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학교종합언론미디어(충북대신문)

버스를 기다리려고 정류장 앞에 서 있는 당신을 상상해 보세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는데 누군가가 당신을 향해 걸어옵니다. 당신은 그것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애써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죠. 하지만 그것도 결국에는 소용이 없습니다. 그가 당신에게 말을 걸었거든요. 그 사람이 묻습니다. “당신의 꿈은 무엇이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뭐라고 생각할까요. ‘꿈이라, 난 어렸을 때 한창 야구선수가 되고 싶었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면 틀렸습니다. 그가 다시 입을 뗍니다. “당신이 어젯밤에 꾼 꿈은 무엇이었는가?” 그럼 당신은 다시 생각하겠지요. ‘어젯밤 내가 무슨 꿈을....’ 이번엔 제가 여러분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어젯밤에 무슨 꿈을 꾸었습니까?

그런데 꿈이 뭐지?
여러분은 이런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네요. 어젯밤 꾼 꿈을 이야기하기 전에 우선 꿈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이에요. 꿈은 무엇일까요. 흔히 꿈이라고 하면 장래희망, 바람 등 많은 의미를 떠올리지만 이번 주제인 ‘꿈’은 수면 중에 일어나는 심상이라고 정의해볼 수 있어요. 쉽게 말하자면 잘 때 체험하는 시각적인 이미지 또는 영상을 의미하죠. 꿈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정의해본 바 있어요. 예를 들어 오스트리아 작곡가인 프란츠 슈베르트(Franz Schubert)는 “꿈은 영혼이 외부 자연의 압제로부터 해방되는 현상이며 영혼이 물질의 족쇄에서 풀려나는 것이다”라고 말해 꿈을 보다 높은 심리적 상태로의 고양이라고 찬미했죠. 하지만 대부분의 의학계에서는 꿈이 육체 또는 감각들에게서 나온 자극만이 일으키는 작용이라고 보죠. 덧붙이자면 단순히 시각적인 힘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 청각이나 미각 등 모든 감각이 총 동원되어 꿈을 만들어낸다는 개념이 포함돼요. 이 관점에서 꿈이란 단순히 지난번에 경험했던 일 등을 다시 경험하는 ‘회상’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보여요. 하지만 생리학자 부르다흐(K. Burdach), 철학자 피히테(Johann Gottlieb Fichte) 등은 꿈을 ‘보충’의 기능을 한다고 보았죠. 이들은 꿈이 온갖 고통을 겪는 낮 생활로부터 우리를 해방시키고, 정신이 자기 치유적 성질을 갖도록 하는 혜택이라고 보았어요. 정리하자면, 꿈은 신체 혹은 정신의 체험에 의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꿈을 왜 꾸지?
꿈에 대한 개념정리가 끝났다면 당신은 왜 꿈을 꾸는 것인지 생각해보는 단계에 돌입하게 됩니다. 꿈은 왜, 어떻게 꾸는 것일까요?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수면상태에 대한 설명이 필요해요.
수면은 각성(잠에 들지 않은 것과 잠에서 깨어 난 것), 렘(REM), 논-렘(Non-REM) 1~4단계 등 총 6단계로 나뉘어요. 논-렘 단계는 숫자가 클수록 신체가 더 깊은 잠에 빠진 것을 의미해요. 그렇다면 렘은 무엇일까요? 렘(REM)은 Rapid Eye Movement의 약칭이에요. 즉 눈동자가 빨리 움직이는 구간을 말하죠. 옆에서 자고 있는 친구가 렘수면기에 있는지 알고 싶다면 친구의 눈꺼풀을 살짝 들어보세요. 눈동자가 움직인다면, 렘수면기랍니다. 렘수면 시기에는 정신적인 휴식을 취할 뿐 신체는 완벽하게 잠을 자지 못하고 깨어 있어요. 하지만 모든 몸이 깨어 있는 것은 아니에요. 오직 눈동자와 손가락 등이 램 수면 시에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답니다. 이를 제외한 다른 신체기관은 마비현상이 와요. 잠을 잘 때 가위에 눌리는 것도 이렇듯 신체가 완벽하게 깨어있지 않은 상태죠. 또한 이 렘수면 시기에는 잠꼬대를 해도 논-렘수면 때보다 발음이 정확하지 못해요. 렘수면 시기에서는 입주위 근육의 긴장이 풀어져서 확실한 발음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죠. 렘수면기에 뇌파가 각성 상태에 가깝게 나타나요. 따라서 렘수면은 얕은 잠을 시작하는 시기라는 것을 알 수 있죠. 얕은 잠을 자는 이유는 정신적 피로가 대부분을 차지해요. 정신적으로 피곤하다면 얕은 잠을 자게 되고, 그 피로를 없애기 위해서 꿈을 꾸게 되죠. 이렇게 본다면 꿈이란 지친 마음을 감싸주는 치유적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겠군요. 렘수면 상태는 약 90분 간격으로 3~5회에 걸쳐 나타나요. 지속시간은 5분~30분 정도죠. 이 렘수면 상태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길어져요. 그렇다면 새벽에 돌입할수록 꿈을 꿀 수 있는 시간은 점점 더 길어지겠지요.
악몽을 꾸는 이유?
악몽을 꾸는 이유는 크게 4가지 때문이에요. 첫째는 가장 흔한 것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죠. ‘트라우마’라는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이전에 겪었던 충격적인 일을 꿈에서 다시 맞닥뜨리죠. 두 번째는 바로 스트레스의 억압이에요. 억압은 어떠한 감정은 느끼고 있는데 그것이 어디에서 오는지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해요. 스트레스의 억압이란,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나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이에요. 그래서 표출하지도 못하고 속으로 쌓아가죠. 그것을 바로 꿈을 통해 표출하는데 이것이 바로 악몽이에요. 세 번째는 신체에 이상이 있을 때에요. 예를 들어, 숨이 막히면 귀신이 목을 조른다는 등의 꿈으로 나타나게 돼요. 문을 닫고 선풍기를 틀고 자면 가위에 눌리는 꿈을 꾸게 되는 것도 같은 이치에요. 네 번째는 성격 때문이에요. 자기주장이 강하지 못하고 소극적이거나 귀가 얇은 사람은 자주 악몽을 꾼다고 해요. 꿈은 무의식 상태에서의 욕구나, 드러내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어 균형을 맞추는데, 네 번째 유형을 보면 악몽을 꾸는 이유를 잘 알 수 있죠. 2주 이상 악몽을 꾸면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이니 잘 살펴보세요!
꿈에 대해 궁금해요!
꿈에 대한 여러 사실들을 쉽게 설명해드릴게요.
1. 어릴 때 꿈을 더 많이 꾼다?
어린 아이가 어른보다 꿈을 더 많이 꾼다는 건 어린 아이가 얕은 잠을 자기 때문이에요. 또한 얕은 잠을 자기 때문에 수면시간 또한 길어지게 되어 어린아이가 어른보다 더 많이 잠을 자게 되죠. 얕은 잠을 잘수록 신체는 쉴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게 돼요. 이에 반해 어른은 깊은 잠을 자기 때문에 조금만 자도 신체를 충분히 쉬게 할 수 있는 것이랍니다.
2. 시각장애인도 꿈을 꿀까?
시각장애인도 꿈을 꾸기는 해요. 하지만 영상이 아닌 느낌이죠. 후천적 시각 장애인도 시력을 잃은 지 약 2년 후부터는 영상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요. 이로써 꿈은 그만큼 현실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죠.
3. 꿈은 색깔이 있을까?
꿈은 본래 색깔이 있어요. 전날 밤에 꾼 꿈이 흑백 텔레비전을 보는 것처럼 느껴지신 분들은 왜 그런 것일까요? 잠에서 깬 뒤에 가장 먼저 망각하는 것이 바로 색깔이라고 해요. 잠을 깬 뒤에 색을 잊어버리기 때문에 꿈이 흑백이라고 느끼는 것이지요. 반면에 가장 나중에 잊어버리는 것은 바로 감정이라고 해요. 잠에서 깬 뒤 기분이 나쁘지만 왜 그런지는 모를 경우, 곧바로 꿈의 내용을 잊어버리고 감정만 남았기 때문이랍니다.

4. 꿈을 안 꾸는 사람도 있나?
꿈은 누구든지 꿔요. 하지만 기억하지 못할 뿐이죠. 앞서 설명해 드린 것과 같이, 꿈의 내용을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렘수면 시간이 아닐 때 잠에서 깨게 되면 꿈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요. 논-렘수면 시간일 때 친구를 깨워서 기분 좋은 꿈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세요.

고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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