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의 대표적인 일간지가 “2009년 아시아 대학 평가”라는 기사를 통해 국내외 대학 순위를 발표하여 잔잔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 이유는 지방 몇몇 거점 국립대학이 서울 중·상위권 대학을 앞질러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이고 이 순위가 수험생들이 지망 대학을 결정할 때 성경처럼 활용하는 대입 학원의 수능배치표상의 순위와 상반되었기 때문이다. 
기존의 선입관을 뛰어넘는 결과를 낸 이 언론사의 대학 평가는 입학 성적이 아닌 대학이 내놓은 교수 연구 성과, 졸업생 평판도 등 ‘대학이 4년 이상, 교육시켜 배출한 인재가 만족할 수준인가’, ‘사회에 기여하는 연구업적은 얼마나 내놓았는가’를 따져 대학의 퍼포먼스를 평가했다.
2020년 고교 졸업자로 구성되는 대입 자원의 급격한 감소에 따라 대학 정원 대비 신입생 20만 명 부족 사태가 예견되는 현실에서 이러한 대학 평가는 상당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대학 수험생들에게 서울이라는 지역적 프리미엄과 수능 배치표 숭배를 뛰어넘는 새로운 대학의 선택 지표로서 이 대학의 순위가 사용되어 진다면 그 의미가 자못 크다.
수능 배치표에 의존해 대학을 선택할 경우, 입학 후 4년 동안 배우고 익히는 내용과 졸업 후 취업이나 직업 현장에서 받게 되는 평가가 애초의 기대나 예상과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수행하는 대학의 입시 업무중에 일선 고교의 선생님과 수험생, 학부모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있다. 이때 이들 이해관계자 및 수요자들이 대학에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것은 단순하다. 신입생에게 대학이 제시하는 비전이 실천적이고 구체적이며 이들 대학에서 제공하는 교육 서비스가 졸업 후 이들 신입생의 미래를 보장하는 것인가이다. 조금 더 직접적인 표현을 빌리자면 그 대학을 졸업하면 취업이 얼마나 되고 그에 필요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수험생이 대학을 선택하는 기준이 서울이라는 지역적 프리미엄이나 국내의 명성보다는 교육 실적이나 연구 실적으로 대변되는 그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으로 평가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우수 신입생의 유치가 대학 생존 및 경쟁력의 관건으로 인식되는 작금의 대학 현실에서 경쟁력 있는 입시란 홍보의 활성화나 관련 제도의 개선, 소요 예산 및 인력의 확보만이 아닌 좋은 평판을 얻는 우수 인재를 배출하는 합리적이고 실천적인 교육 서비스 제공과 사회에 기여하는 연구 업적을 축적하는데 있다는 것을 우리는 정확히 인식하여야 할 것 같다.
현재의 대학 정원이 유지된다는 전제하에 10년 내에 신입생 정원 2천여 명의 대학이 100여개쯤 구조 조정되어야 하는 현실에서 대학의 입시 경쟁력은 대학 생존의 원천이고 근간이며 입시 경쟁력은 대학 경쟁력과 직결된다. 
조그마한 바람이 있다. 앞으로 이 언론사가 발표하는 아시아 대학 순위의 상위 그룹에서 내 직장인 충북대학교의 이름도 확인하는 것, 이것은 너무 큰 욕심일까!  

 임달호

국제경영학과 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