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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민
시각장애인 의사에서 ‘장애인 건강권 지킴이’까지
제 854 호    발행일 : 2012.11.06 
국립암센터 암정책지원과장 박종혁 박사(의학과卒·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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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급 시각장애인인 국립암센터 암정책지원과장 박종혁 씨는 ‘장애인 건강권 지킴이’로 불린다. 그는 작년 12월 3일 ‘세계 장애인의 날’을 맞아 한국장애인인권상위원회가 수여하는 ‘2011 한국장애인인권상’ 인권실천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2010년 보건복지가족부가 수립한 ‘건강증진종합계획 2020’의 위원으로서 장애인의 건강증진 분과를 신설해 장애인 건강권을 보장하고 이를 위한 정책을 제안한 점이 높이 평가된 것이다.
“평소 사람들은 장애인 인권을 생각하면 소득보장을 많이 떠올리세요. 그러나 최근 들어 장애인들은 소득보장보다 의료보장을 더 원하는 추세에요. 장애인 일자리가 확대됨에 따라 소득은 어느 정도 안정되었지만 의료보장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인거죠. 장애인의 건강증진, 질병예방, 스트레스 관리, 삶의 질도 소득만큼이나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 말이에요”
이처럼 그는 오늘날 ‘장애인 건강권 지킴이’로서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위원, 실명퇴치운동본부의 기획 및 정책팀장 등을 맡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실 그는 어려서부터 망막색소변성증을 앓아왔다. 사물을 볼 수 있는 시야가 매우 좁으며 어두운 곳에선 사물을 거의 볼 수 없다. 그러나 사람이라면 누구나 극복해야 할 과제가 있듯이 그에겐 ‘시각장애’가 그 과제일 뿐이었다. 이 때문에 그는 주어진 일에 항상 최선을 다하며 남들보다 몇 배로 더 노력했다. 마침내 그는 1996년 우리 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했고 이후 서울대 대학원 보건학과 석사과정을 거쳐 2008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볼 때, 언어와 외국어 영역 지문을 읽는 것이 너무 힘들었어요. 나름의 노하우를 발휘했지만 결국 마지막 10문제를 다 찍었어야만 했죠. 그러나 이 때문에 평소 수리와 과학탐구 영역을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뒀고 이를 통해 언어와 외국어 영역을 만회할 수 있었어요. 또한 의대 진학 후 해부학을 배우는데 부위별 시체가 잘 보이지 않는 거에요. 그래서 그냥 교재 그림들을 통째로 외워버렸죠”
이처럼 위기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대응했고 이러한 과정들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그가 존재할 수 있었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면 항상 ‘방법’이 있기 마련이에요. 이 세상에서 나만 힘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항상 포기하지 말고 ‘방법’을 찾아야 해요”
그는 대학시절부터 장애인 건강권에 관심이 많았다. 실명퇴치 운동을 비롯해 수많은 장애인 건강권 운동에 앞장섰다. 이에 따라 졸업 후, 환자들을 직접 치료하는 임상의사가 아닌 국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현 의료체계와 관련된 모든 현상들을 분석하고 더 나은 의료체계를 모색하는 ‘의료관리학’의 길을 택했다.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을 거쳐 현재 그는 국립암센터 암정책지원과 선임연구원으로서 암과 관련된 의료체계 및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더불어 여전히 장애인 건강권 보장에도 앞장서고 있다. 수십 건의 논문을 통해 장애인 건강권과 관련된 문제점을 지적해오고 있으며 또한 장애인의 건강 보호 및 보건에 관한 법률을 만드는 데 참여하고 있다.
“저는 의사이자 시각장애인이에요. 의사의 관점에서 장애인의 시각을 바라볼 수 있죠. 그들의 의료보장을 위해 제가 앞장서고 있을 때, 제일 뿌듯함을 느껴요. 이제는 그동안 받아온 도움을 저랑 비슷한 사람들에게 돌려주고 싶어요”
그리고 그에겐 또 다른 꿈이 있다. 바로 후배들을 위한 강연을 하는 것이다.
“우선 지금처럼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기회가 온다면 모교에서 후배들에게 제가 걸어온 길을 바탕으로 강연을 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선배로서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그는 ‘Vision’, 'Venture', 'Victory' 즉, '3V'를 강조했다.
“희망과 꿈을 갖고 끊임없이 도전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뜻을 담고 있어요. 물론 도전하다 보면 실패할 수도 있죠. 그러나 거기서 멈추지 말고 끊임없이 노력하다 보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거에요”

강승민 기자 goanywhere@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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