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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현우
청진기로 전하는 온정의 손길
제 842 호    발행일 : 2012.02.11 

 우리 학교 의료봉사 동아리 ‘장암진료소’가 20년 넘게 충북 구석구석 온정의 손길을 나눠 왔다고 해서 화제다.

 1992년 출범한 ‘장암진료소’는 지난 21년 동안 우리 학교병원 내의 환자들뿐 아니라, 지역적으로 의료혜택을 받기 어려운 농촌지역의 환자들에게까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왔다. 타 봉사동아리들과 다르게 의료행위를 바탕으로 하는 특수한 봉사동아리라 더욱 그 의미가 빛난다. ‘장암진료소’ 회장을 맡고 있는 윤형원(의학과·10)학생을 만나보았다.

 “저희 동아리의 이름은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한 괴산군 장암리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말했다. 다소 생소하지만 작은 것 하나까지도 의미를 두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방학에는 주로 농촌봉사 활동과 의료봉사를 진행하며, 학기 중에는 병환이 짙어 병원 호스피스에 입원하고 계시는 분들의 말동무가 되어드리는 봉사활동을 하기도 한다”며 환자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깊은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지역적으로 의료혜택을 받기 어려운 농촌지역 의료봉사는 반응이 가장 좋다. “하·동계 방학을 이용하여 지도 교수님과 졸업한 선배들까지 함께 일주일 정도 농촌봉사활동을 합니다. 여름방학에는 모내기나 밭일 등 농촌의 부족한 일손으로 걱정이 많은 농민들을 도와드리고 의료봉사까지 펼쳐 어르신들께서 매우 만족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윤형원 회장은 도움을 베풀면서도 그들에게서 얻은 것이 더욱 많다고 했다. “특히 의료혜택을 받기 어려운 시골어르신들의 병세가 우리 덕분에 호전될 때면 보람을 느끼고 사명감도 가지게 됩니다. 또 시골 인심이 넉넉해 봉사활동 마지막 날이면 마을잔치까지 베풀어 주시며 감사를 표하십니다. 저희가 베푼 봉사, 그 이상의 사랑을 받아서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반면, 안타까울 때도 있다고 한다. “3년 동안 같은 마을에서 봉사활동을 하기 때문에 매년 뵙는 어르신들이 같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즐겁게 얘기하며 함께 시간을 보냈던 어르신께서 갑작스레 돌아가셨다는 말씀을 전해들을 때면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물론 봉사를 하면서 힘들 때도 많습니다. 그때마다 떠오르는 구절이 있습니다.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의 책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에 나오는 ‘사람들의 아픔과 고통이 내 몫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지금 이웃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데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구절입니다. 지칠 때마다 그 구절을 곱씹으며 다시 마음을 다잡곤 합니다. 사람들 모두가 힘들고 아픈 삶이 자신의 삶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여 나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보다 따뜻한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들의 봉사가 아름답고 뜻 깊다 하더라도 최근 부농의 증가로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이 줄어드는 실정이다.

 “우리의 손길이 필요치 않는 농촌이 많아진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해외봉사나 간호대학 학생들과 연합하여 청주 내 의료봉사로의 전환도 모색해봤지만, 아직까지는 의료혜택의 손길이 닿지 않아 힘겨워 하시는 어르신들을 찾아 가려고 노력중입니다”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의사는 환자의 단순한 병만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와의 공감대를 형성하여 정신적인 부분까지 공유하는 것까지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며 “앞으로 의사 대 환자로서의 관계가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서 마음의 병도 고칠 수 있는 진실된 의사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들은 아직 의사면허를 가진 정식 의사는 아니지만 그 어떤 의사보다 크고 따뜻한 마음을 가졌다. 이런 숭고한 마음가짐을 가진 학생들이 있기에 우리나라의 의료계의 미래는 밝아 보인다.

 

지현우 기자 jhw216@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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