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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희
웃음을 쓰는 시인, 그의 시를 읽어보시집
제 888 호    발행일 : 2015.03.02 
최대호 SNS 시인



 

SNS 스타작가의 탄생

  최대호 SNS 시인은 20만 명의 ‘좋아요’를 받은 SNS 스타작가로 최근 <읽어보시집>이라는 그의 첫 공식 시집을 발간하며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투박한 손글씨로 아무렇게나 적은 것 같은 그의 글은 독자들의 공감을 위해 과감히 기존의 깊이 있는 틀을 벗어던지고 반전을 더해 재미를 선사한다.
  그러나 어엿한 작가로 불리며 자신의 SNS에 몇 백 편의 시를 올리는 그는 사실 공대를 졸업한 그야말로 문학의 ‘문’ 자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글쓰기라곤 초등학교 때 억지로 썼던 독후감과 일기밖에 없다는 그는 어떻게 인기 있는 SNS 시인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던 걸까. 그 계기는 아주 일상적이고도 사소했다.
  “시를 처음 쓴 곳은 제가 다녔던 대학의 강의실이었어요. 경영대에서 공부를 하다가 공대로 편입을 했는데, 기초지식이 부족해서인지 수업에 좀처럼 흥미를 느끼지 못했어요. 그래서 딱히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지 않았어요. 수업을 듣는 대신 강의실 맨 뒤에 앉아서 친구들과 몰래 장난을 치거나 딴짓을 했죠. 그날도 지루한 강의를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전공 책에 낙서를 했는데, 그 아무렇게나 끼적인 낙서가 제 첫 작품이 됐어요”
  그렇게 시를 쓰기 시작한 그는 어느새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한다는 것에 재미를 느꼈다. 그리고 자신의 글을 사람들이 좋아해준다는 게 너무 즐거웠다. 이 단순하지만 솔직한 마음이 그의 글이 단순히 전공 책 귀퉁이에 아무렇게나 적은 낙서가 아닌 시가 될 수 있었던 이유였다.
  SNS가 없었더라면 글을 쓰지 않았을 거라고 말하는 그는 여타 다른 문인들과는 다르게 SNS를 종이 삼아 시를 쓰고, 이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맨 처음 시를 올린 곳은 ‘페이스북’이었어요. 하지만 반응은 좋지 않았어요. SNS에서 제 시를 본 친구들은 대부분 ‘이게 뭐냐, 오글거린다’라고 했죠. 그래서 SNS에 시를 올리는 건 그만뒀었어요. 그리고 작년 1월 졸업을 앞두고 ‘인스타그램’을 시작했어요. 그곳에 시험 삼아 시를 올렸더니 ‘페이스북’과는 다르게 반응이 좋은 거예요. 그 호응에 힘입어 연재를 시작했어요. 4개월 만에 1,000명이 넘는 독자가 생겼죠. 그래서 페이스북에도 다시 시를 올리기 시작했어요. 처음과 다르게 이제는 제 페이지까지 있답니다”
  그가 SNS에 올리는 시의 밑엔 주로 응원하는 댓글이 많은 편이지만 가끔 악플을 올리는 사람들도 있다. 주로 ‘이게 시냐’라는 말인데, 그는 이 같은 악플을 별로 개의치 않는다. 시의 사전적 정의가 ‘자연이나 인생에 대하여 일어나는 감흥과 사상 따위를 함축적이고 운율적인 언어로 표현한 글’인데, 이 정의에 따르면 그의 글도 충분히 어엿한 시라고 스스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읽어보시집> 사용설명

  SNS에서만 활동하던 그가 올해 1월 처음으로 자신의 시를 책으로 엮었다. 그의 시집 <읽어보시집>에는 SNS에 올렸던 것 90편과 SNS에 올리지 않은 신작 40편이 담겼다. 사실 그의 공식적인 저서는 <읽어보시집>이지만 그는 이미 예전에 한 번 스스로 시집을 만든 적이 있다. 그리고 이번에도 그럴 계획으로 준비 중에 있었는데, 마침 ‘넥서스BOOKS’에서 제대로 시집을 발간하자고 연락이 와 그의 공식적인 첫 시집을 세상에 내보이게 된 것이다.
  책을 엮는 작업은 그의 방에서 이루어졌다. 주어진 시간이 3일밖에 없어서 작업은 무척이나 바쁘게 진행됐다. 그는 3일 내내 책에 실을 시를 고르고 다듬느라 정신없이 일만 했다. 더욱이 그가 시를 타이핑이 아닌 투박한 손글씨 그대로 책에 담아 그만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표현하고자하는 바람에 작업량은 더욱 늘어났다. 그러나 세상에 나온 그의 시집은 그간의 고생이 순식간에 녹아 없어질 만큼 만족스러웠다.  
  그의 책 곳곳엔 허를 찌르는 반전과 웃음이 녹아 있다. 그가 언제나 ‘재미’를 모토로 시를 쓰기 때문이다. 가끔 깊이가 없다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그에게는 진지해서 머리 아픈 글보단 읽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시를 쓰고 싶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다.
  “평소 주위 사람들을 웃기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사실 제 첫 작품도 친구들과 장난을 치며 친구들을 웃기기 위해 쓴 거였죠. 읽는 사람들을 웃기기 위해 쓰기 시작한 글인 만큼 ‘재미’는 저에게 아주 중요한 키워드에요. 그래서 항상 재미있는 시를 쓰기 위해 노력해요. ‘반전’도 재미를 줄 수 있는 하나의 포인트로 많이 이용한 건데 어느 순간 제 별명이 되어 있더라고요”
  ‘오빠, 내가 김태희보다 예뻐? 아…쫌 당연한 것 좀 그만 물어봐.’ 그를 유명하게 만든 시 중 하나인 ‘그만해’의 한 구절이다. 이처럼 그는 여심을 녹이는 사랑시나 연애시, 그뿐만 아니라 이별에 관한 시를 쓰는 데에도 능통하다.
“사랑과 연애에 관한 시는 주로 제 상상이나 생각으로 쓰는 편이에요. 가끔 여심을 잘 아는 것 같다는 말을 듣는데, 아마 여동생 덕분인 것 같아요. 보통의 남매들보다는 여동생과 친한 편이거든요. 그래서 애기도 많이 하고 함께 보내는 시간도 길어서 여심을 조금이나마 아는 것 같아요. 이번에 발간한 시집도 동생이랑 같이 만들었어요. 동생이 제가 쓴 시 옆에 그림을 그렸죠. 짧은 시간 안에 준비하느라 무척이나 바빴지만 평소 친해서 그런지 공동 작업은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어요”
  그의 시집의 특이한 점 중 하나는 독자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쓴 시를  읽어보면 참 쉬운데 막상 비슷하게 쓰는 건 어렵다고 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들이 쉽게 시를 쓸 수 있는 기회를 자신의 책을 통해 마련해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생각한 방법이  시의 어떤 부분을 비워 놓고 그곳에 각자 자신의 글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거였다. 그렇게 조금만 바꿔도 그 글은 더 이상 그의 시가 아닌 빈칸을 채운 사람의 시가 되었다.
  “누군가가 빈칸을 채워 완성한 시가 제가 쓴 것보다 훨씬 좋은 경우도 많이 있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그 남자’라는 SNS 시인데, 그 시는 1년 전에 만난 그 남자는 이제 그만 잊고 나랑 만나, 이런 내용이에요. 원래 그 시의 마지막 구절이 ‘이제 걔는 두 번째로 잘 해준 남자’인데 누군가가 ‘이제 걔는 그냥 잊어’라고 적어놨더라고요. 제가 쓴 것보다 훨씬 여운도 있는 것 같고 좋았어요”

최대호가 되고 싶은 ‘작가 최대호’

  SNS 시인이지만 글쓰기를 전혀 배운 적이 없는 그는 여전히 자신에게 틀에 박힌 글공부는 필요 없다고 말한다. 글 쓰는 법을 배우지 않았기에 그가 자기 마음대로 자신의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아직 시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모르고 싶다.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그는 현재 자신의 직업을 찾고 있는 중이다. 미래가 불투명한 이때에 그가 확언할 수 있는 한 가지는 바로 자신이 나중에 어디서 무엇을 하던 계속 글을 쓸 것이라는 것이다.
  “저는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 간에 글 쓰는 사람이고 싶어요. 나중에 취업해도 꼭 글은 계속 쓸 거예요. 글이 너무나도 좋으니까요. 계속 저만의 시를 쓸 거예요”
  사실 그는 사람들에게 ‘시인’보다는 ‘작가’라고 불리는 것을 더욱 좋아한다. 단순히 시를 쓰는 것을 넘어서 일상을 보내면서 이를 담은 글을 쓰고, 웃음을 주고, 또 많은 사람들과 글로써 공감하는 이 모든 과정에 대한 큰 애정이 있기 때문이다.
  “저는 잘하는 게 많이 없는 사람이에요. 공부도 잘하는 편이 아니고, 스펙이 있는 것도 아니고, 두드러진 능력도 없는 편이죠. 평소에도 막연하게 과연 내가 잘하는 게 뭘까 하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제가 시는 조금 쓸 수 있는 것 같더라고요. 제 적성과 맞는 일을 찾은 거죠. 그걸 알았을 때 너무 기뻤어요. 또 제 글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인정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어서 좋아요. 취업전선에선 꼴찌지만 SNS에서 최대호는 일등이라는 게 너무 신나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행복하고 이 일을 놓치고 싶지 않아요”
  그가 쓰고 있고, 또 끊임없이 쓰고 싶은 글은 아주 단순하다. 바로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글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어요. 전문적이지만 어렵고 난해한 시는 사실 보통 사람들에겐 잘 와 닿지 않잖아요. 대신 깊이가 깊지는 않아도 연령대나 남녀노소 상관없이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어요. 또 제 일상을 담아 사람들이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일상에 지친 어느 날 가벼운 마음으로 그의 시를 한 번 읽어보자. 그럼 그의 유쾌한 반전이 나도 모르게 웃음을 만들고, 시에 담긴 그의 일상이 지루한 우리의 일상에 다시 한 번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김남희 기자
namhee6741@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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