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우리학교 중문 편의점 카운터에 앉아 있는 정현태(가명·24)군은 오후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하루에 7시간씩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마치면 새벽 1시. 집에 들어가 씻고 과제 및 뒷정리를 하면 꼬박 밤을 새버린다. 1~2시간 새우잠을 자고 학교로 뛰어가 아침 수업을 들으면 졸기 일쑤다. 시험공부 또한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이렇게 일하고 나서 정군이 받는 하루 급여는 2만 4500원. 하루 식비 2000원을 제외한 값이다. 정군이 일하는 편의점의 시급은 3500원이다. 현재 최저임금인 4110원에 야간근로에 따른 50% 가산까지 포함한다면 실제 받아야 하는 급여는 3만 4935원. 그는 하루에 1만 435원이나 덜 받고 일하고 있다.
 

 
아르바이트생이 간과하는 4가지
보편적으로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할 때, 아르바이트생이 간과하는 것은 크게 최저임금, 근로시간, 연장·야간수당, 수습기간 수당의 4가지다.  근로기준법 제 2조에 의하면,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이다. 아르바이트생도 이에 따라 근로자에 해당한다.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제도에 의해 1년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심의·의결하여 노동부장관이 결정한다. 최저임금제도란 국가가 노·사간의 임금 결정과정에 개입하여 임금의 최저수준을 정하고, 사용자에게 이 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법에 강제함으로써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의도에서 제정하였다. 그리고 헌법 제 32조 제 1항에 최저임금제도를 시행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2009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4000원이었으며 올해는 4110원, 내년에는 5.1% 인상한 4320원이다.
다음으로는 근로시간이다. 같은 법에 따라 근로자가 최대로 일할 수 있는 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하루에 8시간, 일주일에 40시간이다. 이 시간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초과할 수 없으며, 근로자가 이 시간을 초과해 근로할 경우에는 최저임금에서 50%를 가산한 연장수당을 받아야 한다.
야간수당에 대해서도 근로기준법은 정확히 명시해놓고 있다.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 사이에 근로할 경우, 근로자는 현재 최저임금의 최소 50%이상을 가산해 받아야 한다. 즉 최저임금의 150%를 급여로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최저임금에 대입해본다면, 근로자가  야간근로를 했을 때는 시급을 4110원이 아닌 6165원 이상을 받아야 한다.
혹시 아르바이트를 정식으로 하기 전에 수습기간을 거쳐야 한다면, 수습기간에 받는 급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수습근로자는 수습근로를 시작한 날부터 3개월 이내의 기간 동안 최저임금의 10%를 감하여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최저임금인 4110원의 90%인 3699원이 수습기간동안의 시급이 된다. 하지만 수습기간이 3개월을 넘어갈 때부터는 최저임금 이상을 받아야 한다. 예를 들어 수습기간이 5개월이라면, 3개월만 최저임금의 90%를 받고 2개월은 최저임금 이상의 급여를 받아야 한다.
 학교 근처 아르바이트생 처우 심각
현재 아르바이트생을 두거나 구하고 있는 우리학교 정문과 중문, 후문 대학로에 위치한 상가들을 대상으로 업종과 시급, 근로시간 등을 조사했다. 상가들은 ▲음식점 ▲편의점 ▲주점 ▲당구장 ▲제과점/카페 ▲멀티방/PC방 등 6개로 분류했으며, 각 업종에 해당하는 4곳의 평균적 시급을 주간/야간 수당을 포함한 최저시급과 비교했다.
 

취재 결과 학교 근처 아르바이트 근로조건이 심각함을 알 수 있었다. 우선 최저임금과 야간수당, 근로시간을 준수한 업종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대부분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고 있었으며, 그 중 가장 많이 준수하지 않는 곳은 편의점이었다. 우리학교 주변 편의점을 돌며 취재해본 결과, 4000원 넘게 시급을 주는 곳은 단 한곳도 없었다. 주점의 경우에는 최저임금보다 많은 급여를 주지만, 야간에 근로하면서도 야간수당을 지급하지 않아 많게는 1만 1000원 정도를 덜 받고 일하는 곳도 있다. 이보다 더 심한 곳은 바로 PC방이다. 그 중 한 PC방의 경우에는 최저임금은 물론이고 야간수당, 근로시간 모두를 지키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PC방이 제시하는 조건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경우 약 2만 5000원 정도 덜 받고 일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대학생들은 최저 임금제를 모르고 있거나, 알고 있지만 ‘주는 대로 받는’ 태도를 취한다. 게다가 법이 허용하는 기준보다 더 많이 일하면서도 초과수당을 받지 못하거나, 밤늦게까지 일하면서 야간수당을 받지 못하는 대학생들이 적지 않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하루 종일 주문을 받으러 가게 안을 뛰어다니거나, 비좁고 쾌적하지 못한 공간에서 몇 시간동안 일을 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이 있다.
고수진 기자 switch5@cbnu.ac.kr
박병석 기자disc90@cb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