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한다. 사소한 것부터 중대한 결정까지도 모두 선택에 의해서 이뤄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때 그 순간에 내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라고 생각한다. 그 선택은 인생의 길을 다른 방향으로 틀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과 다른 모습으로 다른 사람들과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내가 대학교에 다니지 않고 있다면? 내가 다른 꿈을 꾸고 있다면? 내 주변의 사람들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라면? 그리고 그 삶은 앞으로 어떻게 바뀔까.
이번 한가위 연휴에는 이런 사람들의 심리를 반영하듯 새로운 형식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안방을 찾았다. 타임슬립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시간을 달리는 TV>다. 스타의 과거로 돌아가 순간의 선택을 바꿔 새로운 삶으로의 모습을 연출해보는 방식이다.
이날 과거로 돌아가 다른 삶을 선택한 사람은 배우 박신양이었다. 배우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그의 돌아가고 싶은 순간은 언제였을까? 그의 꿈은 원래 배우가 아닌 가수였다. 이야기의 시작은 1998년 7월 8일, 당시 박신양과 전도연이 주연이었던 영화 <약속>의 촬영현장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는 촬영현장을 나와 그 순간부터 배우가 아닌 가수로서의 삶을 살게 된다.
하지만 과거로 돌아가는 조건으로 인기와 실력, 인성 중 한 가지를 포기해야 했는데 여기서 그는 인성을 포기했다. 그래서 인기와 실력을 갖췄으나 건방진 가수가 된 박신양은 그의 영어 이름 이니셜을 따서 ‘PSY’라는 이름으로 2002년, MBC 음악캠프에 데뷔한다. 당시로서는 찾아볼 수 없는 파격적인 스타일로 데뷔 한 달만에 1위를 석권하며 국민가수로 떠올랐지만, 그의 건방지고 거만한 모습은 측근의 시선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후 2005년에는 라디오 별밤 DJ를 맡으며 인기가도를 달렸으나 인기가 더해질수록 그의 인성은 바닥을 향해가고 있었다. 그리고 2011년, 그에게 가장 큰 사건이 발생한다. 그가 PD의 기나긴 설득 끝에 출연한 <나는 가수다>에서 첫 회부터 탈락하고 만 것이다. 겸손함이라고는 몰랐던 그에게 첫 회 탈락은 큰 충격이었고, 방송에서 PD에게 거세게 항의하고 화를 내는 모습이 그대로 비춰졌다. 그 이후 대중들은 그에게 등을 돌렸고, 태도 논란으로 몰락한 그는 가요계에서 퇴출당했다.
3개월이 지난 후, 한 프로에 나와 은둔 후의 심경을 털어놨고 여기에서 2012년 배우 박신양이 2011년 가수 박신양에게 보내는 영상편지가 띄워진다. ‘계속 가수로 살아가고 싶니? 돌아오고 싶니?’라는 배우 박신양의 물음에 가수 박신양은 2012년으로 돌아가는 선택을 했다.
이 방송은 추석특집 프로그램이었는데, 파일럿 프로그램이라고 하기에는 아까운 내용과 구성이었다. 아이돌 열풍으로 인해 온 가족이 즐기기 어려웠던 기존의 명절 특집 프로그램과 달리 재미를 주기도 하고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도 줬기 때문이다. 많은 호평 속에 방송 직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정규 편성을 원하는 시청자들이 줄을 이었다.
다른 인생을 살아보는 상상을 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막연히 더 나은 삶을 꿈꾸고만 있을지 모르지만 이 상상은 현재의 자신을 반성하고 돌아보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선택’에 의해 달라졌을지 모르는 우리의 인생. 지나간 선택은 바꿀 수 없지만 다가올 선택은 지금이라도 바꿀 수 있다. 그리고 이 선택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킨다. 선택의 연속에서 우리는 지금 어떤 선택을 하고 있을까.
* 파일럿 프로그램(pilot program) : 편성이 확정되기 전에 견본용으로 만든 프로그램








박지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