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 수상한 사람이 뒤를 따라오는 것이 느껴질 때 도움을 요청할 ‘경찰’이 없다면 어떨까. 상상만으로도 등골이 오싹하다. 이렇듯 경찰은 언제나 우리들을 각종 범죄와 사건, 사고로부터 수호하는 든든한 방패이자 지팡이가 되어주는 중요한 존재다. 여기 경찰이란 직업을 하늘이 내린 소명이라고 생각하며 밤낮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선배가 있다. 경찰로서의 자부심을 가슴에 품고 언제나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이우범(국어국문학과卒.82) 선배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선배님이 하시는 일은 무엇인가요? 구체적으로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충북지방경찰청의 정보과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도내의 정보경찰을 총괄하는 직책이죠. 정보과에 속한 경찰(이하 정보경찰)이 하는 일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바로 국정 운영을 원활하게 돕는 것과 치안정보를 수집하는 것입니다. 국정 운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선 국회의 입법안에 관한 여론조사를 시행하고 공식적으로 주민들의 의견수렴을 하는 일을 합니다. 이때 수집한 자료는 국회 정책의 제언에 기초적인 자료가 됩니다.
그리고 공직자의 부정부패와 4대악, 요새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아동학대와 같은 치안정보를 수집하는데, 이 정보는 수사과의 범죄첩보가 돼 수사단서를 마련하는데 일조하게 됩니다. 이때 외근 팀에 속한 정보경찰들이 첩보를 수집하고, 내근 팀에 속한 정보경찰들이 수집한 정보를 분석하고 축약하는 일을 합니다.
경찰로서 자부심을 가장 크게 느낀 때는 언제인가요?
정보경찰은 집회나 시위가 크게 발생하기 전에 완만하게 해결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집회나 시위가 본격적으로 일어나면 다른 부서에서 인원이 충당돼 경찰청 업무가 일부 마비되는 문제가 생기고, 사태가 나쁘게 치달으면 진압부대가 나와 가끔 부상자가 생기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같은 상황을 사전에 예방해 미리 방지하는 거죠. 저는 이 업무가 정보경찰로서 해야 할 중요한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요. 그간 이 업무를 잘 해내서 충북도내에서 큰 집회와 시위가 없었다는 것에 대해 나름대로의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경찰로서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인가요?
크게 힘든 일은 없었던 것 같아요. 제가 하는 모든 업무가 경찰로써 아주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렵고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다만 가족들이 조금 힘들었어요. 경찰이란 직업이 한 보직에 2년 이상 머물 수 없어서 자리를 많이 옮겨 다녔는데, 다른 지역으로 발령이 날 때마다 이사를 가야 했거든요. 이사만 한 13번 정도 한 것 같아요. 그래서 본의 아니게 아이들이 전학을 자주 다녔죠. 큰 아들이 5번이나 학교를 옮겼으니 말 다했죠. 이런 점 때문에 가족들에게 미안했습니다.
선배님의 대학생활은 어땠나요?
저는 대학시절을 정말 바쁘게 지낸 것 같아요. 공부 이외에도 여러 가지 활동을 했어요. 1학년 땐 신문사에서 기자로 활동하기도 했었고, 2학년 땐 국문학과의 문예부장을 맡았죠.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학생회 활동인 것 같아요. 3학년이 되고 인문대 학생회장을 했는데, 임기가 끝날 쯤에 고교동창을 대신해서 총학생회 선거에 나섰어요. 16표 차이로 안타깝게 떨어졌지만 그 당시 인문대 학생 인원이 다른 단대에 비해 아주 작았던 걸 생각하면 나름 선방한 거죠. 또 그때만 해도 우리 학교는 간선제를 하던 때였는데, 제가 가장 먼저 직선제를 시행했습니다. 반발이 많았지만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고 밀어붙였죠. 그렇게 인문대가 앞서서 직선제를 시행하니 다른 단대에서도 곧 직선제를 시행하더라고요.
또 국문학과가 대체로 영어가 취약한 편이라 학과 공부 외에 영어 공부도 열심히 했어요. 영문학과 친구들과 매일 같이 만나 토익, 토플을 준비할 뿐만 아니라 타임즈나 헤럴드 같은 영자 신문과 영어 원서를 이용한 기본적인 영어 공부도 했었죠.
국어국문학과에서 공부를 하다가 경찰이란 직업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고교시절 군인이나 경찰이 되고 싶단 막연한 생각은 있었어요. 하지만 육군사관학교 입학시험에 떨어진 뒤에는 국문학도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고 국문학과로 대학을 왔죠. 그렇게 대학을 졸업하고 국문학과 교수를 꿈꾸며 대학원 입학 준비까지 모두 마쳤는데 어쩌다가 간부후보생 교육을 받고 있는 선배를 만났습니다. 평소 제복에 대해 동경을 가지고 있기도 해서 선배를 따라 간부후보생 시험을 봤는데 떨어지고 말았어요. 그러나 그 이후 경찰에 대한 직업적 흥미가 생겼습니다. 정말 우연한 기회였죠. 그래서 일 년간 열심히 독학으로 공부해서 경찰이 됐어요.
사실 막 경찰이 됐을 당시에는 친일 경찰 등 과거 역사 속에서 경찰에게 생긴 오명이 다 씻기지 않았던 시기라 인식이 좋지만은 않았지만, 경찰이란 직업이 겪으면 겪을수록 사회적인 신뢰도 생기고 발전도 빠르고 참 괜찮은 직업이더라고요. 지금은 아주 보람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경찰간부가 되기 위해선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경찰간부가 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입시를 통해 경찰대에 입학하는 것과 간부후보생이 되는 것이지요. 간부후보생은 국가가 시행하는 공개채용시험에 의해 선발됩니다. 이 공개채용 시험은 필기시험(50%), 체력검정(25%), 적성검사와 면접(25%)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면접 비중을 점점 높이는 추세죠.
간부후보생의 장점은 학력이나 전공과 무관하게 누구나 준비만 하면 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영어와 국사를 포함한 기본 과목만 공부하면 되다 보니 오히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사람이 더 높은 점수를 받는 경우도 있죠. 또 인권위원회의 도움으로 신체에 대한 기준이나 남녀 구분도 거의 없어졌고, 나이제한도 40세로 과거에 비해 많이 높아졌습니다. 올해부턴 뽑는 인원도 늘어나 그 문이 더욱 넓어졌어요. 그러니 이 기회를 잘 활용해 경찰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기 바랍니다.
경찰관으로서 가장 필요한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흔히 민중의 지팡이라고 불리는 경찰은 일반적인 업무가 아닌 희생과 봉사를 하면서 월급을 받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입니다. 때문에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 비해 적용되는 도덕적 잣대가 엄격한 편이에요. 그래서 윤리의식은 경찰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죠. 하지만 이것은 경찰 시험을 치루고 교육을 통해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최우선적인 덕목은 아니에요.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헌신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입니다. 저는 경찰이라는 직업이 하늘이 내려준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꼭 해내야 하는 천명 같은 거요. 그렇기 때문에 이 소명을 다하기 위해 평생 온몸을 바쳐 헌신하려는 마음을 필수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안타깝게도 요즘은 부모의 재력이 곧 학력으로 연결되곤 합니다. 그리고 학벌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대이기도 하죠. 때문에 지방에 있단 이유로 우리 학교 후배들이 취업에 실패하거나 자신감을 잃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 후배들에게 지방에 있는 학교라고 해서 자괴감을 느낄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 학교도 시설과 지원 등 서울에 있는 여타 다른 학교에 비해 전혀 떨어지지 않을 만큼 충분히 좋은 학교니까요. 제가 몸담고 있는 경찰청의 요직에도 충북대 출신들이 아주 많이 있고요. 우리 후배들이 노력만 한다면 그들과의 경쟁에서도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겁니다.
김남희 기자
namhee6741@cbnu.ac.kr








김남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