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오늘 1980년 3월

흑막(黑幕)에 가려진 선거(選擧) 하지 말라

1980년 3월 24~25일에 걸쳐 교내에서는 총학생회장 선거의 부당성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 시위의 발단은 지난 21일 오후10시 학생처장실에서 6명의 단대 학생회장들끼리 모여 총학생회장을 간접선거로 선출한데에 대한 부당함 때문이다. 더하여 학교 측에서 선거 일정이나 방법을 제시하지 않고 있었다는 점이 화근이였다.

이들은 약 30분간 시위를 하고 학생회관 앞으로 이동한 후 방송국에 협조를 요청하였으나 방송국이 「언론의 중립성」을 강조하며 이를 거절했다. 그러자 각 행동대원들은 호국단, 상담지도관실 및 방송국으로 진입하여 각각의 문패를 떼어서 파손해 버렸으며 상담지도관실의 폐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날 오후 교수 회의실에서 각 대표들의 회담이 열려 간접선거를 요구하는 농대 측과 직접선거를 원하는 사회대의 의견이 맞서 대립하던 중 표결에 부처 결국 직접선거로 4월 1일 총학생회장을 뽑기로 결정했다. 또한 교육방송국과 대학신문에 사과문을 재개한다는 조건하에 시위를 해산했다.

간접선거란 일반선거권자가 중간선거인을 뽑고, 중간선거인이 대표자를 선출하는 방식이다. 과거 1940년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독재정치를 일삼던 초대 대통령과 내각제대통령을 간접선거를 수용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선거 형식은 의사가 왜곡될 확률이 높고 뽑힌 선거인단이 단순한 매개자가 되어 중개자의 역할이 무의미해 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간접선거의 부정적인 이유들로 인해서 우리나라는 1986년 이후 6·29선언을 통하여 직접선거제를 채택했다.

이은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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