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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지희
“한 편의 좋은 시를 남기 시인으로 기억되길”
제 846 호    발행일 : 2012.04.13 

도종환 시인

2009년 직장인 백만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내 인생에 가장 간직하고 싶은 시 1위’에 선정됐던 시는 ‘담쟁이’다. 많은 직장인들에게 시를 통해 용기와 위안을 줬던 시 ‘담쟁이’의 작가는 청주에서 태어나 우리 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도종환(국어교육과卒·73) 시인이다. 그를 만나 그의 삶과 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도 시인에게 있어서 우리 학교는 ‘젊은 날의 좌절과 방황, 가난을 보듬어주고 나를 키워준 곳’이라고 한다.

그가 어린시절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은 바로 가난, 배고픔, 외로움이다. 가난으로 인해 배고프고, 부모님이 돈을 벌기위해 객지에 나가계셔서 외로웠기 때문에 유년시절의 아픈 기억이 많다. 이 때문에 학교를 오가는 강둑에서 자전거를 세워놓고 많이 울었다고 한다. 또한 남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혼자 모든 고통을 삭히는 날이 많았다.

“많이 힘들고 외로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아픔들이 시를 쓰는데 크게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그는 원래 화가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시보다는 미술에 관심이 많아 학창시절 미술반에 들어갔을 정도였다. 미대에 진학하고 싶었으나 가정형편으로 인해 사범대에 진학을 하게 됐다. 그가 대학에 진학할 당시만 해도 사범대는 등록금 전액을 지원해주고 졸업을 하는 동시에 학교선생님으로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학에 아예 관심이 없던 것은 아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지만 중고등학교 때부터 책을 많이 읽었다. 중학교 때는 학교에서 가장 책을 많이 읽은 학생으로 선정되기도 했었다”며 “미대에 진학을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국어교육과를 선택한 이유도 학창시절에 책을 많이 읽었기 때문이다”고 회고했다.

도 시인이 시를 처음 쓰기 시작한 것은 대학교 3학년 때.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만큼 치열하게 글을 쓰기 시작했다. 화가의 꿈이 좌절된 것을 문학으로 승화시켜 시를 더 잘 쓸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또한 그가 어린 시절 겪었던 좌절, 외로움, 절망, 소외 등도 시를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그가 시를 쓸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랑과 희망이다.

‘시인’하면 따로 집필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는 ‘아무데서나’ 시를 쓴다고 한다. 길을 걸어가다가도 쓰고, 일을 하다가도 쓰고, 심지어 교직에 있을 때는 시험 감독을 하다가도 시를 쓴 적이 있다.

“삶의 현장 어디서든 영감이 떠오르면 그 자리에서 시를 써내려간다. 또한 주로 자연, 사물, 인생 등에서 영감을 얻기 때문에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제 시의 주제가 된다”

그는 인생이 학교라면 가장 필요한 과목은 행복, 사랑, 이별이라고 말했다. 각자 자기 자신이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알아가야 하는 것이므로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20대 때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20대 시절이 앞으로 살아갈 인생을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뒤돌아 봤을 때 ‘나는 20대에 이렇게 살았다’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도록 열정적으로 사시길 바란다”

덧붙여서 학생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모든 꽃에는 피는 시기가 있듯이 사람도 다 자기에게 맞는 시기가 찾아오니 성공에 대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한 중심에서 피는지, 변두리에서 피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디에 있든지 얼마나 아름답게 피는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이번 4·11총선에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당선돼 제19대 국회의원이 됐다. 비례대표에 나가면서 그는 많은 고민을 했다. 바로 문학을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과 다시 돌아와 문학을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독자들이 실망할까봐 망설였지만 비례대표로서 문화예술계를 대변하고 봉사하며 4년을 보낼 계획이다. 그리고 물론 시 집필은 계속할 것이다. 칠레의 민중 시인이자 사회주의 정치가인 파블로 네루다처럼 정치와 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다”

한 편의 좋은 시를 남긴 시인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밝힌 그. 윤동주하면 ‘별 헤는 밤’, 이육사하면 ‘서시’같이 도종환 하면 떠오르는 시가 나오길 기대해본다.

홍지희 기자 hjh38124@cbn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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