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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훈
여러분을 웃길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842 호    발행일 : 2012.02.13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귀에 익은 리듬이 머릿속을 맴돈다. 간단한 율동에 단순한 리듬을 가미한 반복적인 개그. 얼핏 유치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중독성 있는 리듬과 일상 속에서 공감할 수 있는 소재의 유머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KBS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감사합니다’. 주인공은 바로 ‘감사합니다’에서 정태호, 송병철 씨와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신인 개그맨 이상훈 씨다.

 방송으로 알던 익살스런 표정과 장난스런 목소리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 조금은 의외였는데 그는 이게 평소 모습이라고 말했다.

 “개그엔 잘 맞지 않는 평범한 외모에 낮은 목소리다 보니 여러 가지 웃긴 표정을 짓거나 하이톤을 내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작년 28살이라는 조금은 늦은 나이에 KBS 26기 공채 개그맨이 된 이상훈 씨. 그에게 있어 개그맨은 어린 시절부터 꿈이라고 한다.

 “지금은 제가 많이 얌전해진 편인데, 예전엔 지금보다 훨씬 활발하고 재미있었거든요. 당시 유행하던 슬랩스틱 코미디로 친구들을 자주 웃기곤 했죠. 고등학생 때는 개그 동아리의 멤버로 학교 축제에서 공연하기도 했어요”

 그런 그는 데뷔 전 물리치료사로 활동한 이색적인 경력이 있다.

 “대학을 물리치료학과로 지원했는데, 이 분야가 생각보다 재미있고 보람도 있었어요. 열심히 공부해 자격증을 따고 한동안 물리치료사로 일했죠. 개그맨 시험도 꾸준히 봤지만 계속 떨어졌어요. 개그맨이 되고 싶다는 마음은 늘 있었지만 별다른 노력도 않고 요행을 바랐으니 당연한 결과죠.”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그는 다시 한 번 자신의 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됐다고 한다.

 “‘이대로 어릴 적부터의 꿈을 포기할 순 없으니 더 늦기 전에 모든 걸 내려놓고 개그맨 되는 데만 집중하자’ 그렇게 결심했어요.”

이러한 결정에 주위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특히, 적지 않은 나이에 힘든 길을 가려 하는 아들의 모습에 부모님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아버지는 걱정하시면서도 절 믿어주시고 크게 말리진 않으셨는데, 어머니는 반대를 많이 하셨어요. 자식 둔 부모 입장에서야 당연한 일이었죠.”

결국 그는 혈기 하나로 물리치료사를 그만두고 지인 하나 없는 개그의 세계로 혈혈단신 뛰어들었다. 하지만 예상대로 그 길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방송 3사부터 대형기획사까지, 개그맨을 뽑는다는 곳엔 거의 다 지원했어요. 하지만 관련 경력이라곤 전혀 없었으니 서류 전형에서부터 탈락하는 일이 빈번했죠.”

꿈을 향한 길은 멀고 험했다. 모아둔 돈을 다 써가며 생계를 유지하던 중, 대학로에서 개그맨 박성광 씨, 박영진 씨가 속해 있던 소극단에 들어가게 됐다.

 “처음엔 청소부터 시작해 온갖 잡일을 도맡아 했어요. 그러다 가끔씩 단역도 맡게 되고 했는데, 운이 좋았는지 결국은 주인공까지 하게 됐죠. 주인공이 다치는 바람에 대신 제가 대신하게 됐는데, 연습생이 주인공을 맡기는 처음이라 극단 사람들이 ‘연습생의 기적’란 별명을 붙여줬죠.”

 그러던 중 KBS 공개 개그맨 오디션 프로그램인 <개그스타>에 지원함으로써 그에게도 꿈에 다가서기 위한 기회가 찾아왔다. 일반인 오디션을 당당히 합격한 그는 꿈에도 그리던 개그콘서트 무대에도 서게 됐다.

 “심사위원이었던 김병만 선배님이 좋게 봐주셔서 ‘슈퍼스타 KBS’ 코너에서 단역으로 출연할 수 있었어요.”

 그간의 경험과 노력은 그를 배신하지 않았다. 작년 KBS 26기 공채 시험에서 지금까지 갈고 닦은 개그들을 옴니버스 식으로 구성해 선보였고 결국 그토록 원하던 개그맨이 되었다. 그런 그에게 ‘감사합니다’ 코너는 각별할 수밖에 없다. 공채 개그맨이 되고 나서 수개월간의 단역 끝에 처음으로 주연을 맡게 된 코너였기 때문이다.

 “처음 컨셉은 정태호 선배한테서 나왔어요. 새 코너 아이디어 회의 중에 선배가, ‘교장 선생님 훈화가 길어져서 짜증나는데 갑자기 비가 와서 감사하다’라는 식의 얘기를 한 게 시초였죠. 거기다가 중독성 있는 리듬을 넣어서 개그를 만들면 괜찮지 않을까 했어요. 리듬도 여러 가지를 생각했었어요. ‘간 때문이야~’ 리듬을 쓸까도 생각해보고. 지금의 리듬은 현빈 씨의 ‘김수한무거북이와두루미~’를 차용한 거죠.”

 코너를 꾸준히 봐온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지금의 ‘감사합니다’는 초기와는 달라진 점이 많다. 의상은 검은 의상에서 흰 의상으로 바뀌었고, 율동도 생겼다. 이제는 빼놓을 수 없는 도입부에 ‘영어론 땡큐~’로 시작하는 리드 멘트도 추가됐다.

 “리드 멘트를 만든 건 제 아이디어였어요. 기존의 것은 어딘가 허전한 느낌이 들어서요. 앞에 말을 붙이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만들어봤죠. 처음에 선배들은 유치하다고 반대했지만, 그래도 전 재미있을 거라고 끝까지 밀었죠.”

 현재 이상훈 씨는 ‘감사합니다’의 아이디어 회의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인기에 힘입어 6개월 동안 계속 하 다보니 소재가 부족하기 마련이다.

 “한 편 분량의 아이디어를 짜는데 짧으면 하루, 길면 2~3일 정도 걸리는 거 같아요. 단순한 개그라도 매번 새로운 소재를 찾아야 하니까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이에요.”

 앞으로 어떤 개그맨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오래가는 개그맨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

 “가장 인기 있는 개그맨이 아니라도 좋으니 그저 사람들에게 ‘잘하다’는 말을 들고 싶어요. ‘이상훈’이 하는 코너라고 하면 ‘음, 재미있겠네’라는 말을 듣을 수 있도록 노력할 거예요.”

 그는 솔직히 지금의 자신에겐 스타성은 없다고 평했다. 개그맨은 자신만의 캐릭터가 중요한데 자신은 아직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도 그는 절대 기죽지 않는다.

 "아직 제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았잖아요. 제 특기는 콩트거든요. 앞으론 연극을 통해 얻은 연기력을 최대한 살려 정말 웃긴 개그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아이디어 회의로 바쁜 와중에도 그는 틈틈이 새 코너를 구상해 검사 맡고 있다. 자신의 특기인 콩트 위주의 코너라고 한다. 조금만 가르쳐달라고 하자 살짝 이야기해주며 그는 아이디어가 새어나가면 안 되니 비밀을 지켜달라며 신신당부했다.

 "아직 준비 중인 개그에요. 부족한 점이 많지만 통과돼서 꼭 여러분께 저의 새 개그를 선보이고 싶어요. 많이 기대해주세요.”

 개그맨이 되겠다는 열정 하나로 결국 꿈을 이뤄내고 진심을 다해 사람들을 웃기기 위해 노력하는 그는 우리에게 있어 참 ‘감사한’ 개그맨이다.

 

김도훈 기자kdh6290@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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