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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지선
다양한 예술을 자유자재로 구현하는 ‘시각이미지예술가’
제 882 호    발행일 : 2014.10.06 
시각이미지예술가 이소(미술과卒·04) 선배

우리는 흔히 ‘화가’를 생각하면 그림을 그리는 사람을 떠올린다. 하지만  여기, 미디어 매체와 설치물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자신의 재능을 펼치며 ‘화가’의 고정된 이미지를 뛰어넘은 사람이 있다. 바로 Drawing ZIP의 팀장이자 시각이미지예술가 이소(미술과卒.04) 선배이다. 그는 미디어매체, 설치물뿐만 아니라 다양한 매체를 다루는 ‘감독’ 같은 존재이다. 그가 어떻게 한정된 영역을 뛰어넘는 팔방미인이 됐는지 그의 생생한 취업 노하우를 들어보자.

 
시각이미지예술가는 일반인들한테 생소한데 어떤 직업인가요?
  말 그대로 시각예술 즉 미술이죠. 미술을 직업으로 삼은 화가를 의미해요. 회사에서 일을 하기보단 화방에서 미술 작업을 통해 작품을 만들어내죠. 하지만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에요. 요즘 들어 미술의 장르가 많이 다양화, 복합화되고 있어요. 회화면 회화, 입체면 입체 이렇게 장르가 단순했는데 이제는 주제에 따라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요. 저도 회화에 미디어매체를 접목시켜 사용할 때도 있어요. 따라서 화가라고 말하기엔 너무 한정적이어서 ‘시각이미지예술가’라는 말을 쓰게 됐어요.
 
시각이미지예술가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어릴 때부터 미술을 좋아하는 외골수였어요. 제가 생각하는 것을 시각 이미지로 표현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실제로 미술과 관련된 공부를 하게 된 것은 예술고등학교(이하 예고)를 들어가서부터예요. 예고를 들어가게 되면서 미술 비중이 많아졌어요. 저는 다양하게 활동하는 것을 좋아해서 만화동아리도 들어가고 예고에서 일 년에 한 번씩 열리는 전시회에 참여하거나 발표회도 참가하기도 했어요. 이런 활동을 통해 미술에 흥미가 더욱 더 생겼어요. 그래서 제가 지금까지 시각이미지예술가라는 한 길만 보고 살아온 것 같아요.
 
대학 생활에서 가장 열심히 했던 일은 무엇인가요?
  친구들이랑 같이 전시를 하려고 애썼어요. 제가 재학생일 때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전시를 열 수 있게 교수님들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전시를 위해 강의 시간을 할애해 도와주시기도 하셨죠. 당시 아무리 미술 붐이 일어났다지만 학생들에게까진 갤러리를 빌려주진 않았어요. 빌려줘 봤자 하루였고 하루 빌리는 가격은 100만 원을 호가했죠. 저와 함께 친구들은 지금의 중문 놀이터에 있는 경로당을 빌려 전시를 하게 됐어요. 저희가 발품을 팔아 이곳을 빌렸고 미디어아트전시회를 열었죠. 전시회를 보고 교수님들은 많이 놀라셨어요. 미술관이 아닌 곳에서 했기 때문에 일반 관람객들이 호기심에 많이 들어와 보셨죠. 이 전시를 계기로 많은 학생들이 전시를 열기 위해 노력했어요. 또한 우리 학교는 청주대와 서원대와 일 년에 한 번씩 돌아가면서 연합전을 하게 됐어요. 저와 친구들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 것 같아 기뻤어요.
 
작품의 구상에서 전시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작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먼저 회화만 하는 작가는 아침 일찍 작업실에 나와서 일정시간이 끝나면 퇴근을 하는 일상을 반복해요. 직장인과 마찬가지로 일하듯이 하는 거죠. 하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미디어 영상이 추가된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주제를 먼저 잡아요. 오랜 시간 수정을 거쳐 작품 구성이 끝나면 제가 그리기도 하지만 설치물을 추가하고 싶으면 설치인력을 부르기도 해요. 저는 어떻게 보면 연극이나 영화의 감독과 비슷해요. 또한  ‘시간’을 주제로 하는 작품이 많기 때문에 시간에 대한 논문을 찾아본다든지 다른 사람의 작품을 찾아보든지 여행을 가는 등의 작품 구상 활동을 해요. 이렇게 작품 제작이 끝나면 전시 직전에 사람들을 초대하기 위해 광고나 엽서를 만들어요. 또한 보도 자료 같은 홍보물을 발송해 마지막에 전시를 하게 되죠.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는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가장 최근의 전시가 기억에 남네요. 제가 사실 졸업을 하고 바로 대학원을 들어가지 않고 작업을 3년 정도 하다가 대학원에 들어가게 됐어요. 그래서 지난 8월에 대학원을 졸업했어요. 지금까지 학창 시절 동안 해왔던 것, 3년 정도 작품 활동을 했던 것, 대학원 석사 과정을 통해 연구했던 것의 결과물이 이번 전시였어요. 이번 전시는 수년 동안 계속 작업했던 것을 정리하고 환기시켜서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전환점이 된 것 같아요. 제 모든 작품의 압축판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가장 인상 깊어요.
 
선배님이 소속된 Drawing ZIP은 무엇인가요?
  Drawing ZIP은 청주 지역의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 만든 ‘청주시각예술작가그룹’이에요. 젊은 작가들이 생계 때문에 돈을 벌다 보니까 작업할 시간이 많이 없어졌어요. 그래서 우리가 일주일에 한 번씩 의무적으로 모여 작업에 대한 이야기나 공동 작업을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고자 결성됐어요. 모임 때 저희는 어떤 주제를 가지고 드로잉을 하거나 토론을 해요. 그러면서 전시 기회가 생기면 프로젝트나 전시를 해요. 이번에도 우연치 않게 기회가 들어와서 이달 16부터 다음달 30일까지 대청호 미술관에서 전시를 열 기획이에요.
 
예술가로서의 길을 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제가 대학교를 졸업하고 선배들한테 들었던 말은 ‘우선은 5년을 버텨라’라는 말이었어요. 5년을 버텨보고 난 후, 제 주위에 남은 동기들은 별로 없었어요. 처음에는 졸업해서 잘 나가던 사람도 눈앞에 보이는 실패 때문에 바로 포기를 하고 다른 직업을 찾아 떠났어요. 요즘이 워낙 불경기다 보니까 수입이 일정치가 않아서 포기하는 경우가 대다수인 것 같아요. 시각이미지예술가 즉 예술가는 프리랜서거든요. 언제 돈이 끊길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 그림을 계속 그려요. 제 생각엔 이러한 상황 속에서 묵묵히 버티고 흔들리지 않는 ‘지구력’이 필요해요.
 
마지막으로 미술계에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5년을 버틴다고 무조건 취업을 한다는 보장은 없어요. 갤러리에 그림이 안 걸릴 수도 있고, 아직까지도 대학생일 수도 있고, 그림이 안 팔려 다른 일거리를 찾아 나설 수도 있죠. 아직 여러분들은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이 많아요. 그 5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세요. 선배들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세요. 미술계 선배들은 여러분의 상황을 누구보다도 더 잘 이해하고 있어요. 예전 작가들의 상황보다 요즘 젊은 예술가들의 상황이 더 힘든 걸 알기 때문에 먼저 손을 내밀어 주실 거예요. 또한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예술가의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디자인, 인테리어, 갤러리 큐레이터 등 미술과 관련된 활동을 많이 해봤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프로의 길에 접어들면 최대한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세요. 이 일이 평생 직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힘든 작품 구상 과정 속에서 지구력으로 버티려면 즐기는 게 필요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하면 훌륭한 결과물은 저절로 따라올 거에요.


신지선 기자

wltjs7475@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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