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강의 시간 중에 여러 명이 조를 짜서 08학번인 새내기부터 졸업을 앞두고 있는 01학번까지 다른 학과, 학년, 다른 전공의 사람들과 토론을 나누었다. 다른 경험과 생각들을 공유하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제일 학번이 높았던 어떤 분의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았다.
“내가 1,2학년 그러니까 20살, 21살 때와 지금의 대학 분위기가 너무 달라 복학하고 처음에는 적응하기 너무 힘들었어요. 20살이면 못할 것도 없는 나이고, 그 나이가 아니면 하지 못할 것들이 분명 있는데 요즘 어린 친구들이 도서관에 앉아서 공무원이다 토익이다 해서 공부만 하고 있고 벌써부터 취업 걱정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게 느껴져요” 그 분의 그 말에는 지금 우리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예전에는 직업으로서 공무원의 선호도가 높아진 사회적 현상을 신기해하며 이를 기사화 했던 적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공무원 합격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지경까지 이르렀다. 도서관 열람실에 펼쳐져 있는 책들만 봐도 지금의 세태가 한 눈에 보인다. 인간적 소양의 바탕이 될 수 있는 교양서적이나 기초학문 관련 서적들은 그 어디에도 없다. 펼쳐져 있는 대부분의 책들은 토익이나 자격증, 공무원 시험 준비서들뿐이다.
특히나 이런 모습들은 해를 거듭할수록 나아지기는커녕 어린 친구들에게로 옮아가는 비중만 높아지고 있다. 20대 초반은 입시준비로 공부 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못했던 중·고등학교 시절을 지나 다양한 경험을 하고 많은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자아를 찾아가야 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우리는 불안한 미래에 다시는 되돌아오지 않을 지금을 저당 잡혀 이도 저도 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옳은 것이 아님을 알고 있음에도 어쩔 수 없이 우리는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도서관에서 영어책과 자격증 책에 파묻혀 살아간다. 아니, 살아지고 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똑같은 모습으로 똑같이 안정되고 편안한 직장을 꿈꾸며 그렇게들 살아간다.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틀에 짜 맞춰진 인간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나는 어떠한 삶을 꿈꾸고 있는지, 과연 꿈이라는 것을 꾸고는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 보자. 다른 이들의 모습, 다른 이들의 시선, 다른 누군가의 요구는 모두 떨쳐내고 순수하게 나만을 위해 생각하는 시간을 한번쯤 가져보는 것도 그리 나쁜 일은 아닐 것이다. 정말 내가 원하고 꿈꾸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기 위해서라면.








조아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