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부터 ‘외국어 전용 강좌’가 일부 강좌들에 시범적으로 도입되면서 8개 단대의 61개 강좌가 외국어로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글로벌 인재 양성’과 ‘국제화 지수 제고’를 목적으로 교수의 재량에 따라 15주 가운데 최소 3시간은 외국어로 수업을 진행하며, 이후 점차적으로 시간을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학사과는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이 개강 후 학생들에게 공지되기 때문에 해당 강좌를 수강하는 학생들에게 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외국어 전용 강좌 개설에 앞서 수강자인 학생과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 사이에 의견 교환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진행돼 그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외국어 전용 강좌는 교양과 전공 모두에서 개설 돼, 외국어 관련 학과에서 개설ㆍ운영하는 ‘어학 강좌’와 외국어 관련 학과를 제외한 학과에서 운영하는 ‘일반 강좌’로 구분된다. 이번 학기의 경우 일반 강좌가 28개, 어학 강좌가 33개로 총 61개 외국어 전용 강좌가 개설됐다. 이 같은 결정은 학사과에서 전체 강좌 가운데 외국어 전용 강좌로 전환이 가능한 100개 강좌를 대상으로 해당 교과목의 교수들에게 신청을 받아 이루어진 것으로 학사과는 전했다. 61개 외국어 전용 강좌 가운데 순수 영어 강좌는 총 27개로 ▲자연대 8개 ▲경영대 2개 ▲공대 4개 ▲농대 2개 ▲사범대 2개 ▲생활대 1개 ▲수의대 2개 ▲전전컴 6개 강좌이며, 제2외국어인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 일본어, 중국어를 사용하는 강좌가 18개 개설돼 외국어로 수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외국어 전용 강좌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는 타 대학의 경우 외국어 전용 강좌의 부작용으로 ‘수업의 질 저하’와 ‘교수 중심의 주입식 교육’, 그리고 ‘일부 학생들의 수업 부적응’ 등과 같은 문제가 나타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학사과 홍성길 계장은 “처음에는 교수와 학생 모두 외국어로 진행되는 수업에 적응하기 어렵겠지만 그런 부적응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점차적으로 해결될 것이다”라며 “결과적으로는 학교뿐 아니라 학생에게도 개인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국어국문과의 박연호 교수는 “학생들이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가 문제이며 교수도 외국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데 제약이 따를 것이다”라며 “전체적인 수업은 한국어로 진행한 뒤 요약과 토론에 외국어를 사용하는 등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은 개강을 코앞에 두고 결정돼 학생들에게 미리 공지되지 않은 상태이다. 외국어 전용 강좌를 수강하는 학생들은 수업 당일, 담당 교수의 설명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홍성길 계장은 “행정적으로 준비 기간이 부족해 홍보가 안 된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처음부터 외국어로 수업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교수가 어느 주에 외국어로 수업을 진행할지 미리 알려줄 것이다”라고 말했으나 수강 신청 이후 이 같은 사실을 공지 받을 학생들의 반발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