 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실효성이 있는 제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김태호(환경공학과.11) 학생은 “자발적인 태도로 임하는 것이 봉사인데, 이에 있어 보상을 주는 것은 봉사의 본질이 변질시키는 것 같다"며 "만일 봉사를 하며 대가를 바라는 학생이 생길 가능 성도 있을 것 같다”고 걱정스러움을 내비쳤다. 또 서승아(영어영문학과.12) 학생은 “실제로 봉사를 다녀보면 금전적인 부분이 힘들 때가 있어 지원금을 주는 것에는 찬성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단, 봉사활동을 다니는 장소와 상황이 학생마다 다르므로 봉사로 발생한 비용을 영수증으로 청구해 받을 수 있게 하는 등 지원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합리적인 방법이 강구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사회봉사 교과목과 ACE봉사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우리 학교 ‘해드림 봉사센터’ 측은 이에 대해 “학생들의 꾸준한 봉사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며 “지원금의 경우 학생들의 교통비, 재료구입비, 식비로 사용될 수 있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봉사의 본질을 흐린다는 지적이 있지만, 학생들의 봉사를 하는 마음을 돕고자 지급되는 것이며 실제로 학생들의 봉사활동이 사업 이후 늘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대학생들의 봉사는 제대로 이뤄지고 있을까. 청주시 자원봉사센터 장홍원 센터장은 “센터에 등록된 자원봉사자 중 대학생은 7% 정도로, 1학년부터 3학년까지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대학생들은 재학기간 동안 동아리, 과목이수, 학교프로그램 등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덧붙여 그는 봉사활동지원금에 대해 “활동에 필요한 물품이나 재료를 구입하는 경비 지급이 있을 수 있음에 동감한다”며 “의무적인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학생이 있다 하더라도, 그들 중 소수라도 자원봉사의 보람을 알게 되고 이것이 확장된다면 언젠가는 자발적으로 봉사에 참여할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 시간 대비 질 좋은 스펙, 해외봉사
지난 5월 모 기업의 해외 봉사단 서류 모집 마감일, 지원자들의 접속 폭주로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현상이 일었다. 이 기업의 지원 경쟁률은 약 50대 1로, 100명이라는 한정된 선발인원에 5000명의 학생이 지원한 셈이다. 이처럼 대학생들이 해외봉사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해외봉사 시 필요로 하는 외교적 능력과 외국어 능력이 기업입사에도 큰 경쟁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리 학교 중국봉사활동 프로그램을 9년째 인솔하고 있는 기초교육원 임기현 교수는 “해외봉사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우리나라가 성장한 만큼 다른 나라를 도와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특히 다른 나라와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작 해외봉사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생각은 어떨까. 요즘 대부분의 대학생들에게 해외봉사란 2주도 채 걸리지 않는 짧은 기간 내에 봉사 이력을 쌓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 문화도 체험할 수 있는 ‘시간 대비 질 좋은 스펙’으로 통한다. 실제로 인터넷상에서는 해외봉사단에 합격한 학생들의 기업별 자기소개서 작성법, 면접 유형별 대비, 합격수기 등의 비책이 떠돌아다닌다. 심지어 공모전과 같은 대외활동의 우승 혜택이 해외단기봉사인 경우도 존재한다. 남을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아니하고 힘을 바쳐 애쓴다는 의미의 ‘봉사’가 어느 샌가 자신을 위한 ‘혜택’이 돼버린 것이다.
해외봉사에 지원하는 이유로 홍익대학교의 김은미(기계시스템디자인공학과.11) 학생은 “그 나라의 문화를 체험해 특별한 경험을 쌓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인맥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계명대학교의 서진아(환경과학과.10) 학생은 “대학생 때만 참여할 수 있다는 생각에 해외봉사에 지원했고, 다녀온 후에 성취감이 컸다”며 “주위에 해외봉사 경험도 하나의 스펙이라 생각하고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러한 학생들의 경향에 대해 임 교수는 “단순히 스펙을 쌓기 위해 별다른 준비 없이 봉사활동에 임하게 된다면 다른 동료에게 부담을 줄 뿐 아니라 봉사의 진정한 목적인 '소통'에 도달하기 힘들다”고 경고했다.
학생들은 이러한 사회적 흐름이 봉사를 스펙으로 생각하는 풍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한다. 취업을 준비 중인 한 모 양은 “기업들은 이력서에 봉사활동 기입란을 마련해놓고 자기소개서에서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아내라고 한다”며 “기입란을 하나라도 더 채우고 자기소개서를 쓰려면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취업 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는 홍준기 대표는 “해외봉사의 경우 지원하는 기업과 직무에 따라 인정여부가 달라지므로 자신이 지원하는 기업이 해외봉사를 필요로 하는지를 제대로 알아보고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충남 아산 T기업의 김 모 인사팀장은 “해외봉사의 여부보다 자신의 대학생활 중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풍부하게 담아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사람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줄 수 있는 봉사 태도를 대학생에게서 찾는 일은 힘든 일일까. 대학생 봉사활동의 현 주소가 단순한 스펙 쌓기로 흘러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재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민경 기자 jjokkan0826@cbnu.ac.kr
최혜원 기자 hwnee72@cbnu.ac.kr








김민경 & 최혜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