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발단은 택배 운송 수수료 ‘30원’ 때문이었다. 대한통운 택배 회사와 계약을 맺고 있던 택배 노동자 76명은 상자 1개당 920원 하는 운송 수수료를 950원으로 인상해 달라고 회사에 요구했다. 하지만 대한통운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오히려 택배 노동자 76명 전원을 계약 해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이 과정에서 화물연대 광주지부 1지회장으로 있던 박종태 열사는 대한통운 택배 회사의 해고 조치 및 노조 탄압에 맞서 파업 투쟁을 진행해 오다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됐다.

 다른 이야기부터 하자면 2008년도에 조사한 전년 대비 물가 상승률은 4.7%에 달했다. 이에 비해 임금 상승률은 2%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실질 임금 상승률로 따지자면 오히려 임금 상승률은 2.7%나 떨어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통운은 운송 수수료 단 ‘30원’을 올려 달라는 그들의 처절한 요구를 무참히 짓밟았고 박종태 열사가 목숨을 끊는 사태까지 오게 된 것이다.

 이번 사태는 좀 더 넓은 시각에서 봤을 때 택배 노동자뿐만 아니라 특수고용직 노동자, 그리고 더 넓게는 노동자들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택배 운전사, 화물차, 보험 판매원, 학습지 교사 등을 아울러 특수고용직 노동자라고 이르는데 이들은 현행법상 노동자가 아닌 개인 사업자의 형태를 띠고 있어 근로기준법이 보장하는 노동 삼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보장받지 못한다. 따라서 노동조합 등을 만들 수 있는 권리를 가지지 못하며 4대 보험의 혜택도 받을 수 없다.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직업들을 보며 내 이야기가 아니라며 방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 교수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떠오른다. “5명 중 1명이 취업하는 시대에서 특수고용직 노동자 문제는 '잘하면'이 아닌 '필연적'으로 다가올 너희, 대학생의 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