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신문방송사 충북대신문 The Chungbuk Times 교육방송국
전체기사종합취업대학사회광장사람특집문화동영상뉴스포토&만평학술현상공모전문학
최종편집 : 2026.09.07 월 19:58
광장
광장 섹션
확대축소프린트
 조아라
<방향전환>무소유(無所有)를 되새기며
제 809 호    발행일 : 2009.11.02 
 

 피천득의 ‘은전 한 닢’을 보면 거지가 여러 전장(錢莊:돈을 바꾸는 집)을 돌아다니면 은전이 맞는지 물어 보고 다닌다. 이 은전은 여섯 달에 걸쳐 푼푼히 모은 돈으로 얻은 것이다. 거지는 왜 은전 한 닢을 갖길 원한 것일까?

 거지는 “이 돈 한 개가 갖고 싶었습니다”고 답한다. 이 말은 두 가지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첫째, 물질에 대한 맹목적 소유욕이라 할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물질에 집착하는 것은 당연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한번 생각해 볼 문제는 요즘 젊은 사람들의 휘발성 만남, 즉 한순간에 스쳐 지나가게 되는 수많은 대인관계에 관한 것이다. 정신적 내면보다는 물질에 의한 화려한 외향을 중요시하고 자신의 권위나 경제적 부를 과시하는 것으로 외향을 치장한다는 것이다. 둘째 욕망에 대한 연민이다. 욕망은 가진 자를 불쌍히 여기는 미묘한 감정이라는 연민으로 드러난다. 거지는 은전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기다리면서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불안감과 초조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것은 현대인의 소유한 물질에 대한 애착을 잘 묘사한다. 개인의 재산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수많은 감시 카메라가 설치된다. 우리를 지키기 위한 것인가? 우리를 감시하기 위한 것인가? 역설적으로 들릴 지 모르지만 사회가 사생활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우리는 자유를 잃고 있다.

 거지는 전장(錢莊)을 돌아다니며 때로는 허름한 행색에 비해 큰 돈을 가지고 있어 ‘이 돈을 어디서 훔쳤어?’라는 말을 듣게 된다. 이 말의 숨은 뜻은 소외계층을 무시하는 세상의 야박한 인심이라 할 수 있다. 얼마 전, 지방 공무원이 소외계층에게 갈 복지 자금 10억 원을 횡령한 사건이 있었다. 복지 지원금이 나오지 않아도 관서에 항의 하지 못하는 소외계층의 여린 마음과 소외계층에 관심을 갖지 않는 행정 기관의 무관심을 교묘히 이용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다른 누군가에게 빌리지 아니 한 것이 없다’라는 말이 있다. 자신이 가진 것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는 말이다. 자신의 소유물에 의해 정작 주인인 자신이 얽매이는 주객전도의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가끔은 무소유의 정신을 생각해 보는 것이 좋겠다. 피천득의 ‘은전 한 닢’을 통해 현대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의 폭을 넓혀 보았으면 한다.


목록보기
최근기사
D등급에서 9월 투표까지, 충북대·교통대 통...
학생들의 선의 노린 포교 수법, 개인정보 제...
<양심의 빈자리> 학내 공용공간, 잘 사용하...
고물가 시대, 학교 주변에서 찾은 가성비 밥...
원청교섭 나선 정부기관, 노란봉투법 현실은....
광장 More
<기자 보다> 빛이 나의 안에 있다면 그림자는 생기지 않...
<데스크칼럼> 절차 무시한 선거가 남긴 신뢰의 공백
<충슐랭가이드> 독서의 계절에 만나는 책과 카페 ‘인문아...
<기자보다> 여름이라는 유예기간, 우리는 어떻게 존재해야...
<데스크칼럼> 서툴고 투박한 내 언어의 가치
<츙슐랭가이드> 익숙한 골목에서 만난 뜻밖의 여정, ‘운...
<기자 하다> 어둠을 뚫고 한라산에서 맞이한 새해, 한계...
<데스크칼럼> 학점이 배움을 삼키다
<충슐랭가이드> 쉼표가 있는 삶, ‘초정치유마을’
<기고문> 개신단(開新壇)과 과유불급(過猶不及)
전체기사 종합
취업
대학
사회
광장
사람
특집
문화
동영상뉴스
포토&만평
학술
현상공모전
문학
동영상뉴스
수습기자모집
PDF자료실
지난호보기
신문사 소개 기사제보 독자참여 개인정보 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

28644 충북 청주시 서원구 충대로1, 충북대학교 신문방송사(발행인 : 직무대리 유재수 | 주간 : 이장원 | 부주간 : 신꽃비)

행정실 : 043-261-2934    충북대신문 : 043-261-2936    The Chungbuk Times : 043-261-2935    교육방송국 : 043-261-2953

Copyright ⓒ 2008 충북대학교 신문방송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