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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윤석
<대학논단> “차별적 시선이 여성을 숨어서 흡연하게…” “오히려 여성들이 당당해 질 필요도…”
제 794 호    발행일 : 2008.10.15 

“‘여성흡연’이란 용어자체가 남녀 차별적…”-박
 

사회자(아래 사회) : 흡연, 특히 ‘여성흡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자유롭게 말씀해 주세요.
신창하(아래 신) : 여성의 흡연 문제는 양성평등문제를 떠나 어디까지나 기호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담배를 피우든 피우지 않든 누구나 선택을 할 수 있는 문제니까요. 
장지혜(아래 장) : 저도 기호의 차이일 뿐이라는 의견에 동감합니다. 남성은 담배를 자유롭게 피울 수 있고 여성은 그래선 안된다는 식의 사회적 인식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말 그대로 선택의 문제인데 말이죠. 또 한 가지, 여성흡연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 중에는 여성흡연을 반대하는 이유로 ‘여성이 임신과 출산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임신과 출산도 어디까지나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박빛나라(아래 박) : 그렇죠. 여성이 뭔가를 선택한다는데 대해서는 너무 인색한 사회 분위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여성흡연’이라는 용어 자체만 놓고 봐도 남녀에 대한 우리 사회의 차별적 인식이 반영됐다고 봅니다. 이런 것들을 통해 볼 때 아직도 이 사회가 철저히 남성 중심적 시각으로 여성을 대한다는 생각에 씁쓸한 마음이 들뿐 입니다.
김종철(아래 김) : 그런 인식이 문제이긴 합니다만, 아까 말씀하셨듯이 여성이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한다는 것 또한 중요한 사실입니다. 그런데 임신을 하고 출산도 해야 할 여성이 흡연을 함으로써 아이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박 : 앞에서 말씀하신 것은 모든 여성이 아이를 낳고 어머니가 되어야 한다는 말로 비춰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출산도 어디까지나 여성이 할 수 있는 선택의 문제입니다.

 

"흡연은 기호의 문제…여성도 선택권 있다“-장

 

장 : 여성이 아이를 낳는 기계도 아닌데 꼭 여성흡연 문제에 출산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임신을 하는 데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의 역할도 있는데 그렇다면 흡연이 남성에게는 좋을까요?  
신 : 물론 흡연은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죠.
김 : 그래도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는 과정에 있어서는 여성의 영향이 더 크다고 봅니다. 아기가 만들어지는 것은 남성과 여성 모두를 통해서지만 실질적으로 아이를 잉태하고 출산을 하는 것은 여성이지 않습니까. 이는 통계상 여성이 흡연할 경우 남성이 흡연하는 것보다 3배 가까이 아이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장 : 여성의 ‘선택’의 문제를 무시하고 모든 것을 기존의 남녀차별적인 잣대로 보면 안 된다고 봅니다. 비약일지 모르겠지만, 그런 통계조차도 사회에 만연한 남성우월적인 시각을 담고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지금까지 주로 사회를 이끄는 계층이 남성이었고, 전통적으로 학자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 또한 높기 때문이죠. 그런 사회분위기에 편승한 남성의 손으로 위와 같은 조사도 왜곡될 수 있는 문제 아닌가요?
박 :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흡연이 남성의 전유물만은 아닌데도, 자꾸만 여성이 더 자유롭게 무엇을 하려하면 알게 모르게 규제를 하는 듯한 사회적 분위기가 문제라고 봅니다. 물론 여성으로서의 피해의식 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남성과 동등한 인간으로서 기호와 선택권을 가진 여성이 흡연을 하면 안 된다는 말은, 여자니까 커피도 마시지 말라는 말과 다를 것이 뭔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사회의 전통적 인식은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김

 

사회 : 가부장적인 사회구조 내에서는 꼭 건강과 출산문제가 아니더라도 여성흡연은 환영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인식’과 ‘시선’의 문제일텐데요. 이에 대한 여러분들의 의견을 더 들어보고 싶습니다.
김 : 저 같은 경우만 해도 학교를 돌아다니다가 흡연하는 여성들을 보면 한두 번씩 더 쳐다보게 됩니다. 술집같은 곳에서 여성들이 담배를 피우는 것은 종종 봐왔는데 길거리에서 흡연하는 여성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지 않습니까. 좀더 솔직해지자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게 되는 거죠. 어쩔 수 없는 우리 사회의 전통적 인식이 그렇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장 : 그런 어쩔 수 없는 전통적 인식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여성의 흡연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니까 오히려 흡연하는 여성들이 음지로 숨어서 담배를 피워야 하는 상황을 만들어 가는 게 아닐까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봅니다.
박 : 정말 그래요. 그런 부정적 시선들이 여성을 움츠러들게 만드는 것이죠. 하다못해 남성들은 길을 걸으면서도 자유롭게 흡연을 하지만 여성들은 그러지 못하잖아요.
신 : 그런 사회적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교육을 통해서든 제도적 보완을 통해서든 기존의 ‘틀’을 바꿀 수는 있겠지만 사람들의 ‘인식’이라는 것은 쉽게 바뀌지 않을 테니까요. 저는 오히려 흡연하는 여성들이 스스로 당당해짐으로써 그런 인식의 변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우선 어떤 문제든 행위를 하는 주체가 좀더 당당해지면 주변의 시선도 서서히 바뀌어 갈 테니까요.

 

“제도적 보완 필요하지만, 여성들이 문제의식 가져야…”-신

 

장 : 사회 문제에 있어서 ‘의식’과 ‘제도’는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개개인의 인식과 사회적 제도를 모두 보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특히 여성이 자유롭게 흡연할 수 있는 좀더 적극적인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 : 네, 인식이 빨리 바뀔 수 없다면 제도적 보완이라도 우선 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 ‘여학생 흡연실’이라는 명칭이 마음에 안 들긴 하지만, 서울대학교의 경우엔 여성흡연실을 따로 만들어 여학생들이 자유롭게 흡연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신 : ‘인식’과 ‘제도’의 문제는 정말 닭과 달걀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어디에 더 우선순위를 두고 바꿔갈지는 선택하기 참 어렵죠. 그래도 저는 ‘인식’에 좀더 비중을 두는 편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교적인 문화가 하루 이틀 있어 왔던 것도 아닌데, 그런 사회적 인식 속에서 대부분의 여성들이 차별받고 있다는 문제의식조차 갖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이기 때문이죠.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인식’의 변화, 특히 여성스스로의 ‘인식’의 변화가 시급합니다.
김 : 정말 ‘인식’이라는 것은 참 무서운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전통적 사회인식에 젖어있지만, 제도적 보완을 통해서든 교육을 통해서든 기존의 인식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는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사회 : 여성흡연문제는 흡연 그 자체의 문제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친 불평등과 불합리에 대한 문제의식과 비판의식이 필요함을 알려주는 주제였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토론에 참여해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이번 이야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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