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대 총학생회(아래 총학) 선거가 오는 26일 실시된다. 학생들의 목소리를 올바르게 대변하겠다며 'HALO', '황소고집’, ‘개념있는’ 세 개의 선거운동본부(아래 선본)가 총학에 출사표를 던졌다. 대학부에서는 각 선본의 공약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추진될지, 또한 얼마나 현실성 있는 공약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다양한 복지사업 내세우나 실현 가능성 미지수

  기호 1번 ‘HALO’ 선본은 연 2회에 걸쳐 사업 진행에 든 액수를 공개하고 얼마나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했는지 평가해 깨끗한 총학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HALO' 선본 류두환(안전공학과·03) 정후보는 “총학에서 펼치는 모든 사업의 예산과 진행사항 등을 일반 학생들에게 공개해 학생회의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며 ‘HALO’의 사업뿐만 아니라 올해 필 총학에서 펼친 사업 중에서도 내년에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이 또한 진행 정도를 계속 밝혀나가겠다”고 말했다.

  'HALO'의 공약 중 눈여겨 볼만한 사업은 도서관 소음 완화 바닥재 설치다. 많은 학생들이 우리 학교 도서관의 소음문제를 제기해 왔다. 특히 시험기간이 되면 열람실 내 여학생들의 구두 굽 소리로 학생들의 불만의 소리가 커지고 있다. 'HALO' 선본은 이런 학생들의 불만을 수렴해 소음이 없는 도서관을 만들어 학생들의 학업에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다. 김상수(지역건설공학과·04)씨는 “시험기간에 도서관 곳곳에서 들리는 여학생들의 구두 발자국 소리에 불편한 점이 있었는데 바닥에 소음 완화재를 깔게 되면 더 이상 소음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 같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서관 자료지원과는 “바닥 소음 완화재는 카펫 형식으로 도서관 개관 초에 설치됐었지만 관리하기 힘들고 소음을 크게 방지한 것도 아니라 제거했다”며 이 공약이 실현되기 어렵다고 답했다.

  또한 'HALO' 선본은 각 단대마다 도서 반납기를 설치해 학생들이 책을 반납하러 도서관까지 가는 번거로움을 줄이겠다 했지만 도서관 관계자에 따르면 이 또한 예산상의 문제로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두 선본과는 달리 'HALO' 선본은 학사 부문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공약을 세웠다.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수업 장소를 더 넓은 곳으로 확보하고 학생들의 수요에 맞춰 각종 인증제, 패션에 관한 수업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쉽게 지켜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에 대해 교무과 관계자는 “학생회에서 건의를 한다면 검토를 할 수는 있으나 예산문제 등 여러 사안이 관련돼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복지 사업, 주를 이루지만 실효성은…

  기호 2번 ‘황소고집’ 선본은 등록금 회수율 증대, 해외연수 투명화 외에 학생들의 복지와 관련된 정책을 많이 내세웠다. 편의시설의 개신문화관 이전, 24시간 편의점 개설, 학내 약국 설치, ATM기기 수수료 무료화 시행 등 학생들의 복지를 강화할 수 있는 공약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개신문화관 지하 공간 활용 공약의 경우 학교에서 이미 추진하고 있는 사업을 ‘황소고집’이 자체적으로 기획한 공약인 것처럼 홍보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개신문화관으로 농협, 제과점 등의 편의시설을 이전하는 문제는 이미 올해 초부터 학교에서 기획하고 있던 사업으로 이미 개신문화관 지하 공간 이용 설계는 거의 윤곽이 잡혀있는 상태다.

  또한 ‘황소고집’ 선본은 학내에 24시간 편의점을 열고 학생들이 쉽게 상비약 등을 살 수 있는 약국을 설치해 학생들의 편의를 도모하겠다 밝혔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이해타산 문제로 실현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이상수(식품공학과·05) 정후보는 “시험기간만이라도 24시간 매점을 운영하거나 매점에서도 상비약 등을 팔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고려대와 한양대 사례를 들며 우리 학교에서도 ATM기기의 수수료를 무료로 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학교 농협 측은 “충북대 학생들이라고 해 예외적으로 ATM기기 수수료를 받지 않을 수는 없다”고 말해 공약이 실현되기는 불가능함을 알 수 있었다.

  올해 시행됐던 캠퍼스 폴리스에 대해 이상수 정후보는 “자체적으로 학생들에게 캠퍼스 폴리스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었는데 많은 학생들이 캠퍼스 폴리스라는 제도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다”며 “캠퍼스 폴리스의 취지를 설명하자 대다수의 학생들이 활동을 더 크게 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황소고집’ 선본은 1학기 때 주축이 됐던 학군단, 2학기 캠퍼스 폴리스 참여자인 단대 학생회 외에 일반 학생들까지 캠퍼스 폴리스에 포함시켜 대대적으로 학내 치안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등록금 공약 주축, 이외 공약은 지나치게 피상적

  기호 3번 ‘개념있는’ 선본은 등록금 인상 저지, 학자금 이자 지원 조례 제정 등 등록금에 관한 공약이 주를 이룬다. 이외에도 웹 2.0 총학생회, 자전거 보험제, 교환학생 홍보시스템 구축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학자금과 관련해 ‘개념있는’ 선본은 충청북도에서 학생들의 학자금 이자를 대신 내 주는 학자금 이자 지원 조례 제정 공약을 내세웠다. ‘개념있는’ 선본의 곽병기(법학부·01) 정후보는 “학자금 대출이자 지원 조례를 만들자는 도민 11,468명의 서명을 받으면 도의회에서 이 조례를 입법 발의한다”며 “이 조례가 제정된다면 현재 7.8%인 학자금 대출이자를 도에서 전액 부담하고 학생들은 단 1%의 이자도 내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 영남대에서는 학생들이 내는 학자금 대출이자의 대부분을 장학금 형식으로 되돌려주고 있다. 7.8%나 되는 이자 부담을 줄여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 ‘개념있는’ 선본의 주장이다.

  ‘개념있는’ 선본에서 내건 ‘웹 2.0 총학생회’는 학교 홈페이지 내에 학생들이 자유롭게 총학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활성화 시킨다는 공약이다. 기존 총학들이 학생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사업을 진행하면서 생기는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올릴 수 있고, 모든 학생들이 학내 문제에 대해 투표를 해 자신들의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든다는 것이 ‘웹 2.0 총학생회’ 공약이다. 이에 대해 전소영(경영학부·07) 학생은 “여태까지 학생회들은 학생들의 의견을 귀담아 듣기보다는 자신들의 뜻대로 학생회를 이끌어왔다”며 “이러한 체계는 분명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공약은 학생들의 실질적인 참여에 따라 공약의 성공과 실패가 갈리기 때문에 얼마나 학생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가 공약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전거 도난이 극심한 요즘 학생들의 눈길을 끄는 공약이 자전거 보험제이다. 외부 보험 업체와 학교가 계약을 맺어 학생들이 자전거를 분실했을 때 보험금을 지급해 주는 제도이다. 그러나 취지 자체는 좋지만 학교 측에서 보험금을 부담할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이 보험에 가입할지는 알 수 없는 부분이다.

  또한 ‘개념있는’ 선본은 학교 급식에서 사용되는 쇠고기에 대해 원산지를 철저하게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학교의 경우 호주산 쇠고기를 사용한다고 이미 명시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촛불 이미지에 편승해 가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