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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예원
<충북IN> 교생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제 987 호    발행일 : 2025.06.02 
지난 5월 15일은 스승의날이었다. 이번 충북인은 스승의날을 기념해 우리 학교 사범대생의 교생 실습 이야기를 담았다. 청주에 있는 상당고등학교와 주성고등학교에서 교생 실습을 마친 정진섭(역사교육과·20) 학생과 오승진(물리교육과·19) 학생의 이야기를 통해 학창 시절 추억과 우러러볼수록 높아만 지는 스승의 은혜를 느껴보자. 인터뷰는 교생 실습 전과 후로 나눠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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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승진 학생과 함께 한 주성고 교생 선생님들.

교생 선생님은 실습 전 뭘 준비할까?

Q. 이번 교생 실습을 위해 특별히 챙기는 거나 교생 선생님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준비물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진섭  일단 양복은 필수고, 가장 필요할 건 휴대용 선풍기요. 이번 교생 실습 기간이 한창 더울 때라서 무조건 챙겨갈 생각이에요. 그리고 여자 선생님들 사이에선 통굽 슬리퍼가 편해서 인기가 많더라고요.
▷승진  통굽 슬리퍼는 남자 선생님들한테도 좋은 게, 정말 편해요. 그리고 우리가 학교 다닐 때 선생님들이 통굽 슬리퍼를 신으신 모습을 많이 봤잖아요. 그래서 그걸 신으면 우리가 봐왔던 선생님의 모습과 비슷해지니까 마음가짐도 바로잡히는 걸 저번 교생 실습 때 느껴서 꼭 챙겨갈 생각이에요.

Q. 실습을 나가면 수업도 하실 텐데 특별히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을까요?

▶진섭  대부분이 역사를 암기 과목으로 보고 단순 사실을 외우려고만 하잖아요. 근데 역사는 인간 행위의 결과물로 ‘왜 이 역사적 인물이 이렇게 행동했을까?’라는 생각을 틔워주면서 인과 의식을 길러주고 싶어요. 예를 들면 조선 건국이란 사실에 그치지 않고 이방원이 정몽주를 죽일 수밖에 없던 이유, 이런 걸 영상 자료랑 사료를 함께 활용하면서 알려주려고 해요. 그리고 동아시아사는 수능을 준비하는 3학년 친구들이 배우기 때문에 문제 풀이 위주로, 문제 속에서 힌트 찾는 방법을 전수해 주려고 합니다.
▷승진  교수님이 교생 실습 나가는 학생들에게 과제를 주셨어요. 저희가 ‘아두이노’라고 부르는 소형 컴퓨터에 코드를 입력해서 프로그래밍하는 걸 배우는데, 그 결과물을 수업자료로 쓰고 보고서를 내야 해요. 잘 활용하면 좋은 시각적 자료가 될 수 있어서 어떻게 수업에 녹여낼지 고민이에요.

Q. 3학년 2학기와 4학년 1학기에 걸쳐 교생 실습을 나가는데, 이미 한번 경험한 4학년으로서 이번 실습에서는 이런 점을 고치고 싶다는 게 있을까요?

▶진섭  저는 시선 처리랑 교실 쓰는 범위요. 작년에 수업하면서 느꼈는데, 제가 너무 한 곳만 보고 앞쪽에서만 왔다 갔다 하더라고요. 시선을 다양하게 주고 교실을 넓게 쓰면 아이들의 집중력이 좋아질 것 같아요. 그리고 발성도 좀 더 또박또박하려고 해요.
▷승진  작년에 수업량을 너무 많이 잡아서 학생들도 집중을 못 하고 저도 시간에 쫓겨서 수업했어요. 이번엔 욕심을 버리고 학생들이 내용을 잘 흡수할 수 있도록 수업량 조절을 잘 해보려고요. 그리고 하나 더 있는데 선생님은 개그맨이 돼야 해요. 재미없는 수업은 아이들을 졸게 만들어서 꼭 필요한 부분인 거 같아요.

Q. 교생 실습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걱정이나 기대가 있을까요?

▶진섭  한 번 경험한 덕에 지금은 확실히 덜 긴장되는 거 같아요. 처음엔 아이들한테 밉보일까 봐, 아이들이 나한테 말 안 걸까 봐, 못 친해질까 봐, 수업 시간에 졸까 봐 오만가지 생각에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막상 부딪히니 괜히 한 걱정이더라고요.
▷승진  저도 비슷해요. 작년에는 ‘어떻게 수업하지?’ 하는 걱정이 컸는데, 지금은 그런 걱정 안 해요. 다만 제가 옷이 별로 없어 뭘 어떻게 입어야 하나 고민이에요. 그리고 어떤 학생을 만날지, 몇 학년에 배정될지 기대돼요. 학년 배정에 따라 제가 맡을 수업이 물리나 통합과학 중 하나로 결정돼요. 전 물리가 좋아 2학년에 배정되면 좋겠는데, 가서 봐야 알 거 같아요.


교생 실습은 교생 선생님에게 뭘 남겼을까?

Q. 준비해 간 물건(휴대용 선풍기, 통굽 슬리퍼)은 요긴하게 사용하셨나요?

▷승진  작년에 산 슬리퍼가 안 보여서 더 큰 슬리퍼로 장만해 갔는데 요긴했어요.
▶진섭  대용 선풍기를 못 챙겼어요. 제가 간 학교는 아직 에어컨 냉방 기간이 아니라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수업했네요. 교무실에선 다들 미니 선풍기를 쓰시던데 많이 후회했어요.

Q. 수업은 만족스러웠나요?

▷승진  첫 수업은 시간 분배를 잘못해 수업 시간이 조금 남아서 당황했어요. 그래서 다음 수업을 좀 더 열심히 준비했고, 결과는 만족스러웠어요. 제 수업을 참관한 선생님들 피드백도 굉장히 긍정적이었고 학생들 반응도 좋아서 뿌듯했어요. 그리고 이 수업에서 교수님이 주신 ‘아두이노’ 활용 과제를 잘 수행해서 더 좋았습니다.
▶진섭  저도 첫 수업은 시간 분배를 잘못하고 학생들이 중간에 흐름 끊어 불만족스러웠어요. 그래도 수업을 거듭하며 선생님들의 피드백도 반영하고, 시행착오로 알게 된 부분을 반영해 세 번째 수업은 만족스러웠어요. 아쉬운 점은 3학년은 진도를 다 나가서 아예 수업을 못 했고, 1학년은 진도가 빨라 러일전쟁이랑 국권 피탈 부분을 수업했어요.  한국사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세계사 흐름에 맞춰서 러일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설명했더니 학생들이 흥미를 보였어요.

Q. 이번 교생 실습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승진  원래 교생 실습을 가면, 담임 선생님이 학생들 얼굴이랑 이름이 있는 명렬표를 주세요. 근데 선생님이 그걸 잃어버리는 바람에 제가 3일 동안 아이들 얼굴과 이름을 제대로 못 외웠어요. 하루는 강당에서 우리 반 학생에게 반갑게 인사했는데, 그 학생이 저를 모르는 사람 보듯이 쳐다봐서 당황했어요. 근데 알고 보니 우리 반 학생이 아녔어요. 그래도 체육대회 때는 아이들이랑 부쩍 친해졌어요. 신이 난 저는 아이들이 줄다리기 시합할 때 다른 교생 선생님과 함께 아이들 가까이서 응원했는데, 갑자기 조회대 방송에서 “학생들은 안전을 위해서 선 뒤로 반드시 물러나세요”라고 하는 거예요. 근데 그게 저와 다른 교생 선생님이었어요. 상당히 머쓱했죠.
▶진섭  저는 작년에 갔던 학교를 다시 간 거라 저를 알아본 학생들이 반갑게 맞아주면서 사진도 찍고 장난도 치며 다가와 줘서 되게 고마웠어요. 그리고 저도 체육대회가 기억에 남아요. 체육대회 당일 비가 와서 연기까지 고려했는데 다행히 비가 그쳤어요. 근데 점심시간에 학생회 학생들이 삽으로 운동장을 싹 갈아엎더라고요. 처음 보는 장면이라 충격받았어요. 그리고 우리 반은 경기도 다 져서 비가 온 오전에는 교실에 돗자리를 깔고 과자 파티를 했는데, 아이들이 장기 자랑을 요구하길래 에스파 ‘위플래쉬’도 췄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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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생 실습 중인 오승진 학생(왼쪽).

Q. 이번 교생 실습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승진  해리 포터에 나오는 ‘도비는 자유예요’로 할게요. 확실히 4학년은 임용이 더 임박해서 그런지 수업 시수나 참관 여부를 정할 때 더 자유롭게 풀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작년에 비하면 정말 자유롭게 실습했어요. 그래서 ‘도비는 자유예요’.
▶진섭  전 ‘그림의 떡’이요. 되고 싶지만 아직은 가질 수 없어서요. 늘 그랬지만 이번엔 ‘교사’라는 꿈이 더 간절해졌네요.

Q. 교생 실습을 마친 지금, 기분이 어떠세요?

▷승진  대부분 비슷한 반응일 텐데, 시원섭섭해요. 처음엔 도대체 언제 끝나나 싶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제 애들이랑 친해졌는데 벌써?’ 하는 마음이 들어요. 정말 시원섭섭하다는 게 딱 맞는 표현이에요.
▶진섭  저도 똑같아요. 그리고 교사라는 꿈이 더 확고해졌어요. 그냥 이대로 발령 내주면 안 되나 싶을 정도로 아이들한테서 얻는 에너지가 너무 커서 더 열심히 공부해서 빨리 임용시험에 합격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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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습 마지막날 학생들에게 축하받는 정진섭 교생 선생님.

Q. 이번 교생 실습을 마치고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새롭게 든 생각이 있나요?

▷승진  교사는 학생과의 감정적 교류도 중요하지만, 지식 전달자의 역할도 잘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이번에 겪어보니 수업은 기계적으로 나오는 거고, 수업 외의 것들은 항상 새로웠어요. 그래서 교사에게는 학생들과의 상호작용이 가장 중요한 역량이라는 생각이 이번에 새롭게 들었어요. 학생들이랑 친해지면 확실히 수업을 듣는 태도도 더 좋아지고, 다른 것들도 더 원활해지는 걸 느꼈어요.
▶진섭  저도 지식 전달자로서의 기본을 다 하고 열정을 보여줘야 학생들도 교사를 존중한다고 생각해요. 학생 때를 돌이켜보면 학생도 어떤 선생님이 열심히 하는지 알잖아요. 그리고 교사에게 직업적으로 제일 필요한 건 소명감이라고 생각해요. 미래 세대를 기르고 지식을 전수하는 일은 소명감 없이 할 수 없다는 걸 이번 교생 실습에서 확실히 느꼈어요.


민예원 기자
myw0331@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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