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에는 한 떡집이 있다. 간판이 없다면 떡집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떡집이다. 일반적인 떡집과 다르게 뭔가 고급스럽고, 포장도 남다르다. 떡 맛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열정이 넘치는 사장님을 만날 수 있는 이 떡집의 이름은 바로 ‘예닮’이다. ‘예수님을 닮자’는 의미인 ‘예닮’은 나눔도 아끼지 않는다. 지금 ‘예닮’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창업으로 새로운 길을 열다
예닮의 전현수 사장은 대학 때 요리를 공부했고, 졸업한 후에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금세 3~4년이 지나갔고, 횟수를 거듭하면서 경쟁률은 점점 높아졌다. 그러나 그는 미련을 버리지 못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가족들은 그를 만류하기 시작했다. 전현수 사장은 “당시에는 남들의 만류로 내가 노력했던 것을 포기하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았어요”라고 말했다. 그렇게 그는 9년을 보냈고, 결국 공무원 시험 준비를 그만뒀다.
“36살에 공무원 시험 준비를 그만두고 무엇을 할지 고민했어요. 취직하기에는 나이가 걸리고, 무언가 경쟁력을 가질만한 기술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하니 빵집이나 떡집이 눈에 들어왔어요. 그중 빵집은 프랜차이즈가 너무 많아서 경쟁력을 갖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반면 떡집은 나만의 장점을 살린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한 3년 동안 전국의 떡집을 돌며 떡 기술을 배웠어요. 그리고 제가 번 돈과 창업 대출을 합쳐 지금의 ‘예닮’을 개업했죠.”
어디에도 없는 떡집 ‘예닮’
예닮에 들어서면 ‘이곳이 떡집이 맞나?’라는 생각이 든다. 일반적인 떡집과는 다르게 굉장히 깔끔하기 때문이다. 전현수 사장은 그 이유에 대해 “다른 떡집들이 모두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떡집 하면 그렇게 깔끔한 이미지가 아니잖아요. 더러운 것을 참지 못하는 제 성격 탓도 있지만, 손님들에게 깔끔한 인상을 주면 ‘이 집 참 독특하네’하고 오래도록 기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에요”라고 말했다.
그의 주방 벽에는 ‘떡 일은 나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줄 것이며, 나에게 많은 것을 변화시킬 것이다’라는 글귀가 붙어있다. 그는 떡을 만들기 전에 반드시 이 글귀를 한 번씩 읽는다. 떡 일을 시작했을 때의 초심과 자신이 하는 일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서다.
창업 후 지금처럼 자리를 잡기까지 순탄하기만 했던 건 아니지만 그는 “노력하니 자연스럽게 자리도 잡고, 매출도 오르기 시작했다”라고 말한다. 이어 그는 “처음에는 여러 가지로 힘들었다. 무엇보다도 매출이 없으니 금전적인 문제가 제일 힘들었다. 떡집은 음식점처럼 개업했다고 손님이 스스로 찾아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 우연히 우리 가게를 찾은 손님이 만족해 주위 사람에게 추천하고, 추천받은 손님이 다시 추천하는 식으로 입소문을 타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라고 전했다. 현재 예닮의 매출 중 70%는 전화 주문으로 발생하고, 한번 주문했던 손님이 다시 주문하는 재주문율이 전체주문의 70%를 차지한다.
예닮은 떡집이지만 강정도 판매한다. 이에 대해 전현수 사장은 “한 프랜차이즈 떡집을 방문했는데, 떡뿐만 아니라 강정도 팔더라고요.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생각으로 바로 강정 만들기를 배워서 판매하기 시작했어요”라고 밝혔다. 예닮의 강정은 계절 메뉴로 겨울에만 판매한다. 강정은 따뜻한 기온에는 보관이 어렵기 때문이다. 전현수 사장만의 노하우로 만드는 예닮의 강정은 인기가 좋아서 7월부터 예약하는 손님이 있을 정도다.
전현수 사장은 나눔 실천에도 적극적이다. 어려웠던 창업 초창기부터 그는 꾸준히 인근 양로원에 떡을 기부하고 있다. 지금은 저소득층 가정과도 떡을 나누고 있다. 그는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여러모로 저를 도와준 지인들이 주변에 많았어요. 언젠가는 그 도움을 다른 사람에게 베풀자고 마음속에 새기며 살았어요. 저희 예닮을 찾는 고객에 대한 감사함을 조금이지만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자는 생각으로 기부를 해오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창업을 희망하는 이에게
전현수 사장은 “창업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열정과 절실함이에요. 할 수 있는 무언가를 다해보고 ‘나는 창업이 아니면 안 된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절실할 때 창업을 해야 해요. 요즘은 창업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아요. 창업하고 싶다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이 고민해보는 게 좋아요. 그렇게 많이 고민해서 창업에 대한 결심이 확고해지면 본인이 이 일을 좋아하는지, 능숙하게 준비는 돼 있는지, 시장조사나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지, 비용은 얼마나 투자할 것인지를 생각해봐야 해요. 무엇보다 본인이 이 일을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해요. 창업 후에는 컨디션이 좋든 나쁘든 항상 일정한 상품성을 유지해야 하는데 그 일을 좋아하고 즐기지 않으면 어렵거든요”라고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조언했다.
황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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