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서적을 사려고 구내 서점에 들른 기자는 서점 직원에게 혼나는 한 학생을 보게 됐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학생이 수강 신청을 변경하게 돼 구내 서점에서 산 책이 필요 없어져 다른 책으로 교환을 요구하러 온 것 같았다. 학생이 이런 사정을 말하자 서점 직원은 인상을 찌푸리고는 책 상태가 좋지 않아 교환이 어렵다며 학생을 몰아붙였다. 교환이 안 되면 값비싼 전공 서적 값을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는 학생이 부탁드린다고 사정을 얘기하자 직원은 그제야 선심 쓰듯 다른 책으로 교환해 줬다. 그리고선 학생에게 “학생, 다음부터는 확실히 들을 수업 교재만 사요. 아무거나 막 사서 교환하지 말고”라며 많은 학생들이 모인 앞에서 면박을 줬다. 이 광경을 보고 있자니 옆에 있던 기자까지 얼굴이 붉어졌다. 성인에게 어린아이 대하듯 무안을 주는 태도에서부터 흠집 없는 책을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교환해 주기를 거부하는 모습까지. 일반 서점에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서비스 정신을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구내 서점의 학기 초 모습은 이뿐만이 아니다. 개강한 지 2주가 다 되어가도 어제 주문했다는 전공 서적은 들어오지 않고 있다. 오늘은 들어올까 하는 마음에 서점에 들락날락하는 학생들만 애가 탈 뿐이다. 환불은 구내 서점에서 꿈꿀 수도 없다. 더는 서점에서 살 책이 없어 쓸모없어진 책의 환불을 요구해도 도서 교환증만 써 준다. 다음 학기에도 구내 서점을 잊지 말고 찾아오라는, 미래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구내 서점의 수법일까?
 학내와 주변 지역인 정문, 중문, 사창동, 개신동을 통틀어도 학생들이 수업에 필요한 서적을 사고자 갈 수 있는 곳은 구내 서점 한 곳뿐이다. 더구나 전공 서적은 외부 서점에서 사기 어려운데다 교수들이 수업 교재를 구내 서점에 알려 주기 때문에 다른 어떤 곳보다 구내 서점에 많은 양의 책이 구비돼 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구내 서점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학교 대표카페엔 구내 서점을 질타하는 글이 수도 없이 올라오고 있다. ‘불친절하다, 환불해 주지 않는다, 제때에 책을 들여놓지 않는다’ 등 학생들의 서점에 대한 불만은 끝이 없다. 경쟁자 하나 없이 학생들을 점령하는 구내 서점, 그 독주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드는 답답하고 대책 없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