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식과 단답형 문제를 풀기 위해 공부하던 고등학생 시절과는 달리, 대학생이 되어 받는 과제는 A4용지 몇 장 분량의 리포트이고 시험문제는 서술형이다. 번번이 글이 늘지 않아 고민을 하지만 결국 갖게 되는 생각은 ‘어렸을 때 책 좀 더 읽을걸…’하는 반성뿐이다. 지금 와서 책을 손에 잡자니 무슨 책을 먼저 읽어야 할지, 정말 이렇게 하면 글이 늘지 의문만 생기기 쉽다. 우리의 이런 고민과는 달리 여기 책이 좋아 독서경영교육 회사를 차린 사람이 있다. 독서경영교육회사 ‘행복한상상’의 신기수 씨를 서울역 부근 사무실에서 만났다.
신기수 씨를 만난 건 작은 사무실에서였다. 독서경영교육회사답게 작은 사무실은 많은 책들로 가득 차 있었다. 독서와 경영, 공통점이 없을 것 같은 이 두 단어를 조합해 독서경영교육회사를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원래는 대기업 홍보팀에서 일을 했어요. 전공은 법학이었지만 글 쓰는 일을 좋아해 홍보 일에 재미를 붙이고 일했죠. 하지만 그러다 문득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졌어요.”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며 회사를 나왔다. 그가 좋아하는 것은 바로 ‘책’이었다.
“고등학생 때 주변에 그런 친구들 하나씩 있죠? 형같은 친구. 저한테도 그런 친구가 있었어요. 그 친구가 제게 가장 먼저 소개해준 책은 심훈의 ‘상록수’였어요. 그 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책을 옆에 두고 살고 있죠.”
자신이 좋아하는 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회사를 나오긴 했지만 당시 그의 나이는 이미 30대 중반. 다른 회사에 새로 취업하기 어려운 나이였다.
“먼저 출판교육기관에서 교육 강좌를 수강했어요. 무언가 시작하기 위해 새로운 것을 배우는 도전의 시작이었죠. 그러면서 출판업계 사람들과 친해졌고 책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됐어요.”
글쓰기와 말하기의 기본, 즉 그 배경틀이 책이라는 생각. 그에게 독서경영교육회사라는 새로운 비전을 떠올리게 했다. 그가 말하는 ‘독서경영’은 일반적으로 경영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과 차이가 있다.
“제가 생각하는 독서경영이란 경영적 관점과 달리 개인적 관점에서 다가간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자신을 경영한다. 자기 자신을 개발하도록 도와주고 그 속에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교육회사인 거죠. 요즘 흔히 쓰이는 사회적 기업, 착한 기업이라 생각해주시면 쉬울 것 같은데요?”
‘행복한상상’은 책과 관련한 모든 일을 하고 있다. 책을 친근하게 여기고, 책을 좋아하도록 도와준다. 책의 줄거리를 짧게 간추려 말하는 ‘북스피치’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좋은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한 권의 책을 읽는 것과 같다는 의미의 ‘휴먼라이브러리’라는 소규모 강연을 열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그는 ‘rws’라는 브랜드를 만들기도 했다. rws는 reading-writing-speech 세 과정을 통합한 프로그램이다. 이를 바탕으로 독서법, 글쓰기, 말하기를 상담해주고 교육해주고 있다. 이에 신기수 씨는 대학교나 문화예술단체, 기업 등에서 책을 통한 자기계발, 독서토론, 팀웍 향상을 위한 글쓰기 등을 진행하고 있다.
그에게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 가장 쉬운 방법은 무엇일까.
그는 블로그 글쓰기를 추천했다. 글이 늘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글쓰기가 아니라 객관적인 글쓰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블로그 글쓰기와 같이 객관적인 글쓰기를 할 경우, 객관적인 정보를 위해서 많은 사전지식을 공부하게 되기 때문에 덤으로 많은 분야에 대해 공부할 수도 있다.
“글을 쓰기 전에 글감을 목록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글은 1~2시간 안에 쓸 수 있는 글이 좋아요. 더 길어지면 부담이 되잖아요.”
블로그 글쓰기를 할 경우 댓글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호응을 얻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과 서로 의견을 나누며 의문점이나 반박 등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다. 글쓰기를 통해 생각의 깊이도 깊어질 수 있는 것이다.
책이 좋아 책과 함께 일하고 있는 그. 그에게 20대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을 물어봤다.
“칩히스와 딥히스가 쓴 ‘스틱’이라는 책을 추천해요. ‘스틱’이란 평생에 남는 말, 마음을 사로잡는 이미지 등이 사람의 뇌리에 꽂히는 형상을 의미하죠. 이 책은 저자들이 스티커 메시지를 분석해 만든 책이에요. 메시지를 보다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형태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니, 학생들이 읽기 좋을거에요.”
김훈의 대하소설 ‘남한산성’ 역시 그가 추천 도서다. 또한 읽기 어려운 고전부터 시작하기 보다는 입문서부터 읽기를 바란다고 했다. 책에 대해 새로운 재미와 흥미를 가지는 것이 우선시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책을 읽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많은 사람들이 책읽기를 소홀히 하면서 상대방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 어려워 진 것 같아요. 하지만 책을 읽는 건 어렵지 않아요. 양이 질을 담보한다는 말처럼 일단은 다양한 분야에 책을 읽었으면 좋겠어요. 책의 구조가 곧 말의 구조거든요.”
책에 관해서는 모르는 것이 없는 그. 앞으로도 착한 기업으로 많은 사람들이 책에 다가갈 수 있는 흥미를 이끌어 주길 바란다.
김혜리 기자 aahyery@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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