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남순

법학전문 대학원 법학과 교수
 
 
 
 얼마 전 일요일 예배시간에 재미있고 의미 있게 들었던 한 가지 예화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어떤 학교에서 한 선생님이 유리병 한 개를 가져와 교탁 위에 올려놓았다. 아이들이 재미있는 눈빛으로 바라보자, 선생님은 탁자 아래서 주먹만 한 돌들을 꺼내 병에 집어넣기 시작했다. 유리병 위까지 돌을 넣은 다음 선생님이 "병이 가득 찼나요?"라고 물었다. 어린이들은 일제히 "예!"라고 대답했다. “정말 그럴까요?” 선생님은 탁자 아래서 잔자갈을 꺼내 유리병을 흔들면서 자갈을 넣기 시작했다. 자갈은 큰 돌 사이로 들어갔다. "자, 이젠 가득 찼지요?" 선생님의 물음에 아이들은 다시 "예!"라고 대답했다. 이번에는 선생님이 잠자코 모래주머니를 가져와 유리병에 붓자 모래가 자갈사이를 미끄러져 들어갔다. 유리병 가득 모래를 부어 넣은 선생님은 "정말로 가득 찬 것 같네요, 그렇죠?"라고 말했고 이번에도 아이들은 "예!"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선생님은 물주전자를 가져와 유리병에 물을 붓기 시작했다.
 
물은 유리병 속으로 졸졸 잘도 들어갔다. 선생님은 더 이상 유리병이 가득 찼는지 묻지 않았다. 대신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물었다. "먼저 모래로 유리병을 채운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그러면 자갈이나 큰 돌은 넣을 수 없었겠죠?"
 이 이야기로부터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인생에 있어, 적게는 대학생활에 있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과 자원은 유리병처럼 한정돼 있다. 반면 우리가 하고 싶은 것, 내키지 않아도 해야 하는 것은 많다. 모든 것을 다 하기에는 유리병이 제한되어 있고, 한 가지만 유리병에 담을 수도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유리병에 넣어야 할 항목과, 그 항목을 유리병에 넣는 순서를 정해야 한다. 그 순서는 자기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 즉 가장 큰 돌부터 담아야 할 것이다.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고 닥치는 대로 소화하려면 항상 시간에 쫒기고, 원하는 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가장 중요한 큰 돌을 담지 못할 수도 있다. 중요하지 않은 일에 에너지를 소모하다보면 정작 중요한 일을 위해서 쓸 에너지가 남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되는 일들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그리고 우선순위를 정한 뒤에도 실행하기 전 다시 한 번 그 일의 중요성을 확인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일이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가?’ 자신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결정이 그날의 기분이나 상태에 따라 달라져 합리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더 많은 애착과 관심, 노력을 기울이다 보면 삶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들로 가득 차게 되고,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삶은 각자가 원하던 방향으로 완성되어 가고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성공적인 대학생활, 성공적인 삶을 위해 우선순위를 정하라. 그리고 실행 전 다시 한 번 생각하라. 여전히 중요하다면 실행하길 바란다.