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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09.07 월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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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시현
행복회복제, 피아니스트 문아람
제 944 호    발행일 : 2019.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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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거리. 어디선가 들려오는 피아노 소리가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든다. 피아노 소리를 쫓아 눈을 돌리면 거리에서 열심히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는 한 사람이 보인다. 바로 ‘문아람 피아니스트’다. 그는 자신이 연주하는 피아노곡으로 관객을 행복하게 할 때 본인도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런 그의 연주 모습은 유튜브나 SNS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지금도 자신의 연주로 관객의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는 문아람 피아니스트의 얘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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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친구 피아노

  문아람 피아니스트는 경상남도 밀양의 한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오히려 시골의 환경이 그를 피아노와 친해지게 했다.
  “제가 살던 밀양시 삼랑진읍은 하루에 버스가 서너 대 다닐 만큼 시골이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딱히 놀이 문화가 없었어요. 텔레비전도 채널이 몇 개 안 돼서 아빠와 연날리기 아니면 집 밖에 혼자 놀아야 했어요. 그러다 당시 동네에 있는 교회를 다니게 됐는데 그곳에서 피아노를 접하게 됐어요. 혼자서 놀 거라고는 피아노밖에 없어서 자연스럽게 피아노랑 친해지게 된 거죠”
  5세 때 피아노를 처음 접했지만, 피아노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한 것은 그의 나이 15세부터였다. 1990년대의 시골은 지금처럼 수월하게 피아노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제가 어릴 땐 시골에 살다 보니 피아노를 공부한다는 것 자체가 모험이었어요. 제가 살던 곳엔 피아노 학원이 없어서 기차를 타고 대구로 가 개인지도를 받았는데, 교통비를 벌려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열심히 살았던 기억이 납니다”
  자연스레 친해진 피아노의 매력에 빠져 그는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지금은 대학원에서 피아노를 한층 더 깊이 배우고 있다. 피아니스트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유학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뒤늦게 대학원에 진학한 그로서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굴하지 않고 피아니스트로서 성공하기엔 늦은 시기와 환경 자체를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런 긍정적인 생각이 부모님으로부터 이어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부모님에게 많은 것을 물려받은 것 같아요. 대표적인 것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거예요. 대학생 때 아르바이트로 여러 명을 개인지도 했었는데, 그때 대중교통을 타고 다녔어요. 하루 평균 약 4,5시간을 대중교통을 탔는데, 체력적으로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그때 저는 ‘내가 나중에 유명해지면 이런 대중교통도 마음대로 못 타지 않을까?’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며 힘을 냈어요. 또 다른 예를 들자면 누구나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올 때면 지쳐있잖아요. 이때 저는 ‘왜 이렇게 피곤하지’가 아니라 ‘나 오늘 진짜 열심히 살았구나!’라고 생각해요. 이처럼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가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견뎌왔던 것은 모두 부모님을 통해 배운 삶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드는 피아노 연주

  문아람 피아니스트는 ‘2007년 계명대 전국남녀 고등학생 음악경연대회’ 피아노 부문 1등, ‘2010년 아시아 국제 피아노 아카데미.페스티벌’ 금상을 수상한바 있으며, 이후 ‘보라쇼’라는 피아노 연주회를 기획 및 진행하며 대중과 소통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최근 여섯 번째 연주회를 끝마친 그는 콘서트가 준비되면 SNS를 통해 예매를 받고, 관객에게 손수 정성껏 손편지를 써서 입장권을 보내기도 한다.
  “손편지로 입장권을 보내드릴 때는 감사한 마음을 전부 담아요. 손편지에 관객 한분 한분의 성함을 적으며 모든 분을 기억에 담아두려 노력해요. 그리고 ‘이분들께 어떤 메시지를 드려야 할까’, ‘제대로 된 공연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손편지에 감사함을 담아요. 공연 당일에는 모든 관객이 무사히 공연장에 도착하길 기원하고, 공연 중에는 최대한 관객과 곡으로 소통하며 행복을 느끼게 해드리려 노력해요. 관객이 행복해야 연주자인 저도 행복한 거죠. 그렇게 공연이 끝나면 안도감이나 만족감보다 이번 공연에 아쉬운 점은 없었는지, 보완해야 할 점은 없었는지 등을 먼저 점검해요”
  그는 편곡과 작곡도 하는데 작곡한 곡 중에 ‘엄마의 하루’라는 곡이 가장 애착이 간다고 한다.
  “너무 눈물 나는 곡이라 연주를 제대로 못 하는 곡이에요. 부모님은 제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정신적으로 지주예요. 제가 서울에서 대학 생활을 할 때 엄마가 저에게 사진과 함께 긴 편지를 주신 적이 있어요. ‘엄마의 하루’는 그때를 생각하며 만든 곡이에요. 그때 엄마가 준 편지 내용이 지금도 하나하나 다 기억나요. 그런 엄마의 편지에 가장 나답게 답장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탄생한 곡이 ‘엄마의 하루’예요”

거리공연으로 새로운 배움을 얻다

  그는 정식 공연장이 아닌 거리나 백화점 같은 공개된 장소에서도 공연한다. 특히 신촌 거리에서 하는 피아노 연주가 유명하다. 대중에게 익숙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나 ‘인생의 회전목마’ 등의 곡을 신촌에서 연주하는 동영상이 유튜브에서 약 370만의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학교 졸업 후 거리공연을 시작했어요. 대중 앞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겠다고 마음먹었던 딱 그때, 운 좋게도 피아노가 거리에 설치돼 감사하게 연주할 수 있었어요. 사실 저는 피아니스트 자체가 꿈이 아니었어요. 제 꿈은 제 지인이 아닌 분들이 제 연주를 들었으면 하는 것이고, 제 연주를 듣는 분들에게 행복한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었어요. 이런 제 꿈을 실현하기 제일 좋은 환경이 거리라고 생각했고, 지금은 그것을 실천하고 있죠. 연주를 통해 사람들에게 행복한 감정을 전달하는 것만큼 저에겐 좋은 것은 없어요”
  거리에서 공연하면서 그에게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그래서 그는 거리공연을 ‘선생님’, 거리를 ‘학교’에 비유한다.
  “거리공연으로 변하게 된 것이 아주 많아요. 우선 태도가 변했어요. 제 연주를 듣는 사람을 위해 피아니스트로서 전문성을 좀 더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더 열심히 피아노를 공부하고 연습하게 됐어요. 사실 거리공연을 처음 할 때는 자신감이 없었어요. ‘연주를 아무도 안 들으면 어떡하지’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어요. 하지만 거리공연을 거듭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거리공연을 통해 사람들이 어떤 곡을 좋아하고, 어떤 멘트를 할 때 힘을 얻는지를 알게 됐어요. 그래서 거리는 저에게 ‘학교’고, 거리공연은 저를 성장시켜주는 ‘선생님’이에요”

삶이 돼버린 피아노

  그에겐 피아노 자체가 삶이다. 그는 피아노로 관객과 소통하며 자신의 감정을 관객과 공유할 때 가장 보람이 있다고 말한다.
  “저의 연주를 듣고 위로를 받았다는 말이 듣는 게 가장 보람 있어요. 연주자로서 제 연주를 듣는 관객이 마냥 행복해하는 걸 보는 것도 좋지만, 제가 연주하는 곡의 감정을 관객이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는 뿌듯함을 느끼죠”
  그의 삶에서 피아노는 어느덧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그는 피아노를 ‘보디가드’라고 칭했다.
  “피아노를 예전부터 ‘보디가드’라고 생각했어요. 피아노가 검은색인 이유는 나를 지켜주기 위해 정장을 입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 적도 있고요. 인간 ‘문아람’은 힘도 없고 여릴 수 있지만, 피아노가 옆에 있으면 ‘할 수 있는 게 있다’는 생각과 함께 든든하고 겁이 안 나요. 사막 한가운데 저만 있으면 겁이 날 수 있지만, 피아노가 옆에 있으면 겁이 안날만큼 피아노가 좋아요. 나를 지켜주고, 자신감을 주고, 가장 나답게 만들어주는 것이 피아노이기 때문에 저는 피아노를 ‘보디가드’라고 생각해요.”
  그는 앞으로 피아니스트가 아닌 ‘아티스트’ 문아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공연기획과 진행, 그리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작곡과 편곡을 계속하며 세상의 수많은 아티스트들과 콜라보 공연을 하는 것이 그의 희망이다.
  “지금도 작은 공연이지만 제가 직접 공연기획과 진행을 맡아 하는 편이에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좀 더 큰 공연을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색다른 아티스트들과 콜라보 공연을 해보고 싶어요”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꿈을 위해 달려가는 청춘들에 당부했다.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해요. 그와 함께 꿈도 구체적으로 그리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꿈을 그저 먼 훗날에 있을 일로만 생각해 어렴풋하게 가지면 안 돼요. 구체적인 행동으로 하루하루 살다 보면 완벽하지는 않아도 자신이 가진 꿈과 관련해 이룰 수 있는 것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작지만 하루하루의 노력이 쌓여서 언젠가는 꿈을 현실로 만들 것이라고 전 믿어요. 오늘 겪은 사건, 그때 느낀 감정이나 기분 자체도 정말 중요한 재산이에요. 심지어 꿈을 멀게 하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 때문에 느낀 절망감도 나중엔 꿈을 이루는 데 있어 소중한 재산이 된다고 생각해요. 제일 중요한 건 꿈을 향한 나의 진심과 최선이에요. 맞닥뜨린 일에 최선을 다하고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아가면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길 거예요”


박시현 기자
sihei@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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