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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서영
책과 독자 사이를 잇는 끈, 편집자
제 954 호    발행일 : 2020.11.09 

매일 서점에는 수많은 책이 쏟아져 나온다. 작가는 책을 쓰고, 독자는 책을 읽는다. 그리고 그 책이 우리 손에 쥐어지기까지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끈이 바로 출판사의 편집자다. 모든 책의 출판 과정에는 책을 기획하고, 책의 내용과 방향을 정하고, 작가를 섭외해 원고를 받고, 그 원고를 다듬는 편집자들의 노고가 숨어있다. 이에 편집자의 역할과 자질, 그리고 편집자가 되는 방법을 알아보고자  출판사 ‘민음사’의 서효인 편집자를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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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역할은?

  편집자의 주된 업무는 작가가 쓴 원고의 검토와 그 원고의 교정, 교열, 퇴고 작업이다. 책을 다루는 일이라 다소 정적인 직업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실제로 그 과정에서 작가, 디자이너, 마케터 등 수많은 사람과 소통하는 역동적인 직업이다. 서효인 편집자는 “편집자는 출판사 내의 거의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 책을 기획하고, 작가를 찾고, 원고를 받고, 원고의 교정과 교열을 하는 것은 물론 원고의 성격이나 방향성까지 작가와 상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편집자는 작가뿐만 아니라 디자이너와 책의 표지를 논의하고, 마케터와 책의 마케팅에 대한 회의도 진행하는 등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발을 맞춘다. 즉, 책을 제작하는 과정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는 게 편집자라고 할 수 있다”라며 편집자의 역할을 소개했다.

편집자의 보람과 아쉬움

  그렇다면 편집자가 말하는 편집자로서의 보람과 힘든 점은 무엇일까. 먼저 서효인 편집자는 편집자의 직업적 장점으로 ‘자부심’을 꼽았다. 그는 “편집한 책이 대중과 평론가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때 자부심을 느낀다. 특히 신인 작가의 책이 좋은 평가를 받고, 그것이 해당 작가의 창작 폭을 넓히고 작가가 향후 문학 활동을 활발하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을 때 보람을 느낀다”라고 전했다.
  서효인 편집자는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의 원작 소설을 비롯해 <네 이웃의 식탁>,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 <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 <더 셜리 클럽> 등 다양한 책의 편집을 담당해 왔다. 이와 관련해 그는 “편집에 참여한 모든 책이 인상적이었다. 그중에서도 굳이 꼽자면, <보건교사 안은영>과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우선 <보건교사 안은영>은 드라마로의 영상화 과정을 겪으면서 책과 작가의 성장을 곁에서 지켜볼 수 있었기에 뿌듯했다. 그리고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는 기획 단계부터 완성까지의 편집을 완전히 맡은 첫 에세이였기에 유독 기억에 남았고, 이 책의 출판 이후로 해당 작가가 일약 주요한 작가가 됐기 때문에 인상적이었다”라고 전했다.
  편집자로서 힘들었던 순간에 대해서 그는 “하나의 책을 만들어 냈는데, 출판 이후에 오류가 발견됐을 때에 속상함을 느낀다. 작은 오타에서부터 치명적인 사고까지 포함해서 모든 오류를 잡아낼 수는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완성된 책에서 오류가 발견될 때마다 스스로 자책하고는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등단 작가로서 자신의 시집과 에세이집도 출판했다. 이에 그는 “편집자와 작가라는 두 개의 직업은 되도록 분리하고자 한다. 주로 밤이나 새벽에 글을 쓰기 때문에 잠자는 시간을 뺏기고, 그 때문에 잠이 부족해 편집자로 일할 때 집중력이 저해되기도 한다. 하지만 작가로서는 생계를 꾸리고 가족의 삶을 책임질 수 없었을 것이므로 문학과 가까운 직업에 종사하면서 생활인과 문학인의 삶을 나름대로 조율하며 살고 있다”라고 밝혔다.

편집자가 되기 위해서는

  편집자가 되기 위해 특별히 갖춰야 할 조건이나 우대사항에 대한 질문에 그는 “일단 학력은 특별한 우대조건이 되지는 않는 것 같다. 출판사에는 이른바 명문대를 나온 직원들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존재한다. 물론 출판업계가 학력을 완전히 배제한다는 건 거짓말이겠지만, 다른 분야에 비해서는 오히려 대학 간판을 덜 보는 것 같기도 하다”라고 전했다. 덧붙여 그는 편집자로서의 직업적 소양은 학력이 아닌 관련된 정식 교육이나 실무 경력을 통해 얻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효인 편집자는 편집자가 갖춰야 할 소양으로 제일 먼저 소통 능력을 꼽았다. 그는 “편집자를 흔히 ‘책상에 앉아 혼자 일하는 사람’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편집자의 업무 환경을 살펴보면, 거의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편집자는 유관부서, 작가, 독자 등 출판사 내.외부의 수많은 사람과 소통하면서 일해야 한다. 그렇기에 창의적인 독불장군보다는 성실한 사회인이 편집자에 적합하다. 또 그 성실함에서 창의력이 발현될 때도 많다. 이처럼 편집자는 다양한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고, 그들의 의견을 조정하며, 대화를 잘 이끌어가야 한다. 그러면서도 자기만의 기준을 지키되, 유연함을 함께 갖춰야 한다”라며 편집자의 소통 능력과 유연한 사고의 중요성을 전했다.
  다음으로 중요한 편집자의 소양으로는 독서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결국 출판업계는 책을 만들고 다루는 일이다 보니, 역시 독서가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고전 같은 구간도 좋지만, 최근에 나온 책을 두루 섭렵하고 현재 출판업계의 경향이나 방향성을 나름의 사고로 판단하고 있는 게 좋다. 즉, 분야를 가리지 않고, 구간부터 신간까지 두루 살피는 독서가 필요하다. 모든 책을 완전히 읽는 게 어렵다면, 최근 어떤 책들이 나오고 있는지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글쓰기와 외국어 능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효인 편집자가 현재 편집부 차장, 그리고 문예지 <릿터>의 편집자로서 활동하고 있는 ‘민음사’는 1차 서류 전형, 2차 면접시험을 통해 편집자를 채용한다. 그중 1차 서류 전형에서는 이력서, 자기소개서, 그리고 서평 에세이를 제출해야 한다. 그는 “편집자가 되기 위해서는 글쓰기 능력도 중요하다. 민음사를 비롯한 출판사에서는 자기소개서와 서평을 이력서와 함께 서류로 받는 경우가 많은데, 제 경우에는 서류 전형에서 자기소개서보다는 서평을 유심히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해외 문학이나 외국 도서를 다루는 출판사나 내부 부서의 경우에는 외국어 능력도 확실히 우대 조건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편집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마지막으로 편집자를 비롯한 출판업 종사자를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서효인 편집자는 “출판업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출판업이 사양산업이라는 평가도 많지만, 이는 책을 만드는 일이면서 동시에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책은 아직도 가장 중요한 1차 콘텐츠이다. 책의 물성이 어떻게 변하든 책이 가진 콘텐츠로써의 힘은 여전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그는 “현재로서는 책을 비롯한 콘텐츠를 많이 접하고, 콘텐츠를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고, 콘텐츠의 곁에서 즐거움을 느낀다면 일단 그것으로 충분할 것 같다”라고 조언했다.


양서영 기자
ysyoung@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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