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보다 격하게 다가온 사회적, 문명사적 변화에 적응하느라 개인도, 집단도 고도의 긴장감 속에서 나날을 영위하고 있다. 학교라는 집단과 그 속의 구성원들도 이런 현실을 피할 수가 없어, 그들의 삶 역시 긴장감으로 팽팽하다.
 적당한 긴장감은 언제나 활력이 된다. 하지만 과도한 긴장감의 누적은 위험성을 내포한다. 과도함 속에서 생의 에너지는 과잉 소비되고, 생의 방향은 갈 길을 왜곡하기 쉽고, 생의 여정은 격류처럼 난폭하고 혼란스러워진다. 최근 우리 현실의 변화는 현실 자체의 변화상과 더불어, 수많은 매스미디어의 무책임하고 과장된 보도 및 담론으로 인하여 실제 이상으로 불안을 야기시키고 있다. 그리고 그 속의 과도한 긴장감은 개인적, 사회적 부작용을 심각하게 빚어내고 있다.
 무조건 싸워서 쟁취하면 그것이 성공이라는 것, 생존 이상의 세계는 사치와 같다는 것, 무한 경쟁은 재고할 가치가 없는 현실이자 목표라는 것, 살아남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 삶은 생존과 성공을 위한 도구나 수단과 같다는 것, 이런 생각들이 반성 없이 세상을 전방위로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쟁취도, 생존도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가 기본적이지만 동시에 1차원적인 세계만을 바라보는 조급한 단견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 그야말로 개인과 집단, 그리고 사회 전체가 공통으로 지불해야 할 비용은 결코 작지 않다. 그 지불 청구서는 서서히 다가오지만 그 지불 내용은 심각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삶은 결코 단기 프로젝트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모두가 합의된 듯 이기적 욕망의 쟁취를 제1목표로 섬기는 이 현실에서 투쟁과 쟁취로서의 삶 너머를 기대하며 몇 가지 제안을 한다. 첫째는 바르고 숭고한 뜻을 세우자는 것이다.   둘째는 정공법으로 실력을 기르자는 것이다. 셋째는 그 실력을 선용(善用)하는 마음으로 사용하자는 것이다. 그럴 때 우리의 삶은 평정을 찾을 것이고, 우리의 길은 바른 방향을 향할 것이며, 우리의 마음엔 평상심이 깃들 것이고, 우리는 조금 늦을지 모르지만 참다운 성취감과 행복감 속에서 길게 성장할 것이다.
 잘 자란 나무들이 신록 속에서 그 위용을 한껏 자랑하는 5월이다. 우리 모두의 삶이 이런 5월의 끼끗한 나무들처럼 곧고도 실하게, 그러면서 멋지고 아름답게 피어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