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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지수
[사람이슈]불굴의 의지녀, 새로운 인생을 요리하다
제 866 호    발행일 : 2013.09.16 
<마스터 셰프 코리아 시즌2> 백성진 씨

<마스터 셰프 코리아 시즌2(이하 마셰코2)>에서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열정적으로 자신의 요리를 선보이며 대중들의 찬사를 받은 백성진 씨. 선천적 질환으로 걷지 못하던 그가 두 발로 서서 자신의 요리로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을 나누기까지, 그의 파란만장했던 삶의 부분들을 들어봤다.

 

 

  “선천적 장애로 초등학교 6년을 어머니 등에 업혀 등하교를 했어요. 안산에 위치한 장애인 고등학교로 들어갈 때까지 다리를 고치기 위한 노력은 끊이지 않았죠” 
  태어날 때부터 걷지 못한 그의 다리를 고치기 위해 가족들의 노력은 계속됐다. 그의 부모는 딸의 다리를 고치기 위해 집과 땅을 팔고 월세집을 전전하며 생활하면서도 수술을 포기하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전신마취를 하고, 다리를 몇 번이나 헤집었는지 몰라요. 집에 돈이 없어질 때까지 다리를 고치기 위한 수술을 포기하지 않았죠. 결국 집에 돈이 다 떨어졌을 때에도 부모님과 저는 포기하지 않았어요”
  그와 그의 부모는 어떻게든 다리를 고치겠다는 생각 하나로 전국에 있는 대학병원에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그들이 간절한 사연을 적은 편지를 보낸지 3개월 후, 신촌세브란스 병원과 한국심장재단에서 수술을 지원해 주겠다는 연락이 왔다. 위험한 수술이라 발을 절단해야 할 수도 있다는 조건에도 불구하고 두 발로 서겠다는 그의 의지는 막을 수 없었다. 그의 나이 19살, 힘든 대수술을 치룬 끝에 그는 두 발로 땅을 짚고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제2의 인생을 얻은 셈이었다.
  새로운 인생을 선물받고 난 후 그는 소중한 인생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하며 평소 관심이 많았던 제과제빵과로 진학했다. 
  “신체적인 조건 때문에 꿈꿀 수 있는 진로는 아니었죠. 부모님께서는 항상 ‘넌 앉아서 할 수 있는 직업을 택해야 해’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씀하셨고, 학창시절에는 그에 따라 변호사, 약사를 목표로 공부만 죽어라 했던 기억이 있어요. 하지만 빵을 만들기 시작하면서는 ‘이게 정말 천직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는 시간 이외에는 온통 빵 생각 밖에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는 일본으로 제빵을 배우러 가면서 예기치 못한 인연으로 잠시 그 꿈을 놓아야만 했다.
  “제가 일본으로 처음 건너올 당시, 양손에는 단돈 만 2천엔(약 14만 원 정도)이 들려있었습니다. 정말 멋진 제빵사가 되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왔는데, 제빵학교의 학비를 부담하려면 일을 해야 했어요. 매일매일 면접을 보러가고 길에서 노숙을 하다가 결국 직장을 구했고, 그렇게 학비를 버는 도중 신랑을 만나 결혼하게 됐어요. 결혼을 하면서부터 제빵을 잠시 뒤로 하고 요리를 시작했어요. 본격적으로 요리에 뛰어들 생각은 아니었지만 조금씩 배우며 하다 보니 요리의 매력에 빠지게 됐죠”
  그가 느낀 요리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요리를 하면서 느끼는 보람에 그 매력이 있다고 말한다.
  “모든 요리사가 그럴 거에요. 제 음식을 드시는 분들이 ‘맛있다’, ‘맛있어 보인다’는 말 한마디가 정말 큰 보람을 느끼게 해주죠. 요리라는 건 혼자만 느끼는 행복이 아닌 드시는 분과 함께 행복을 나눌 수 있는 가장 보람찬 직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그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는 무엇일까. 그는 ‘일본식 조림’을 꼽았다.
  “처음 일식을 접하면서 간장, 미림, 설탕 딱 이 세 가지만 넣었는데 신기하게도 정말 맛있었어요. 우리나라 조림에는 기본 10가지 정도의 재료는 넣어야 ‘조림이구나’ 하잖아요. 심플한 재료만으로 제 맛을 낼 수 있는 ‘일식-와쇼쿠’가 제 요리의 모토라고 할까요?”
  그는 현재 ‘구츠구츠’라는 닉네임으로 다양한 일본식 요리와 도시락 레시피를 전하는 유명한 요리 파워 블로거이기도 하다. 그가 블로그를 처음 시작한 것은 큰 딸이 8개월이 되던 때다.
  “결혼과 동시에 큰 아이가 생기고, 저는 그대로 전업주부 생활을 해야 했어요. 하지만 항상 가슴에는 아직 태워보지도 못한 꿈과 열정이 꿈틀대고 있었죠. 그렇다고 가정을 내팽겨치고 꿈을 좇을 수는 없었어요. ‘내가 집에서 아이와 남편과 행복하게 꿈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던 중, 한국의 지인에게 일본요리에 대한 레시피 요청이 있었어요”
  그는 어떻게 하면 조금더 자세히 포인트를 짚어 레시피를 설명할 수 있을까 궁리하다가 결국엔 사진이 들어간 레시피를 만들었다.
  “그 작업이 너무도 재밌었고 더 많은 요리를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블로그를 시작하게 됐어요. 제가 느낀 요리의 매력과 행복, 보람을 공유하는 새로운 장을 찾은 것이죠”
  요리에 대한 그의 열정은 그가 올해 있었던 <마셰코2>에 출연해 최종 TOP 14에 뽑히며 인정받을 수 있었다. 그에게 <마셰코2>는 값진 경험으로 더 큰 성장의 발판이 됐다.
  “<마셰코2>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정말 즉흥적인 이유였어요. 시즌 1에서 요리만을 위해 달릴 수 있는 사람들이 부러웠고, 시즌 2의 모집광고를 봤을 때 '지금이 아니면'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바로 신청을 했지요. 마셰코2에서의 도전을 통해 그동안 요리에 가지고 있던 문제점들을 확실하게 찾아낼 수 있었어요. 그래서 일본에 돌아와서는 일식뿐 아니라 많은 분야에 도전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체적 불편함을 극복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며 인생을 즐기는 그가 마지막으로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제 20대는 서바이벌 그 자체였어요. 하지만 제가 주저앉을 수 없던 이유는 온전치 않지만 두 다리로 설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어요. 많은 환자분들 중 저란 사람을 위해 후원받은 수술비가 쓰였고 그로인해 저는 새로운 인생의 기회를 얻었죠. 저는 그만큼의 빚을 지고 살아갑니다. 여러분의 인생은 정말 소중해요. 저는 두려움을 버리고 무모하리만큼 많은 도전을 해왔어요. 많이 울고, 아파하고, 다쳐봐야 더욱 단단하고 안정된 미래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가만히 누워서 감 떨어지기를 기다리고만 있기엔 청춘이 아깝잖아요!”
  사회에서 받은 도움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었다는 그는 자신이 받은 따뜻함을 사회에 돌려주고자 한다. 이제 그는 곧 아이들을 위해 만든 유아식 책 ‘마마스 카페’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그의 바람대로 이번 책의 수입금은 100% 결식아동들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빛나는 열정이 이룩한 그의 인생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용기와 감동을 주며 새로운 인생을 선물하고 있다.
 

남지수 기자
jeesoo0722@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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