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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은
[사람이슈]손끝에서 피어나는 행복, 얼굴 위에서 완성돼죠
제 874 호    발행일 : 2014.03.17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정샘물 메이크업 아티스트

우리나라 모든 여성들이 원하는 메이크업 기법인 ‘투명 메이크업’을 탄생시킨 사람이 있다. 바로 정샘물 메이크업 아티스트다. 대중들에게 ‘신의 손’이라 불리며 전지현, 수지, 송혜교 등 우리나라 톱스타들의 깨끗한 피부를 만들어내는 최고의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그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던 그는 화가가 되기를 꿈꿨다. 그러나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화가의 꿈을 마음껏 펼치기란 쉽지 않았다. 꿈에서 점점 멀어져 갈 때쯤 새로운 방향으로 그를 이끈 것은 바로 ‘메이크업’이었다.
  “그림을 그리는 것과 메이크업의 차이는 그림을 그리는 대상이 평면인지 입체인지에 대한 것뿐이었어요. 선을 그리고 풍부한 색을 표현하는 메이크업 과정이 화가들의 일반적인 작업 과정과 똑같더라구요”
  현재 <겟잇뷰티> 등 무수한 뷰티 프로그램으로 인해 대중에게 친숙해진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직업 중 하나가 됐다. 그러나 20여 년 전, 그가 메이크업을 시작할 때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는 개념이 잡혀있지 않았다. 하찮게 여겨지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는 자리로 인해 그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들을 견뎌내야 했다.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이쪽 일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부정적이었어요. 제대로 된 직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죠. 일한 만큼 돈을 받는다거나 적절한 대우를 받을 생각은 아예 하지 못할 만큼 힘든 길이었어요. 무보수로 일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한 달 평균 30만 원 정도 되는 수입에도 감사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이크업에 대한 그의 애정은 현실의 벽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걷는 데 큰 힘을 줬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의 꾸준한 노력을 펼친 결과 그는 미용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이는 곧 훌륭한 수입원으로 이어져 자신의 이름을 내건 뷰티샵을 오픈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며 승승장구하던 그에게 갑작스럽게 슬럼프가 찾아왔다.
  “본격적으로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일을 시작하면서 앞뒤 안 보고 정말 미친 듯이 달렸어요. 나에게 들어오는 모든 일을 내가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일이 재미있고 좋으니까, 또 잘하고 싶은 욕심도 커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의 양을 초과한 거에요. 일과 나 사이의 조절을 잘 못 하다 보니 건강이 굉장히 나빠졌어요. ‘내 일을 건강 때문에 못하게 될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어요. 정말 아찔했죠”
  결국, 그는 슬럼프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미국 유학을 택했다. 쉼 없이 달려온 그의 삶을 다시 돌아보고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의 입지를 더욱 견고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갑작스러운 결정이었지만 자신을 위해서 꼭 거쳐야하는 과정이었다.
  “미국에 있으면서 순수 미술을 전공했어요. 화가가 되는 길을 접고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길을 선택했기 때문에 20대에 이루지 못한 순수 미술에 대한 열망이 남아있었거든요. 하지만 순수 미술을 선택한 이유 역시 메이크업 연장선상에서 생각한 거에요. 메이크업과 순수 미술이 유사한 점이 굉장히 많았거든요. 그래서 순수 미술을 공부하면서 메이크업 아트를 더 발전시킬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죠”
  4년 반 동안의 미국 유학은 성공적이었다. 유학 후 이전에는 시도해보지 않았던 과감한 메이크업을 시도해보고 화장품 브랜드 뮬(MULE)을 론칭하기도 했다. 계속된 도전은 그를 대한민국 최고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는 자리에 도달하도록 만들었다.
  한편, 그는 현재 다양한 뷰티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Wet & Dry', 'Warm & Cool' 등의 메이크업 기법을 소개해 많은 여성들의 뷰티 멘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한 SNS나 유튜브 등 온라인을 통해 메이크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에서 그는 자신만의 메이크업 노하우를 100% 공개하고 있다.
“제가 사람들과 소통을 하면서 메이크업 노하우를 공개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하나는 한류열풍과 함께 떠오르는 케이 뷰티(K-Beauty)를 배우려하는 외국인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이에요. 여러 가지 여건상 직접 배우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제가 알려드리는 거죠. 또 다른 이유는 노하우 공개가 제 메이크업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에요. 노하우를 다 공개하다 보면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절대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노하우를 알려주면 머릿속에서 정리되지 않았던 메이크업 방법이 정리가 되거든요. 이렇게 하나씩 정리를 하다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그 과정이 계속 반복되다 보면 메이크업 노하우에 한계가 생기지 않죠”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2014년 메이크업 트렌드는 무엇일까. 그는 올해의 트렌드는 트렌드가 없는 것이 트렌드라고 말했다.
  “몇 년 전부터 ‘이게 트렌드다’라고 말할 수 없게 굉장히 다양한 메이크업 트렌드가 쏟아져 나오고 있어요. 제 SNS나 유튜브, 혹은 다른 아티스트의 메이크업 정보를 쉽게 구할 수 있고 이러한 과정에서 대중들이 자신의 호불호를 확실하게 인식하게 된 거죠. 결국은 유행을 따라가지 않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을 트렌드라고 말할 수 있어요”
  그는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 학생들에게 자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을 하며 진정한 행복을 찾아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하고 싶은 일은 있지만 주변의 인식 때문에 시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타인의 인식은 중요하지 않죠.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은데 내 행복을 누군가와 타협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이 메이크업 트렌드인 것처럼 내면을 깊게 들여다보고 내가 정말 하고 싶고,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열심히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길을 꿋꿋이 걸어왔듯이 흔들림 없이 계속 전진하다보면 학생들도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거에요”
  오늘도 많은 사람들의 얼굴에 자신의 행복을 그리고 있을 정샘물 메이크업 아티스트. 살아 숨쉬는 명작을 만들며 하루하루 설레는 삶을 살아가는 그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최영은 기자
choyouneu@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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