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지난 13일 부산대에 민간 투자 방식으로 유치한 대형 쇼핑몰 ‘효원 굿플러스’가 개관했다. 쇼핑몰에는 식당가와 의류점, 서점, 약국, 치과 등이 입점했으며 영화관 롯데시네마가 들어섰다. 사립대학교의 경우 이미 많은 대학들이 캠퍼스 내에 상업 시설이 들어선 상태다. 고려대는 2004년부터 스타벅스를 비롯한 다양한 프랜차이즈 업체를 유치해 왔으며, 이화여대는 최근 교보문고, 편의점 GS25, 꽃 매장 등이 입점한 ECC(Ewha Campus Center)가 완공돼 영화관 씨네큐브, 스타벅스, 피트니스 센터 등도 입점을 앞두고 있다.
이와 같이 캠퍼스 안에 상업 시설 들어서게 된 것은 지난 해 12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대학설립·운영 규정’을 개정하면서 올해부터 대학의 수익 사업을 위해 민간 기업의 입주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캠퍼스 내 상업 시설 유치는 대학의 재정 확충과 기업의 수익 시장 확보 및 학생의 생활 편리 향상 등 모두에게 이로운 윈윈전략이라는 입장과 함께 학문의 상아탑이 돈벌이에 나섰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듣고 있다. 이에 대학논단에서는 학내 상업 시설 유치에 관한 학생들의 의견과 추진 및 운영 방식에 대해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자는 일반 학생을 대상으로 받은 신청자로 구성됐으며 토론은 11월 12일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약 1시간 동안 충북대신문사 기자실에서 진행됐다.
사회자(아래 사회) : 대학 내 상업 시설 유치에 대해 토론자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학문의 상아탑에서 장사가 웬 말”
주광언(아래 주): 이윤 추구를 위해 캠퍼스로 들어오는 기업과 재정 확충을 위해 이를 허가하는 학교 사이에서 학생이 단지 소비의 주체로 전락해 이용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현재 법에서 입주 면적을 10%이하로 제한하고 있지만 허용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캠퍼스에서 상권은 점점 넓어질 것이고 교육의 전당으로써 대학의 본래 목적을 잃게 될 것입니다.
최유리(아래 최): 시대는 변하고 있습니다. 그 변화의 흐름 속에 이미 많은 학교들에서 상업 시설 유치가 이루어진 상태이며 앞으로도 다양한 기업들이 입점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 속에서 남은 대학들이 동참하지 않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습니다.
김민영(아래 김): 대학은 학문을 위한 곳입니다. 상업 시설 유치는 학교가 학생들 앞에서 대놓고 장사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상아탑 이미지를 버리면서 상업화를 용인하는 것이 옳은 선택일까요?
나승영(아래 나): 저는 상업 시설 유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법 개정의 본래 취지가 대학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활로를 마련해 주기 위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대학이 학생들의 등록금과 정부 지원 외에 재정을 확보할 수 있게 되면 등록금 인상 문제도 해결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기업은 소비 시장을 마련하고 학교는 재정 확보를 보장해 학생에게도 이익이 돌아오므로 상업 시설 유치는 윈윈전략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사회: 상업 시설 유치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학교·기업·학생 모두 이익 되는 윈윈전략”
나: 생활 편리에 대한 이점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편의 시설이 가까이 위치하게 되니 학생들이 멀리 나가지 않아도 돼 시간을 절약할 수도 있고, 학교 안에서 문화생활도 가능하게 되겠죠.
주: 그런 시설들이 굳이 대학 안에 있을 필요가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대학의 목적은 공부고 문화생활을 하고 싶다면 얼마든지 밖에서 가능합니다. 대학의 목적과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놓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 반대 입장이지만 장점이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저도 상업 시설 유치에 대해 처음에 든 생각은 학교 안에서 여가 및 문화생활까지 해결할 수 있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결국엔 유치 목적이 학생들을 위한다기보다는 학교의 이익을 위해 학생이 이용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 일단 현재 상업 시설을 유치한 사립대의 경우를 봐도 처음에는 학생들이 반대를 했으나 지금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또한 국립대학교 학생이라면 등록금 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상업 시설 유치로 대학은 재정을 충당할 수 있는 수익을 얻게 됩니다. 따라서 학생들의 입학금과 등록금, 그리고 정부의 지원 외에 재정 확보의 또 다른 길이 열렸으니 등록금 인상 문제도 해결될 것입니다.
최: 저도 나승영 학생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재정이 확보되는 것은 사실이지 않습니까. 수익금으로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나 도서관을 짓는 등 학생 복지 및 교육을 위한 투자를 할 수도 있을 거고요.
“국립대 법인화의 준비…등록금 더 오를 것”
나: 물론 초기에는 단기적으로 돌아오는 이익이 많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업 시설 유치는 법인화 준비 단계의 하나로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법인화가 되면 오히려 더 높아진 등록금으로 학생들에게 부담이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상업 시설 유치가 가능하도록 법이 개정된 것은 정부가 법인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준비를 시키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법인화가 되면 정부는 지원이 없을 테니 학교에서 알아서 재정을 확보할 대책을 세우라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주: 나승영 학생의 말대로 당장에는 등록금 인상이 완화 될 수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법인화가 되면 그것도 오래가지 않겠죠. 결국 상업 시설 유치를 통한 재정 확보는 미봉책이고 근시안적인 대응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 상업 시설 유치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는 무엇이 더 있을까요?
“소음과 교통 체증 발생 등 면학 분위기 해쳐”
김: 학내에 예식장이나 영화관, 대형 마트 등이 유치된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런 시설들에게 주차 공간은 필수적입니다. 추가적인 부지 문제는 물론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외부에서 들어오는 일반인들로 인해 교통 문제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주: 그렇지 않아도 얼마 전 대형 쇼핑몰 ‘효원 굿플러스’를 유치한 부산대 역시 교통 체증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나: 교통 체증 문제가 말한 것처럼 심각하게 발생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런 시설이 학교의 중심에 들어설 리 없을테고 유치된다면 변두리에나 설립되지 않을까요?
주: 대학은 학문을 하기 위한 곳이지 노는 곳이 아닙니다. 충북대 근처에 술집이 없다고 생각해 보세요. 어쩔 수 없이 공부를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바로 옆에 스타벅스가 있고 아웃백이 있다면 안 가던 사람도 한 번 더 가게 될 거란 말입니다. 예를 들어 도서관 자리에 영화관이 생긴다고 가정해 봅시다. 영화를 더 보게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학문의 전당이라는 학교 안에 학생들의 면학 분위기를 해칠 수 있는 상업 시설이 들어온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나: 공부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도서관 자리에 영화관이 있든 없든 공부를 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영화관이 멀리 있어도 영화를 보고 싶으면 가지 않습니까. 솔직히 말해 할 사람은 하고 안할 사람은 안합니다. 개인 의지 문제를 이 사안에 개입시키기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김: 개인 의지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쉽게 말해 다이어트 하는 사람의 코앞에 음식을 갖다대고 ‘그래, 한번 다이어트 해봐’라고 하는 것과 다를 것이 무엇입니까.
나: 상업 시설 유치는 ‘하면 좋다’가 아니라 ‘해야 한다’입니다. 특히 우리학교와 같은 국립대의 경우 재정이 학생들의 입학금과 등록금, 그리고 정부의 지원 외에 또 다른 재정 확보책이 필요합니다.
사회: 현실적으로 필요하다면 문제점들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사업이 추진되고 운영되어야 할 것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할까요?
“투명한 재정 회계가 절실”
최: 작년 한 대학 신문에 실린 대학생을 상대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대학 내 상업 시설 유치에 관해 70%가 넘는 학생이 찬성을 했다고 합니다. 저도 찬성 입장이지만 무조건적인 OK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미칠 영향을 잘 생각해 보고 신중하게 추진해야 합니다.
김: 투명 회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수익금의 용처를 알아야 학교에 대한 신뢰도 높아지고 감시 역할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학생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을 대표하는 총학이 나서서 학생들을 위한 권리와 주장을 적극적으로 학교에 펼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 맞는 말입니다. 학생들이 이 사안에 무관심하고 학교와 기업 간의 문제라고 여긴다면 학교도 학생들을 먼저 생각해 주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사회: 우려의 목소리와 문제점들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대학들이 상업시설을 유치하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앞서 토론자들이 이야기 했던 재정 때문이죠. 최근 국립대에서는 처음으로 부산대가 캠퍼스에 대형 쇼핑몰을 유치했듯이 앞으로 캠퍼스의 상업 시설 진출은 더욱 확산될 것입니다. 따라서 앞서 말한 우려와 문제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운영 안에 대한 고민이 학교와 기업은 물론 학생들 사이에서도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번 사안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과 논란에 대해 학생들이 눈과 귀와 입을 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하면서 이번 토론을 마치겠습니다. 토론에 참여해 주신 토론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김은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