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해커’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바이러스, 무단침입 같은 단어가 떠오른다. 하지만 ‘해커’는 사전적으로 ‘컴퓨터 시스템에 대하여 강한 흥미를 갖고 전문적으로 연구해 뛰어난 실력을 갖춘 사람’이란 뜻을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세계 3대 해커라는 타이틀이 붙은 사람이 있다. 현재 모바일 보안업체인 ‘에스이웍스’ 홍민표 대표다. 생소할 수도 있는 직업을 가지고 우리나라뿐만이 아닌 세계로 역량을 펼치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가 처음 ‘해커’라는 직업을 알게 된 건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당시 처음으로 컴퓨터를 접하게 된 그는 문득 ‘다른 사람이 자신의 컴퓨터에 들어와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호기심이 생겼다고 한다.
“그런 관심을 가지고 해외 게시판(*BBS)에 접속했는데 그곳에서 해커라는 직업을 처음 접하게 됐어요. 그리고 당시 ‘해커스’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그 영화를 본 순간 ‘이것이 내가 상상하던 세계다’라는 느낌을 받았죠. 그래서 점점 더 흥미를 느끼고 빠져들게 된 것 같아요”
현재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가장 먼저 뜨는 타이틀은 바로 ‘세계 3대 해커’다. 그는 이 타이틀에 대해 ‘부끄럽다’고 얘기했다.
“그 타이틀을 제가 직접 얘기한 적은 없어요. 어느 날부터 제 이름 옆에 그런 타이틀이 붙기 시작했는데 아직도 너무 어색해요”
이렇게 큰 명성을 얻기까지 수많은 노력이 있었다. 그에게 어떠한 노력을 해왔느냐는 질문을 하자 그는 ‘노력하는 자가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을 꺼냈다.
“딱 저에게 맞는 말인 것 같아요. 이 분야에 종사하면서 한 번도 즐겁지 않은 적이 없었어요. 제 스스로 즐겁게 일을 하다 보니까 실력은 자연스럽게 따라온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해커라는 직업이 즐겁지만은 않을 때가 있다. 일반인이었다면 몰랐을 정보까지 얻게 되는 때이다.
“예를 들어 여자친구의 이전 행적들이나 주변 사람들의 숨겨진 이야기, 정보들까지 모두 알아버리는 경우가 있어요. 살다보면 몰라서 더 편한 것들이 있기 마련인데 그러지 못하죠. 또 항상 새로운 것을 연구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어요.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기 어려울 땐 변화를 이끌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정말 힘든 순간의 연속이였죠”
사실 ‘해커’는 홈페이지 테러, 정보 해킹 등과 같은 사이버 범죄를 일으키는 사람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해커’라는 직업은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
“언론에서 ‘XX페이지에 해커가 불법으로 침투했다’라는 식의 말에서 이미지가 변형되기 시작한 것 같아요. 통상적으로는 ‘크래커(Cracker)가 우리가 흔히 해커라 부르는 쪽인데, 뭉뚱그려 모두 해커라고 부르는 이유에서도 나쁜 인식이 시작됐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외부요인에 상관없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죠”
앞서 언급했듯이 해커에도 두 부류가 있다. 우리가 흔히 해커라 부르는 블랙 해커(Black Hacker)와 그에 맞서는 화이트 해커(White Hacker)다. 블랙 해커의 경우 금전적인 이익을 취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화이트 해커는 보안 취약점 연구를 통해 다른 해커들의 공격을 막는 사람이다. 현재 그는 화이트 해커로 활동하며 보안을 위해 힘쓰고 있다.
“화이트 해커나 블랙 해커는 연구하는 분야에 대해선 크게 차이는 없어요. 하지만 목표와 방향성 자체가 다르죠. 자신의 재능을 선의로 사용하느냐 악의로 사용하느냐에 좌우되는 것이죠”
현재 그는 사이버 보안에서 뻗어가 모바일 보안에도 힘쓰고 있다. 그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보안업체인 ‘에스이웍스’에 대표로 활동하는 중이다.
기존에는 안티바이러스 백신 위주의 보안에 힘썼다면, 최근에는 모바일에 대한 위협이 더 본격화될 것이라는 생각에 애플리케이션 자체 보안에 힘쓰고 있다.
“‘에스이웍스’는 개발사들 위주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췄어요. 개인정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스마트폰 앱 자체에 대한 보안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기존 멤버들과 함께 합심해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좀 더 자유로운 사업을 위해 ‘에스이웍스’로 새 출발을 하게 된 거죠”
그는 우리나라 모바일 보안계의 대표주자로 활동하면서 그와 관련된 강연도 많이 다닌다. 강연을 다닐 때마다 그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무엇보다 ‘본인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인에게는 신뢰하는 소프트웨어 혹은 애플리케이션 설치 그리고 무분별한 경고창 클릭 등을 조심하라고 얘기해요. 해킹에 대한 피해는 불가항력으로 당하는 부분도 있지만 무엇보다 자기 스스로 조심해야 하는 점이 커요. 왜냐하면 공격자들은 사용자들의 허술한 틈을 노리거든요”
아직은 많은 사람들에게 낯설기만 한 ‘화이트 해커’. 이 직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그는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보안전문가라고 하는 사람은 교도소 담벼락 위에 서 있는 것과 같아요. 자칫 잘못하면 교도소 안으로 떨어져 버리죠. 그만큼 자신의 중심을 잘 잡고 윤리적으로 잘 해야 해요”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즐기면서 살길 바래요. 그리고 너무 조급해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사회에 나오면 정글이에요. 이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잘 버티고 잘 즐기는 자가 살아남는다고 확신할 수 있어요”
덧붙여 그는 모바일 보안이나 개발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언제든지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늘어나는 스마트폰 범죄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싸우는 ‘화이트 해커’ 홍민표. 그의 앞으로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BBS(Bulletin Board System) :전자게시판. PC통신에서 불특정 다수의 사용자들이 컴퓨터를 통해 정보와 비상업적인 프로그램을 서로 공유하기 위한 시스템을 말한다.
류도연 기자
tjdwls9933@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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