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부터 한국외국어대학교(이하 한국외대) 정문 앞에서 1호선 외대앞역까지의 도로변인 휘경로 250m 구간이 금연거리로 지정됐다. 거리 자체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것은 전국 최초로, 내년 1월 1일부터는 흡연 적발 시 1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서울 동대문구청 관계자는 “하루 유동인구는 약 3만 5천 명이지만 그에 반해 보도 폭이 좁아 흡연 시 간접흡연 피해가 커 학생들과 주민들의 불만이 꾸준히 표출되던 구간이었다”며 “학생과 주민을 대상으로 금연거리 지정에 대한 투표 결과, 80%의 찬성 지지로 이번 사업을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한국외대 대학로 금연 거리 규정을 시작으로 경희대학교와 건국대학교도 대학로 금연거리 조성에 합세한다는 후문이 있어 사회적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사실 담배는 기호식품으로 분류돼 있으나 간접적으로 타인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인 논란에 빠지지 않는 존재였다. 특히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은 매번 찬반 논란에 휩싸이는 주제이기도 했다. 그런데 공공장소인 동시에 대학생 자유의 상징이 되기도 하는 대학로가 80%의 찬성률로 금연거리가 됐다는 것은 흡연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이 크게 변화했음을 시사한다. 또한 7월 1일 개정된 국민건강증진법(금연법)에 따라 대학교는 금연구역과 흡연구역을 구분해 지정해야 하는 공중이용시설에 포함됐다. 이렇게 캠퍼스 내 금연 및 흡연 구역 지정에 대한 사회적인 물결이 거세지는 가운데 우리 학교는 어떨까.
우리 학교는 중앙도서관 앞 흡연학생 증가로 일반 학생들의 불만이 거세지자, 중앙도서관 출입 공간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쓰레기통을 없앴다. 각 단과대학의 학생회에서도 움직임도 있다. 경영대학은 경영대학 건물 출입구를 금연 구역으로 지정했으며, 농업생명환경대학은 건물 내 흡연실을 마련했다. 농업생명환경대학 학생회 측은 “평소 구름다리에서 흡연하는 학생이 많아 비흡연 학생들의 불만이 꾸준히 제기됐었다”며 “다리 중간에 조립형 흡연실을 설치함으로써 학생들의 불편을 줄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엄연한 금연구역에서 버젓이 흡연을 하는 학생들이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공과대학의 나 모 학생은 “금연구역에서 흡연을 해도 별다른 제재가 없을 뿐더러 교내에 흡연자들을 위한 흡연공간이 부족하다”며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연구실과 교수실에서는 실내 흡연이 성행한다”고 밝혔다.
심지어 많은 학생들이 거주하는 실내 공간인 기숙사에서도 흡연을 하는 학생들이 있다. 김 모 학생은 “담배가 피고 싶을 때는 창문을 열어놓고 방에서 흡연을 한다”며 “방 안에 담배 냄새가 심하지 않으면 사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학생들에 대해 최원기(공업화학과·09) 학생은 “흡연을 하는 것은 상관 없지만 비흡연 학생들에게 피해는 주지 않았으면 한다”며 “특히 학교에서 걸어 다니며 흡연을 하는 학생들에게는 벌금과 같은 제도로 강한 제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비흡연 학생들의 이러한 호소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학교 학생과의 이종희 팀장은 “학내 음주의 경우 소음이나 폭력과 같은 폐단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캠퍼스폴리스를 동원해 제재를 가할 수 있지만 흡연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며 “게다가 실외의 경우 일일이 흡연 학생을 찾아 단속하기 힘들어 흡연 처벌과 관련한 제도가 현재로서는 없다”고 밝혔다. 또한 흡연부스 설치 및 흡연 가능 구역 지정과 관련해 우리 학교 시설과 관계자는 “그러한 내용에 대해 회의나 건의사항으로 제기된 바가 없어 시행이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다른 학교들은 발 빠르게 금연 캠퍼스 조성에 다가가고 있다. 이미 작년부터 고려대학교와 중앙대학교는 캠퍼스 내 흡연부스를 마련해 비흡연자와 흡연자 모두의 편의를 도모했다. 또, 서강대학교와 가천대학교는 교내 약 25곳을 흡연구역으로 정하고 그 밖의 장소는 모두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색다른 방안으로 세명대학교에서는 금연장학금을 시행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세명대학교는 제천시보건소와 협력해 신청 학생들은 3개월 동안 금연클리닉에서 금연교육, 상담 약물요법 등의 관리를 받는다. 세명대학교 학생처 양해성 장학후생팀방은 “학생들의 금연의지를 고취시킴과 동시에 성취감 부여를 목적으로 올해 초 시작한 장학금제도”라며 “학생들의 금연 의지를 높이고자 시행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그는 “이에 대한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고 금연 성공률이 좋아 확대 시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축제 때, 특용식물학과 학생들은 중문에 마련된 부스에서 담배 시연회를 진행해 비흡연 학생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비난이 있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의 왕래가 활발한 중문 기숙사와 자전거 거치대에 부스를 마련한 특용식물학과는 10여 종류의 담배를 마련하고, 시연한 담배의 종류를 알아맞히는 이벤트를 한 것이다. 송형진(정치외교학과·13) 학생은 “중문을 지나가는데 담배 연기가 가득해 깜짝 놀랐다”며 “사전에 양해를 구한 것도 아니고,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중문에서 흡연과 관련한 이벤트를 진행한 것은 분명한 잘못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응답하라 3057’ 총학생회 측에서는 “부스 신청 시 담배 시연회를 한다는 내용을 미리 접해 걱정스러웠지만, 해당과에 특성이고 학과 전통행사였기에 막지는 않았다”며 “흡연자에게는 새로운 재미를 줄 수도 있었지만 비흡연자에게는 피해가 갔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민경 기자
jjokkan0826@cbnu.ac.kr








김민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