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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규빈
[충북대인사이드] 언어로 소통하는 인재를 만드는 전문가
제 874 호    발행일 : 2014.03.17 
노어노문학과 교수 나탈리아 블라슈크

만국 공통어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을 이해하려면 그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를 알아야 한다. 우리 학교에 대화를 위한 언어에 그치지 않고 소통을 위한 언어를 가르치는 외국인 교수가 있다. 스튜어디스를 꿈꾸던 평범한 러시아 소녀에서 국경을 넘어와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러시아어를 가르치는 나탈리아 블라슈크 노어노문학과 교수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처음부터 교수가 꿈이었던 건 아니었어요. 하고 싶은 일은 따로 있었죠. 교수와는 너무 다른 직업이지만 저의 어릴 적 꿈은 스튜어디스였어요” 자신의 꿈이 무엇이었는지 물어본 사람은 처음이라며 그는 쑥스러운 듯 말했다. “스튜어디스가 되고 싶었던 이유는 유니폼을 입은 그들의 아름다움에 매료됐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여행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맞는 직업이라고 생각했 
었죠” 
  그렇다면 그는 왜 스튜어디스가 아닌 교수의 길을 택했을까? 그 이유는 그의 어린 시절에 있다. 어렸을 적 그의 부모님은 모두 교수였다. 그의 아버지는 역사를 가르치는 역사학자였고, 어머니는 지금 그와 같이 외국인들에게 러시아어를 가르치는 언어학자였다. “제가 스튜어디스의 꿈을 접고 교수가 된 것은 부모님이 모두 교수였던 영향이 커요. 하지만 교수가 되라고 강요하지는 않았어요. 다만, 스튜어디스가 되는 것보다 교수가 되는 것이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자주 말씀하시긴 했죠”
  그는 교수가 되기로 마음먹은 후 아버지를 따라 역사를 전공할지 어머니를 따라 러시아어를 전공할지 고민했다고 한다. “결국 제가 러시아어를 전공해서 여러분을 만나고 있는 이유는 러시아문학을 사랑했기 때문이에요. 어릴적부터 어머니에게 러시아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문학작품도 수없이 접했거든요”
  그는 교수가 되기로 마음먹고 나서 바로 한국 학생들을 가르치게 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원래 베트남에서 일하기로 됐는데 사정이 생겨서 일이 틀어졌고, 우연히 한국에 오게 됐어요. 그 전에 러시아와 한국이 처음 협약을 맺었을 때 한국학생들이 러시아로 유학을 왔었고, 그때 한국학생들을 가르친 경험이 있었어요. 이 경험 덕분에 한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무척 편하고 좋았어요. 이런 과정을 통해 2006년부터 충북대학교와 인연을 맺게 되었고 지금까지 여러분과 함께하고 있지요”
  하지만 한국과 전혀 다른 나라에서 온 그의 한국생활은 생각처럼 순탄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처음에는 어려운 점이 정말 많았어요. 문화충격을 많이 받았죠. 첫 번째로 음식이 너무 맞지 않았어요. 한국음식은 러시아음식과는 다르고 너무 매웠죠. 음식도 음식이지만 완전히 다른 언어도 한국생활에 적응하는 데 발목을 많이 잡았어요. 한국어를 읽고 이해할 수는 있었지만 정작 발음을 하면 한국사람들이 알아듣지 못해서 의사소통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죠”
  그는 음식과 언어뿐만 아니라 한국 사람들의 예의범절도 놀라웠다고 말했다. “러시아에도 예의범절 문화가 있긴 하지만 한국과는 차이가 좀 심하다고 생각했어요. 너무도 깍듯한 한국학생들의 태도는 상당히 놀라운 광경이었죠. 지금은 적응이 됐지만요”
  한편, 그는 우리 학교 학생들이 러시아나 유럽학생들에 비해 학업에 진지하게 임하긴 하나 항상 공부만 하는 경향이 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한국학생들이 열정적이라고 생각하고 높게 평가하지만 휴일에도 열려있는 도서관 모습은 꽤 충격적이었죠. 학업에 진지하게 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업 외에 자신만의 무언가를 하면서 꿈을 찾는 것도 학업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었어요”
  그는 학생들이 언어를 학습하는 태도에 대해 “우리 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한국 학생들은 언어를 단순히 대화의 수단으로만 인식한 채 배우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가르치는 회화수업만 하더라도 학생들이 눈을 마주치며 소통하려고 하기보다는 그저 하나의 완성된 문장만 만들려고 애쓰는 모습이 많이 보여요. 언어는 대화를 위해 필요한 수단임에는 틀림없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대화하는 사람 간의 소통이라고는 것을 꼭 알았으면 좋겠어요”라고 아쉬움과 더불어 당부를 전했다.
  그는 우리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학생들이 서서히 발전하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처음 저의 수업을 들어오는 학생들은 눈만 동그랗게 뜬 채 한마디도 하질 못하고 저를 쳐다보기만 해요. 그러던 학생들이 1년, 2년 세월이 지나고 나면 더듬거리기는 하지만 제 눈을 바라보면서 한마디씩 하고 있어요. 책상만 바라보면서 유창하게 말을 하는 학생들보다, 말하는 사람과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는 학생들을 지켜볼 때가 가장 뿌듯합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작은 성공이라도 성취해 나가길 바라며 꼭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진심어린 마음을 전했다. 단순히 말하는 방법이 아닌 소통하는 방법을 가르치기 위해 노력하는 그를 응원한다.

박규빈 기자
wilshere@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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