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은 취미삼아 사진을 찍는다. 지역별로 동호회가 있고 대학교를 포함해 고등학교에서는 사진찍는 것을 취미로 하는 동아리도 많다. 취미로도 할 수 있는 일을 굳이 직업으로 삼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진작가를 만나면 묻고 싶던 질문, ‘사진작가라는 직업을 갖게 된 이유는’.
“관광과로 입학을 했었죠. 하지만 군대에서 ‘내가 다른 사람보다 무얼 잘 할 수 있을까’ 생각한 끝에 결론을 내렸어요. 사진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그래서 제대 후에 사진 관련 학과로 편입을 하려고 했어요. 1년 정도 준비하던 중에 친한 형에게 연락이 왔어요. 서울에서 사진 찍는 일을 도와주지 않겠냐고요.”
그가 사진을 선택하게 된 건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부모님은 그의 고향에서 사진관을 하셨다.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사진관에서 일을 돕고 배워온 것이 그가 사진작가의 길로 들어서는데 많은 영향을 줬다.
“아버지께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사진작가로서의 고집과 자존심을 아버지께 배운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이 제 사진을 마음에 들어 해도 제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올 때까지 찍곤 하거든요.”
‘사진’이라는 결정을 한 그는 학교로 돌아가는 대신 상경을 택했다. 2006년부터 햇수로 6년차가 된 그.
“다양한 사진을 많이 찍지만 주로 패션잡지에 실릴 사진이나 지면광고, 영화포스터 등을 찍어요. 가끔 가수들의 앨범 자켓 사진도 찍죠.”
같은 사람이 찍어도 무엇을 찍느냐 혹은 무엇을 위해 찍느냐에 따라 결과물로 나오는 사진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그가 매번 다른 사진을 찍는 영감은 어디서 얻는 걸까.
“주로 영화나 미술작품들을 많이 보러 다녀요. 영화는 한 달에 4~5편 정도 보고 전시회도 빼놓지 않고 다녀요. 다른 작품 속에서 영감을 얻는 거죠.”
그는 자신이 얻은 영감을 통해 설명이 필요 없는 사진을 찍길 원한다. 사진작가가 갖춰야 하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셔터를 누르는 확실한 이유’라 답한 그. 사진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사진으로 말하는 것이 사진작가이기 때문이다.
“좋은 사진을 찍고 싶다면 사진작가들의 사진을 많이 보고 그만큼 자신이 많이 찍어봐야 해요. 동호회 등을 통해 사진을 찍어 공유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것보단 전문 사진작가들의 사진을 통해 자신의 눈높이를 높이는 게 중요하죠.”
사진작가. 사진, 영상, 미술 등 아무 것도 없는 것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사람, 소위 ‘예술을 하는 사람’ 특유의 자유로움이 그의 모습에서도 묻어나왔다.
“예술 쪽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자유로움을 원하는 것 같아요. 자유로운 게 하나의 특징이기도 하고요.”
그 역시 그랬다. 사진작가 일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문득 프랑스 파리로 떠나고 싶다고 생각한 그는 생각을 그대로 행동에 옮겼다.
“대학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은 때를 놓치지 말고 해외를 나갔다 오라는 거예요. 돌발적인 행동을 할 수 있고 다양한 생각을 가질 수도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얼어붙은 각얼음 같아요. 우리들 무의식 속에 ‘이건 해도 되는데 저건 하면 안 돼’와 같이 규칙이 정해져있는 거죠. 해외에서 직접 경험을 하고 많은 생각을 하면서 느낀 점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생각이나 행동이 얼어있다는 사실이에요. 20대라면 각얼음 같은 자신을 녹이는 과정이 필요하죠.”
파리로 떠난 그는 두 달여 동안 ‘패닉’에 빠져있었다. 자신이 생각하지 못한 환경과 문화를 접하면서 자신을 녹이는 과정을 겪었기 때문이다. 작업상 한 달에도 몇 번씩 해외출장을 떠나는 그는 대학생들에게 더 많은 세상을 바라보라고 권했다.
사진, 영상 관련 직업의 또 다른 특징은 짜인 시간이 없이 진행된다는 사실이다.
“출근시간은 9시인데 퇴근시간은 정해져있지 않아요. 새벽에 끝나는 경우가 일상이라 친구들과 약속잡기가 어려워지고 고향에 갈 시간을 내기 힘들죠. 한 달에 이틀만 쉬어요.
이틀간 그동안 하지 못한 일이나 밤샘작업으로 모자란 잠을 채우면 휴일이 끝나곤 해요.
하지만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어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으니 힘들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스튜디오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면 농담을 하곤 해요. 6개월일까 1년일까. 많은 사람들이 2년 이상 일하는 걸 힘들어해요. 그 전에 그만 두는 사람이 많죠. 매일 같이 야근하고 아침에 나와 일을 해야 하니까요. 누가 시킨다고, 혹은 관심만 가지고 달려들어서는 버티기 어려워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만큼 포기해야 하는 게 생기잖아요”라고 말했다. 그렇게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바쁜 일정 속에도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보였다.
그런 그에게 사진의 매력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찍는 것 자체요. 물론 다른 예술 작품보다 빠르게 결과물이 나오고 한 번 나온 작품은 계속 사용하기 쉽죠. 간단한 방법으로 이뤄지니까 일반 사람들이 다가가기가 쉽기도 하고요. 그래도 사진의 매력은 찍는 것 자체에요.”
그 대답에서 ‘천생 사진작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그의 꿈은 무엇일까
“궁극적인 목표는 다큐멘터리 작가가 되는 거예요. 우리나라 문화에 관심이 많거든요. 전문적인 지식과 제 기술을 접목시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어요.”
누구보다도 바쁘게 살고 있는 그. 인터뷰 내내 그에게서 보였던 자부심과 자신감은 그동안의 바빴던 시간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앞으로 열릴 그의 ‘바쁠’ 시간도 응원해본다.








김혜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