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봉독이 1g에 450만 원에 육박하던 시절 이전부터 봉독이 대중화된 지금까지 쭉 양봉에 관한 모든 것을 22년째 연구 중인 교수님이 우리 학교에 있다. 그는 바로 축산학과의 조성구 교수이다. 그와 벌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처음엔 벌을 무서워했습니다. 조교시절 다리가 아픈 적이 있었는데, 당시 은사님께서 봉침을 권해 맞아봤는데 효과가 엄청났습니다. 그때부터 벌의 매력에 빠지게 됐습니다”
그는 본격적인 양봉학 공부를 시작한 후로 벌에게로부터 여러가지 철학을 배우게 됐다고 한다.
“벌들의 사회에는 기본적인 생활의 질서가 잡혀있습니다. 희생정신, 근면성, 집을 보호하는 보호정신과 배타성과 같은 덕목을 배우게 됐죠”
또한 그는 꿀벌의 ‘봉독’이 가진 항생작용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가축농가에 적용했다. 양돈장, 젖소, 한우 농장에서 정기적인 시술로 친환경 축산물을 생산해서 많은 소득을 낸 것이다.
“아픈 가축에게 항생제 같은 화학약품 대신 천연 봉독을 이용해 치료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연구를 시작했고 곧 여러부위에 주입해 면역증가, 다발성 질환의 조기예방 등의 효과가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그의 양봉학 수업에서는 학생들에게 직접 봉침을 놓는 이색적인 광경을 볼 수 있다. 벌을 다루기 이전에 봉독에 대해 과민반응 유무검사를 해서 기절이나 호흡장애 등 위기상황에 대처해야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다.
“양봉학 실습 중 심한 구취가 나는 학생이 벌에게 “호”하며 바람을 불었는데 사실 벌은 냄새에 민감합니다. 구취가 나는 학생이 바람을 분 순간 벌이 순식간에 그 학생의 머리를 쏘게 됐죠. 학생은 당황한 나머지 벌을 손으로 잡아버려 향선을 자극해 주위에 벌들이 다 달라붙어 몇 방 더 쏘였습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 학생은 봉독에 대한 알러지가 없어 큰 이상은 없었습니다. 더 재미있는 것은 그 학생이 만성위장염이 있었는데 벌에게 쏘인 뒤 병이 낫게 됐다는 것입니다”
그는 벌에 쏘였을 때 대처방안도 알려줬다. “벌에 쏘였을 때는 그 부위에 충격을 주지 말아야 합니다. 벌을 튕겨서 떨어져 나가게 해야하죠. 벌을 건드렸을 때는 향선에서 분비물이 분비되는데 다른 벌들이 분비물의 냄새를 맡고 날아와 집단으로 공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벌은 빠른 행동을 잘 감지하므로 느리게 움직여야 합니다”
조 교수는 벌을 많이 다루다 보니 벌의 모습을 쳐다보기만 해도 벌의 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벌은 제 마음을 잘 알아줍니다. 제가 화를 내면 벌도 화를 내고, 제가 기쁘면 벌도 기뻐합니다. 벌은 제 친구이자 가족같은 존재입니다”
하지만 요즘 대기오염과 전자파, 기온 급변으로 벌의 수명이 단축되고 번식 또한 잘 되지 않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벌이 줄어들면 일벌이 수정이 되지 않고, 이로 인해 결국 식물도 사라지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을 막기위해 일단 사람부터 노력해야 합니다. 작은 습관 하나를 바꾸면 멸종돼가는 벌을 구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근면성실하고 사회성이 강한 벌의 모습을 우리 학교 학생들이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공동체 사회에서 벌처럼 서로 돕고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여, 자기 일을 열심히 해서 많이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박소슬기자 danzi27@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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