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분의 말 못할 고민을 응원해드립니다”라는 문구를 걸고 인기리에 방영중인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월요일 밤마다 안방에 찾아드는 <안녕하세요>라는 프로그램이다.
고민 사연을 받아 함께 나누고 공감하고 응원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안녕하세요’는 MC들이 한 회당 4개의 고민 사연을 소개하고 방청객과 게스트들의 투표로 우승자가 가려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MC들의 재치있는 입담이 함께 어우러진 이 프로그램은 큰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지금까지 ‘남자목소리녀’, ‘절친녀’, ‘못된 손’ 등 이미 많은 사연들이 큰 화젯거리로 떠올랐다.
지난 10일에 방영된 사연 중 ‘바람난 남편’이라는 사연 역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고민의 주인공은 바로 두 아이의 엄마였다. 내용인즉슨, 남편이 자신보다 처제를 좋아하는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자동차에서 자신과 아이들은 뒷자리에 앉히고 조수석에는 처제를 앉히는 것도 모자라 자신이 다닌다고 할 때 반대했던 요리학원을 처제가 다닌다고 하자 학원비까지 다 대주겠다고 했다는 등 여러 일들이 있었다는 것. 심지어 처제에게 ‘안아줘’, ‘뽀뽀해줘’ 등의 애정표현도 서슴지 않았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사연 주인공의 여동생 2명과 남편이 모두 출연했는데, 남편은 처제들에게 일명 ‘백허그’를 한 것은 사실이나 안아달라거나 뽀뽀해달라는 애정표현은 장난이었을 뿐이라고 변명했다. 여동생들도 역시 친하게 지낸 시간이 꽤 됐기 때문에 형부를 친오빠처럼 대한다고 답했다. 방송에서도 여동생이 아무렇지 않게 형부의 허벅지를 때리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이 사연은 주인공이 산후우울증 때문에 예민해져 있을 때에 남편이 잘 챙겨주지 못했다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방송이 나간 후, 많은 시청자들이 <안녕하세요> 프로그램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전에도 심각한 사연들로 숱한 화제를 몰고 다녔지만, 이번엔 경우가 다르다. 이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남편과 처제들의 행동이 잘못됐다며 크게 비판하기도 했고, 법으로 시비를 가를 수 있는 문제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이 이야기가 예능프로그램인 <안녕하세요>에서 방송된 것이 바람직한 일이냐는 반응도 많았다. 아무리 국민들의 고민 이야기를 다루는 프로그램이라지만, 늦은 시간 온 가족이 모여서 볼 수 있는 프로그램에서 이런 사연이 방송에 나와도 되냐는 것이다. 고민을 함께 나누고 응원한다는 취지에서 벗어난 심각한 고민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13일에 방송됐던 누나의 과한 스킨십이 고민인 ‘못된 손’ 사연 역시 방송 15세 이상 관람가이지만 특성상 가족이 다같이 보는 예능 프로그램인데 내용 수위가 아슬아슬하다는 이야기가 적지 않았다.
좋은 취지로 시작한 프로그램이 그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자극적인 소재들로 얼룩져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씁쓸함마저 느끼게 했다. 물론 모든 회가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재미와 시청률을 위해 강하고 자극적인 소재로 방송되는 프로그램이 적지 않은 요즘 이는 다시 생각해 볼 문제인 것은 분명하다.
사람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예능 프로그램은 어느덧 순수한 웃음보다는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소재와 욕설로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잦아졌다. 이번 ‘안녕하세요’ 역시 그중 하나의 모습이 아닐까? 많은 재미와 즐거운 웃음은 좋지만 ‘초심으로 돌아가자’라는 말이 있듯이 가끔은 프로그램의 본래 취지를 생각하며 다시 되돌아본다면 더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박지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