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네팔 출신 이주노동자이며, 다국적 밴드를 이끄는 문화운동가 ‘미누’가 인천공항을 통해 강제 추방을 당했다. 미누는 1992년 우리나라에 입국하여 공장 등을 전전하며 이주노동자로 살다가, 다국적 밴드를 결성하여 전국순회공연을 나서면서 이주민과 한국인의 소통을 위해서 노력하여 왔다. 또한 그는 다문화교육 강사로 활동하며 학교와 시민단체 등에 강연을 하기도 하였다. 또한 99년 KBS ‘외국인 예능경연대회’ 대상을 받으며 노래활동을 벌여 문화부 장관 감사패를 받기도 하였다.
하지만 올해 정부는 반전·촛불집회 등에 참석한 그를 표적 단속하였고, 이에 이주노동자 관련 단체들이 강제퇴거명령취소소송과 가처분신청을 하였지만 이도 묵살되고 말았다. 미누에게는 재판을 받을 권리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법무부는 “체류질서 확립과 부당한 선례방지 차원에서 퇴거를 집행했다”고 주장하였다. 정부는 다문화포용 정책을 운운하면서 미누에게는 이중적 잣대를 적용한 것이다. 
지난 28일에 법원은 ‘용산 참사’ 농성자 9명 중 7명에게 징역 5~6년의 중형을 선고하였고, 그들 중 농성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2명에게는 각각 징역 2년과 3년을 선고하였다. 이날 재판부는 ‘용산 참사’의 화재 원인을 ‘철거민들이 투척한 화염병으로 화재가 발생했다’고 판결했으며, 농성자들의 행위는 국가 법질서의 근본을 유린하는 행위라고 하였다. 반면 경찰의 진압행위는 위법이 없으며 정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용산 철거민들이 왜 망루에 올랐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은 듯하다. 건설자본에 의해 그들은 삶의 터전을 잃었다. 국가는 삶의 터전을 잃은 국민에게 공권력으로 목을 조였고, 이날 재판을 통해 국가는 소수의 국민에게 화염병을 던지고야 말았다.
마지막으로 지난 29일 헌법재판소는 지난 7월에 국회에서 있었던 미디어법 개정안에 대해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의원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신문법 가결 선포를 무효로 해달라는 야당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따라서 사실상 개정법은 유효인 셈이 되었다. 이에 대한 공방은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새로운 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그 법이 유효하다는 판정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정의를 구현하고, 소수를 보호하고, 올바른 민주주의의 지평을 열어야 할 정부는 점점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전진이 아닌 후퇴이다. 10월 마지막 주에 있었던 위의 세 가지 사건을 돌이켜 보더라도, 대한민국 정부는 국민의 신뢰를 잃어만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민심을 잃은 정부는 정부로서의 자격을 잃게 될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정부가 제정신을 차리고 국민을 따뜻하게 감싸 안을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