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총장이 업무를 시작하였다. 개인적으로는 더할 수 없는 영광일 것이다. 그러나 한국 대학과 지방 대학, 그리고 우리 학교를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은 새 총장의 머리를 무겁게 한다. 한국 대학 교육과 지방 대학의 문제를 동시에 고려하지 않고 우리 학교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그리 많지 않다.
한국 대학에 여러 문제가 있지만, 한국의 사회 경제적 현실에 비해 대학생 수가 너무 많다. 한국의 대학 진학률은 85%에 가깝다. 독일은 40% 정도이다. 한국이 독일보다 두 배 이상의 고학력 노동을 필요로 하는 사회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현실은 누구나 대학을 간다. 대학을 가지 않으면, 신분적 차이를 느낄 정도이다. 경쟁자가 많으니 학생들은 오로지 취업만을 생각하고, 학교를 학원처럼 다닌다.
우리 대학은 ‘지방 대학’이다. 우리가 아무리 ‘거점 국립대학’이라고 자위해 본들 남들은 지방에 있는 한 대학이라고 생각할 뿐 그리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 지방 대학이 돈, 권력, 인재 등 모든 것을 흡수해버리는 서울 소재 대학에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다.
충북대학교 내부의 문제는 없는가? 학생 교육을 예로 들겠다. 우리 학교는 언제부터 15주 수업을 하고, 주중에 엠티가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자기 과의 교외 수업을 다른 학과에도 출석으로 인정해 달라는 공문을 아무렇지도 않게 발송한다. 소위 명문 대학은 이러지 않는다.
새 총장은 우리 학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한국 대학과 지방 대학의 문제를 동시에 고려하기 바란다. 그래야 문제가 제대로 풀린다. 예컨대, 우리 학교 학생의 취업 문제를 해결하려 할 경우에도 한국 대학생 수의 과다 문제와 수도권 대학과의 비교 열위의 원인을 같이 고려해야 가능하다. 우리 학교만의 노력은 한계가 있다. 한국 교육과 지방 대학의 문제에 대해 사회적 발언도 필요하다.
그러나 시작은 우리 학교부터 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학교가 학생들에게 ‘큰 배움’을 제공하도록 교육 내용과 방식을 깊이 고민해야 한다. 영어 강의가 강의의 질을 동반하고 있는지, 무조건 다른 학교를 추종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성찰해야 한다. 이를 위해 그동안 중단됐던 학장 회의를 정기적으로 열어서 학기당 수업 일수 문제를 비롯한 학내외 문제를 심도있게 토론하기 바란다. 참모들만으로 난제를 풀기보다는 학장들과의 토론으로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보다 나은 방법이다. 
총장 임기 4년은 그렇게 짧은 기간이 아니다. 임기 4년 동안 새 총장이 한국 대학과 지방 대학, 그리고 충북대학교의 문제를 더불어 해결하는 실마리를 풀기를 진정으로 기대한다. 4년 후에 학내외 구성원 모두가 칭송하는 총장이 되기를 충심으로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