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라고 하기에 꽃샘추위가 제법 매섭다. 다소 춥지만 추위를 이겨내고 봄이 오는 것이 자연의 섭리. 잠시 따뜻한 햇살 아래, 자연을 따라 걸어보면서 봄을 맞이하는 건 어떨까.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고(다리가 아프고?) 조금 에둘러가도 말이다. 

1. 올래? 올레!

2009년 여행 키워드 중 하나라면 올레를 꼽을 수 있다. 걷기 열풍의 진원지라 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제주 올레를 다녀왔다고 한다. 제주 올레는 제주 방언으로 골목길이라는 뜻인데 2007년부터 제주도의 길들을 이어 걷는 트레킹 코스로 개발되면서 지금의 제주 올레가 되었다. 현재 정규 코스 15개와 비정규 코스 2개를 합쳐 17개 코스, 289km에 이른다. 그저 ‘걷는 길’로 완주를 강요하는 것도 아니다. 길가에 파란색 페인트로 화살표가 그려진 것이 일종의 이정표. 숲에선 파란색과 노란색 리본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올레꾼을 위한 숙소와 식당 정보는 사단법인 제주올레(www.jejuolle.org)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걷기 전에 제주 택시 전화번호를 챙겨놓는다면 중간에 포기할 경우를 대비할 수 있다.

*여행 노하우: 제주도는 비싸다 하지만 항공사 마일리지를 이용하거나 저가항공을 이용하면 교통비를 아낄 수 있다. 배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인데 인천에서 제주까지 가는 여객선은 15시간 정도 걸려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KTX-크루즈 연계상품은 정상 요금보다 30% 더 싸니 철도청(www.korail.com) 홈페이지를 참조할 것.

2. 가까운 무심천.

무심천은 청주 사람들에게 특히 친숙한 곳이다. 충북대에서도 멀지 않은 거리로 보통 시내 방향으로 갈 때 한번쯤 마주칠 수 있다. 청주시를 가로지르는 하천으로 총 16.3km의 자전거도로와 11km의 걷기전용도로가 있다. 갈대숲과 작은 흙길이 있어 모처럼 흙냄새를 맡기에도 좋다. 걷기뿐만 아니라 무료 자전거대여소를 통해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고 야외롤러장에서 인라인 스케이트도 즐길 수 있다. 무심천과 관련된 소식 및 지역별 코스는 무심워터월드(www.musimi.net)에서 확인 가능하다. 

3. 환경부 선정, 4대 강 주변의 생태 탐방 코스

가족 단위로 걸으며 생태 학습까지 할 수 있는 장소로는 환경부가 선정한 생태 탐방 코스를 들 수 있다. 전국 4대 강 주변의 생태 관광자원 50곳을 지역별로 묶은 것으로 금강에는 ▶금강 하구 철새 도래지와 충남 서천 장항송림 연결 코스 ▶대청호 인근 대전 동구 참샘마을과 충북 영동 지몽골습지를 잇는 코스 등이 있다. 영산강은 하구의 철새 도래지와 전남 무안의 회산 연꽃방죽 등을 연결하는 코스가, 섬진강은 전남 구례의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센터와 수달 서식지·토산 어류생태관을 잇는 코스이다. 낙동강에는 ▶경북 안동 하회마을과 청량산 옛길 ▶경남 창원 주남 저수지와 창녕 우포늪 등이 중심이 된 3개 코스가 있다. 세부 목록은 환경부 생태 관광 홈페이지(www.eco-tour.kr)에 실려 있다.

올레 열풍으로 전보다 많은 지자체들이 걷기 좋은 길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고 한다. 사실 우리나라는 쉽게 거닐며 자연을 접하기 좋은 나라이다. 특별한 장소도 좋지만 봄기운을 느끼며 가까운 곳부터 시작하면 좋을 것이다.

누군가 ‘빨리 가면 빨리 볼 수 있지만 느리게 가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걷다보면 빠른 삶이 주는 강박에서 벗어나 여행이 주는 느긋함과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다리가 튼튼해지고 건강해지는 것은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