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도시에서의 삶 속에 얽매이는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서 사람 본연의 마음을 잃어버리는 것 같고요. 참 안타까운 일이에요.” 백영기 목사가 도시 사람들에게 던진 아쉬움의 한마디다. 그는 도시를 벗어나 자연을 사랑하고 지키는 일을 하는 목사다. 자신이 가진 이념을 실천해 나가기 위해 설립한 쌍샘자연교회는 10가구 내외의 이웃이 자연을 벗삼아 소소한 재미를 누리며 살고 있는 곳이다.
그는 “쌍샘자연교회는 작은 공동체로서 자연을 통해 감사와 여유를 느끼는 곳입니다. 교회라고는 하지만 자연과 함께 어울리고 싶은 사람이라면 교회 신자가 아니라도 언제든지 환영합니다”라며 교회를 설명했다.
그에게 교회라는 곳은 하나님을 섬기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기도 하다. 한 예로 무인카페 ‘사랑방’은 누구나 자율적으로 원하는 값을 치루고 차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그의 넓은 마음씨를 보여준다. 이외에도 그는 한달에 한번씩 작가를 초대해 생각을 나누는 ‘인문학당’, 자연 보존 활동을 하는 ‘생태마을’을 통해 도시에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을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다.
이런 일들이 한번에 이루어진 것일까? 그는 “이곳에 오기 전 나와 주변 분들의 소망을 모아 하고 싶은 일들을 하나씩 정리해 두었어요. 그것을 오랜 기간 동안 하나씩 풀어오다 보니 이렇게 큰 일이 된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그가 터전을 잡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 때는 농촌에서 교회란 것을 찾아보기 힘들었고 교회가 도시에서 시골로 온 사례도 극히 드물었어요. 그렇다보니 지역주민들의 오해와 반발이 많이 심했지요. 무슨 이상한 기도원이나 신앙원 들어오는 것 아니냐고 그래서 제가 지역주민들을 찾아다니며 겨우 설득했지요. 또 만약 마을에 해를 끼칠 경우 책임지고 나가겠다는 서약서까지 썼던 기억이 나네요”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렇다면 그는 왜 시골로 들어오게 된 것일까? 그가 처음 교회를 짓기 시작한 곳은 청주시 판자촌 한 가운데 쌍샘(모충동)이라는 지역이었다. 그는 청주시내에서 가장 낙후되고 도움이 필요하다고 여겨 선택한 곳에서, 헌집을 빌려서 교회로 쓰며 공동체 생활을 하였다.
하지만 달동네 개발로 연립아파트들이 들어서며 서민들이 뿔뿔이 흩어지자, 교회의 존재 목적을 떠올리게 되었다. ‘어렵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시작한 삶인데, 본래 목적을 잊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 정착할 곳을 다시금 찾기 시작하였고 그러던 중 그는 도시만이 아닌 도시 바깥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앞으로 해야할 일들을 염두에 두고 생각해보니 도시 안에서는 사정이 여의치가 않았어요.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고나니 도시뿐만이 아니라 시골도 있더라고요.” 그렇게 도시 밖, 시골을 2년간 돌아다니다 찾은 땅에서 시작하게 된 것이 쌍샘자연교회이다.
“이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것이 자연 그대로를 추구하는 일이었어요. 그 목표를 가지고 쌍샘교회에 자연이라는 두 글자를 추가시킨 거에요. 교회로서의 기능은 물론 자연을 생각하며 도울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요”
실제로 그는 목사이자 농부이기도 하다.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스스로의 노력과 마을 주민들의 도움을 통해 자연 방식 그대로 농사를 짓게 되었다. 더욱이 올해부터 시작한 유기농 푸드 브랜드 ‘착한살림’은 비싼 먹거리가 아닌 바른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었다. 그가 직접 논과 밭 그리고 비닐하우스에서 가꾼 건강한 농작물들은 바른 먹거리를 제공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요즘엔 먹을 것이 없어요. 먹을 거리를 가지고 장난이나 나쁜 짓도 많이 하는데 참 안타까운 일이지요. 최소한 우리 공동체 사람들만이라도 제대로 된 먹거리를 제공주고 싶어 시작하게 된 일이에요. 아직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앞으로 소비자들에게 싼 값에 제대로 된 먹거리를, 농부들의 농작물에는 제대로 된 값이 매겨질 수 있도록 올바른 역할을 할 생각입니다”라고 밝혔다.
그가 이곳에 이주해 온 지 자그마치 8년이 지났다. 하지만 그에게는 아직도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이 많다. “아름답고 살기 좋은 자연친화적 마을을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다른 교회나 목사 분들은 더 큰 교회, 더 많은 신도를 지향하지만, 저는 자연스럽게 서로가 서로를 배워가며 어울릴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었으면 해요”라며 조금씩 침체 되어가는 농촌을 변화시키는 데 일조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희망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대학생들에게 전할 한마디를 묻자 “요즘 경제학 등 실리 위주의 학문은 날로 위상이 높아져 가는데 비해 인문사회학이 많이 쇠퇴하고 있어요. 이것만 본다면 모든 사람들이 돈 같은 물질적인 가치에만 주안점을 두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동일한 가치를 추구할 수는 없어요. 그렇다면 대학 4년 동안 삶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통해 진정으로 해야할 일을 찾아서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하세요”라며 대학생들이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도록 당부했다.
정춘헌 기자 jchjsh@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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