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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지수
아버지에게 간 이식 효자 “새내기 대학생 됐어요”
제 828 호    발행일 : 2011.02.27 
화학교육과 11학번 한건희 학생
“교사 꿈 이뤄 어려운 학생 돕고 싶어요!”

 간암으로 투병 중인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간을 이식해 준 효자가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은 우리 학교 신입생 한건희(화학교육과・11)학생. 어려운 집안 사정에 아버지의 병간호와 학업을 병행하는 힘든 생활 속에서 고등학교 내내 우수한 성적을 유지하며 대학 입시에 성공했다. 그의 효행은 지역신문 ‘충청일보’ 뿐 아니라 ‘한겨레’, ‘연합뉴스’ 등에서 소개되고 MBC 프로그램 ‘7일간의 기적’에도 방송되며 우리 사회를 감동으로 물들이고 있다. 그가 등록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정이 알려지자 우리 학교는 한건희 학생을 특별장학생으로 선정해 1학기 등록금 전액을 지급키로 했다.

 

 

 “당시 아버지의 상태가 어땠나요?” 조심스럽게 던진 질문에 잠시 침묵의 시간이 흘렀고 이내 차분한 목소리가 천천히 그 때를 되짚어 나갔다. 이야기의 시작은 지난해 10월 말.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아버지를 병원으로 옮겼지만 병세는 점점 악화되어 혼수상태에 빠져, 아들의 얼굴조차 알아보지 못했다. 아버지를 살릴 수 있는 대안이 간 이식밖에는 없어 가족 중 제일 먼저 조직검사를 받았다. 이식에 적합하다는 판단을 받고 3일 만에 간의 70%를 잘라내는 대수술을 견뎌냈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그런 와중에 무사히 수능도 치르고, 입시에도 성공했다. 이번 2011학년도 신입생 특별장학생으로 선정된 한건희 학생의 이야기다.

 한건희 학생은 어떤 생각으로 수술을 결심했을까? “생각이나 결심을 할 겨를이 없었죠. 아버지가 제 얼굴도 못 알아보시고 사경을 헤매시고 어머니는 밤낮 울기만 하셨어요. 아버지를 어떻게든 살려야겠다는 생각 하나로 검사를 받고, 수술을 하고... 눈을 뜨니 그제야 제정신이 돌아왔어요.”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의 이야기는 세상으로 알려졌고, 여러 곳에서 그를 돕겠다는 연락이 왔다. 우리 학교는 한건희 학생을 신입생 특별장학생으로 선정해 1학기 등록금 전액을 지원했다. 출신 모교(세광고)에서는 모금 운동을 벌였고, MBC 프로그램 ‘7일간의 기적’에서는 한건희 학생을 찾아가 격려해주고, 물물교환을 통해 대학입학 선물과 생활비 지원도 해줬다.

 다행히 한건희 학생의 아버지는 주위의 도움 덕분에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지금 사는 집이 누추해 위생상의 문제가 있어서, 집 근처 원룸에서 아버지를 모시고 있어요. 지금은 가까운 동네 산책을 다니실 정도로 많이 괜찮아지셨어요.”

 고등학교 3년 내내 우수한 성적을 유지했다는 한건희 학생의 장래희망은 교사. 중학교 때부터 꿈꿔왔다. 여의치 않은 집안사정을 알게 되면서 졸업 이후 당장 생계에 도움이 되는 직업을 갖기 위해 한때 사범대 진학을 포기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일을 겪으면서 고3 담임선생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후에 자신도 어려운 학생들을 마음을 다해 돕는 교사가 되기 위해 화학교육과를 선택했다.

 신입생 특별 장학생으로 선정된 소감을 묻자 “주위 분들의 도움으로 아버지 수술비와 병원비는 가까스로 감당했지만, 누나도 대학생이고, 동생도 고등학생이라 등록금이 부담됐는데, 학교에서 저를 특별장학생으로 선정해주셔서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학교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또, 저보다 어려운 학생들이 더 많을 텐데 그런 학생들에게도 장학금 지원이 계속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밝혔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음에도 한건희 학생은 위축되지 않았고, 낙담하는 모습도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렇지만 아직 간 이식 수술 회복중이라 고등학교 졸업식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 친구들과 술자리를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워하고, 대학생이 되어서 가장 해보고 싶은 일에 미팅을 꼽는 모습에서는 스무살 대학 새내기의 풋풋함이 느껴졌다.

 “방송에 나오거나, 신문 기사에 오르는 등 주위의 관심들이 약간은 부담스러워요. 창피하거나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효자’라고 알려졌는데 제가 조그만 잘못이라도 저질러서 혹시 도와주신 분들이 저에게 실망하실까봐 걱정이 돼서요. 그래도 고마움에 보답하기 위해서 더 열심히 살래요. 받은 것 보다 더 많이 베푸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민지수 기자 bebeco@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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