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학교 총학생회칙 제1장 제2조에 제시된 학생회의 목적은 이렇다. “학생회는 자율적인 자치활동을 통하여 민주 시민으로서의 자질을 개발하고 전공 분야에서의 창의적인 학문 활동을 영위함으로써 국가 사회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요즘 들어 점점 자율적인 자치활동을 하는 학생회를 찾아보기 어려워지는 게 아닌가 싶다. 어느 이익 단체나 권력 집단과도 관계를 맺지 않고 순수한 열정으로 학생들을 대표하고 이끌어 가는 것이 학생 자치 기구이지만 우리 학교 일부 자치 기구 모습을 보면 그런 모습을 찾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기자가 본격적으로 학교에 취재하러 다니던 지난해부터 보아 온 자치 기구 임원들의 행동은 학생의 관점에서 봤을 때 아쉬운 점이 많았다. 지난 학생 자치 기구 임원들을 학교 본부에서 자주 볼 수 있었는데 틈틈이 본부를 찾아가 학교 직원들과 이런저런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좋게만 보이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많은 자치 기구에 학생들의 관심이 부족해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하면서, 일반 학생들에게 자신들을 알릴 수 있는 시간에 왜 강의실보단 학교 본부에 많이 나타나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이런 자치 기구의 비자치적인 행태는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에 열린 정기총회  중 자치 기구의 사업 계획서 및 예산 계획서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자치 기구 임원들은 학교 본부의 특정 인물을 지칭할 때마다 ‘○○○ 선생님’이라고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사업 예산의 오류를 대의원 상임위원이 지적하자 학교 측의 권유가 있어 예산을 조절해 분배했다고 말했다.
 항상 학생 자치 기구가 학교 측과 등지고 있어야 함을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학교 측과 지나칠 정도의 친밀한 관계는 학생들의 뜻을 학교에 전달하기에도, 또한 학생들이 필요로 하거나 원하는 사업을 추진하는데도 서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학교의 모든 사정을 고려하고 생각한다면 정말 학생들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반영하고 요구할 수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학생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학생 자치 기구는 어느 상황에서도 비굴하지 않고 학생들의 의견을 소신 있게 대변하는 사람들이다. 복지사업을 충실히 잘 이행하는 자치 기구도 좋지만 학생들이 원하는 자치 기구는 학생과 이들 간에 거리감 없이 진정 우리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곳을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